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이
“나에 대한 투자가 최고의 투자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는 외부 변수가 수익률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커리어에 대한 투자는 마이너스 없는 수익을 가져다줘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레슨런이 되니까요.
여러분의 내년이 올해보다 빛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은 독자분들이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개인기업가’로 살아가고 있는 소피 님을 소개할게요. 언젠가 독립해서 일하고 싶은 분들께 유용한 정보가 될 거예요.
오늘의 프로일잘러, 소피 님
조이: 무슨 일 하세요?
소피: 크게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미디어 스타트업 세일즈 디렉터와 디자인 교육 서비스인 ‘디자인 나침반’의 CSO로 일하고 있어요.
미디어 스타트업 세일즈 디렉터로서는 광고주 탐색 및 매출 전략을 세우고, 광고주에게 광고 상품을 세일즈하고, 광고주의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제시해요.
디자인 교육 서비스의 CSO로서는 비즈니스 방향성을 고민하고, 함께 실행하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지금까지 어떤 커리어를 거쳐왔나요?”
조이: 어떤 커리어를 거쳐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나요?
소피: 크게 세 곳의 회사를 거쳤어요. 스타트업을 첫 회사로 선택했는데, 사업에 관심이 많아서 IT 스타트업 사업개발팀에서 일하다, 회사의 제안으로 채용팀에 합류했어요. 언젠가 창업하려면 채용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첫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제가 작은 브랜드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코워킹, 코리빙 공간을 운영하며 작은 브랜드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부동산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습니다.
이곳에서 부동산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을 쌓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막상 경험해 보니 제가 부동산에 그다지 관심이 없더라고요.
다음 회사는 NFT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었어요. 이때부터 독립사업자로서의 삶을 준비하고 있어서, 일주일 중 절반만 일하는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회사 대표님을 도와 IR 자료를 만들고, 사업 전략도 짜면서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데 기여도 했지만, 너무 최신 기술과 관련된 분야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프리랜서로 다양한 일을 접하며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테스트하는 시간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어요.
“만족스러운 일의 기준은 크게 다섯 가지예요”
조이: 일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때, 승낙 여부를 결정하는 소피 님 만의 기준이 있나요?
소피: 크게 다섯 가지 기준으로 생각을 정리해요.
- 재미: 내가 좋아하는 주제나 관련 분야의 일이어야 몸과 마음이 움직여요.
- 기여: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가 명확해야 윈윈할 수 있어요.
- 자유: 일하는 방식이나 시간, 공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이건 경력이 쌓일수록 더 커지더라고요.
- 경험: 커리어 성장, 그러니까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나중에 할 일’에 도움이 되어야 해요.
- 보상: 가장 마지막에 고려하는 요소지만, 일정 수준 이하라면 일을 지속하기 어려워요.
지금 하는 일은 자유, 재미, 기여, 보상 측면에서 만족스러워요. 일하는 시간과 공간을 내가 결정하면서(자유), 내가 잘하고 기여할 수 있는 업무를 집중적으로 수행하며(재미, 기여), 내가 만들어 낸 결과에 따라 더 큰 보상을 얻는 구조예요(보상).
“첫 커리어부터 위험을 감수했어요”
조이: 지금의 일을 하게 되기까지, 리스크를 감수하고 어떤 결정을 내린 적이 있나요?
소피: 첫 커리어를 선택할 때부터 리스크를 감수했어요.
첫 회사가 스타트업이다 보니 대학 동기들에 비해 연봉이 아주 작았어요.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1년만 해보고 잘 안되면 다른 선택을 하자’라고 생각했었죠.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연봉도 가파르게 올라서 걱정은 금세 사라졌어요.
게다가 똑똑한 동료들과 함께하며 일에 대한 태도와 일을 다루는 능력을 배울 수 있어서, 스타트업을 첫 커리어로 선택한 게 지금까지의 선택 중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일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프리랜서로서 첫 번째 업무를 선택할 때도 돈보다는 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에 의미를 두고 진행했어요. 이 과정을 거쳐 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하게 될 수 있었고, 수입도 더 커졌습니다.
지금 하는 일은 일정 금액을 받고 대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업 수익을 쉐어하는 방식이에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익의 규모도 커져서 여태까지 한 일 중 만족도가 가장 높습니다.
만족도가 높은 만큼 더 큰 성과를 내보고 싶어요. 미디어 회사 세일즈 디렉터로서 영업 실적뿐만 아니라 조직의 효율화에도 기여해 조직 전반의 성과를 높이려고 해요.
내년에는 여러 국가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리모트로 일해볼 계획이에요. 이 목표를 위해 두 업무 모두 출근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리모트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저와 비슷한 사람들과 작업실을 만들었어요”
조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해요.
소피: 외부 미팅 외에는 일하는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정해서 일해요.
나만의 업무 루틴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작업실을 이용하고 있어요. 합정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 ‘그린브릭’입니다.
오전 9시 30분까지 작업실로 이동합니다.
오전 9시 30분에서 12시 사이에 ‘오전 집중 업무’를 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 1시 30분~3시 사이 ‘오후 집중 업무’ 시간을 가져요.
오후 3시~6시는 ‘오후 덜 집중 업무’ 시간입니다. 미팅이 생기면 무조건 오후 3시 이후로 잡고요, 미팅이 없으면 덜 집중해도 되는 작업(영상 제작 등)을 하고 있어요.
저와 같은 개인기업가들이 모여 자유롭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작업실이랍니다.
오후 5시 30분에 작업실에서 나와 6시 30분에 집에 도착한 뒤, 저녁을 먹고 산책하고, 요가를 하고, 집안일을 하다가 자정 즈음에 잠들어요.
주말에도 일을 할 때가 있지만, 주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경험, 하고 싶었던 공부를 위해 시간을 보내요.
“일을 매우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조이: ‘일하는 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소피: 일과 삶을 엄격하게 분리하려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일 그 자체가 저에게 놀이이기도 해요. 삶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 일을 매우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에 끌려다니지 말자: 일이 재밌긴 하지만, 그렇다고 일만 할 수는 없겠죠. 영화, 만화, 책, 여행, 요리, 음식 등 누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재밌는 일만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쌓자: 아직은 실력이 부족해서 ‘덜 재밌는 일’도 해야 하는 단계예요. 빨리 실력을 키워서 ‘내가 이걸 하려고 태어났구나’ 싶은 일들만 하고 사는 단계로 올라서고 싶어요.
실력에 맞는 충분한 보상을 누리며 살자: 지금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실력을 키운 만큼 충분한 수입을 얻으며 삶을 풍요롭게 누리고 싶어요.
조이의 코멘트 💬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개인기업은 675만 9,330개로 2020년에 비해 34만 7,808개(5.4%) 증가했어요.
경기가 나빠져 고용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개인기업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한 축으로 작용합니다. 소피 님 같은 사람이 후자에 해당하는데요, 자유도와 소득 모두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개인기업을 선택한 사람들이죠.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핑크는 책 <프리에이전트의 시대>에서 이러한 사회상을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20년 전에 출간된 책인데도 지금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어 저자의 상상력과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에 놀라게 돼요.
앞으로의 일터는 ‘아주 크고 효과적이거나’, ‘아주 작고 효율적이거나’로 양극화될 것 같아요. 개인은 큰 조직에서 안정감을 누리거나, 작은 조직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향 중에서 더 적합한 선택을 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어요.
이러한 세상의 변화를 잘 살펴 나의 재능과 노력이 더 효과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