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다는 그곳 독도의 날 맞이 울릉도·독도 방문 가이드

글, 잘쓸레옹 유현

다가오는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입니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통해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에요. 최근에는 법정기념일 추진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니, 언젠가는 공휴일이 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혹시 아셨나요? 독도는 ‘3대가 덕을 쌓아야 입도할 수 있는 곳’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는 걸요. 울릉도에서 배로 1시간 30분을 달려가도, 파도 때문에 배를 섬에 대지 못하면 그냥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돌아와야 하거든요. 심지어 그 경우 환불도 안 된답니다.

독도 방문 현장 ⓒ유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독도 가는 상상을 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정작 ‘독도는 우리 땅’ 노래는 어릴 때부터 불렀지만, 정작 어떻게 가는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오늘은 독도에 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도착하면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 전부 알려드릴게요. 저는 운 좋게 입도에 성공했거든요! 생생한 독도 방문기가 궁금하시다면, 끝까지 시선을 집중해 주세요!


🎣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안용복을 아시나요?
최근 한국사에 관심이 생겨 올해 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했는데요. 강의를 들으며 제 기억에 가장 깊이 남은 분이 바로 안용복이에요. 안용복은 조선 숙종 시기의 어부였어요. 당시 일본에서 계속 불법으로 어로 활동을 하자, 이를 참지 않고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항의했습니다.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이니 넘어오지 말라고요.


그는 평민 혹은 노비 출신으로 추정되는데 생활 속에서 띄엄띄엄 익힌 일본어로 스스로를 ‘울릉우산양도감세장’이라 칭하고, 조선팔도지도라는 증빙자료까지 지참해서 뱃길로 일본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일본은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인정했고, 조선은 관리를 강화했어요.


그런데 이 감동적인 애국 서사에는 약간의 반전이 있어요. 당시 그는 공무원 사칭죄와 불법 입출국으로 귀양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양반이 아니었으니 귀양살이가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애썼는데 인정은커녕 벌을 받았다니 제가 다 속상하더라고요.

그래도 무한도전 위대한유산 편 ‘독도리’ 노래에 “안용복이라 했네, 노비로 태어나 장군으로 죽은 이의 이름이”라는 가사로 남았고, 울릉도에는 안용복기념관과 독도안용복길이 있어요. 후대에서나마 업적을 알고 기리니 안용복 님도 뿌듯하시겠죠?


🚢 독도에 가려면 최소 2박 3일을 잡는 것은 기본!
독도에 가려면 먼저 울릉도에 가야 해요. 그래서 전체 일정은 최소한 2박 3일은 잡으셔야 해요.

울릉도 사진 ⓒ유현


참고로, 대형 크루즈가 파도 영향을 덜 받아 멀미는 덜하지만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이에요. 멀미약은 출항 30분~1시간 전 복용을 추천해요. 먹는 약보다 붙이는 약이 더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혹시 멀미안경을 아시나요? 친구가 차량회사에서 만든 멀미안경을 가져와 써봤는데 신기하더라고요. 멀미약은 여객터미널과 매점에서 모두 판매하고 있었어요.

독도와 울릉도 방문 필수템 멀미약과 멀미안경 ⓒ유현

배 운행 정보와 날짜, 날씨를 꼭 확인하고 예약하세요. 워낙 해상 날씨가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기상 상태에 따라 운행이 중단되기도 해요. 특히 울릉-독도행 여객선은 보통 3월 15일~11월 15일 전후로만 운항돼요.


📍 울릉도 가는 법

  • 필수 준비물: 신분증, 멀미약
  • 출발지: 포항, 묵호, 후포, 강릉에서 배로 3~4시간 → 저동항 또는 도동항 하차
  • 시간표 확인: 한국해운조합 홈페이지


참고로, 패키지여행도 괜찮은 선택이에요. 울릉도는 대중교통이 불편한 데다 길이 비좁아요. 운전에 자신 없다면 패키지여행을 추천합니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새벽에 나서야 아침에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니, 울릉도에 닿을 때까지 계속 잠들게 되더라고요.


📍 독도 가는 법

  • 필수 준비물: 신분증, 멀미약, 그리고 태극기
  • 소요 시간: 울릉도(저동·사동·도동)에서 약 1시간 30분
  • 여객선 안내: 울릉군 홈페이지
  • 독도 명예주민증 신청: 인투독도


지도로 보면 울릉도와 독도가 꽤 가까워 보이는데, 87km 떨어진 만큼 배로 1시간 30분이 걸려요.


문제는 배가 꽤 작아서 끊임없이 흔들린다는 거예요. 처음엔 놀이기구 타는 느낌이었는데, 이게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지니까 평소 멀미를 안 하는 저도 속이 울렁이더라고요.  호기롭게 멀미약을 먹지 않았다가 내내 고통받았답니다. 게다가 배 안 여러 사람의 다양한 멀미 소리를 서라운드로 듣게 되는데… 자세한 묘사는 하지 않을게요. 이어폰을 가져가지 않은 걸 후회했어요.

접안 성공 현장 ⓒ유현


섬에 배를 대는 걸 ‘접안’이라고 하는데요. 파도 때문에 접안이 쉽지 않아서 3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온 거예요. 접안에 실패하면 독도 부근에 배를 띄우고 바라보기만 합니다. (선회관광 시 환불 불가)


제가 간 날은 날씨도 흐리고 접안도 닿을 듯 말 듯 계속 밀당이라, 이 고생을 하고 입도를 못 하면 어쩌나 걱정됐는데요. 밀당 끝에 접안에 성공하자 배 안의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답니다.


그거 아세요? 독도는 섬 자체로 천연기념물 제336호예요. 내가 그 독도에 서 있다니, 정말 믿기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가이드님 말씀으로는 그 주에 처음으로 접안에 성공한 날이었대요. 정말 이래서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나 봅니다.


독도는 하나가 아니라 동도와 서도 두 개로 이뤄졌어요. 둘 중 한 곳만 갈 수 있는데 저는 동도에 갔습니다. 탑승객 모두가 쏟아져 나와 동도를 10~15분 정도 둘러볼 수 있었어요.

태극기를 든 사람들과 네이버 지도 ⓒ유현

정말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있어요. 저는 독도이사부길 간판도 보고, 네이버 지도에서 현 위치도 찍어봤습니다. 혹시, 갈 시간은 없지만 독도가 너무 궁금하다면 독도 실시간 라이브 방송도 있으니 구경해보세요!

들과 네이버 지도 ⓒ유현


또, 독도에 다녀온 뒤에는 승선권으로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명예주민증을 받을 수 있어요. 최근에는 디자인도 새롭게 바뀌었답니다.


운 좋게 독도를 한 번에 방문했지만, 가는 배가 워낙 힘들어서 ‘내 인생에 다시 울릉도, 독도는 못 가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벌써 다 잊혀서 또 가고 싶어졌어요. 확실히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독도에 다녀온 이후로 세계지도에 East Sea가 제대로 안 쓰여 있으면 울분이 더 터진다는 거예요.


독도의 날을 맞아 울릉도·독도 여행 어떠신가요? 저도 주변에 물어보니, 은근히 이곳을 버킷리스트로 품은 친구들이 꽤 많았어요. 독도 방문을 꿈꾸고 있는 친구들에게 오늘 잘쓸레터를 공유하며 “혹시 독도 갈래?”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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