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기업 헝다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죠. 헝다가 파산하면 헝다에 돈을 투자한 글로벌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헝다에 꾸준히 돈을 투자해 왔다는 소식이 보도돼 많은 분들을 놀라게 했어요.
국민연금은 지난 5년간 총 410억 원을 헝다에 투자해 현재 평가손실이 42억 원이라고 해요. 여기서 평가손실은 아직 확정된 손실이 아닙니다. 아직 보유한 주식 또는 채권을 팔지 않았으니까요. 국민연금 평가손실이 42억 원이라는 것도 현재 시점에서 투자 원금보다 평가금액이 42억 원으로 떨어졌다는 뜻이에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국민연금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소득의 9%씩 납부했다가(사업주 4.5%, 근로자 4.5% 부담) 은퇴 후 일정 금액을 수령하는 공적연금입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국내와 해외 주식, 채권, 시설물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낸 수익으로 연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어요.
그래서 국민연금이 투자 손실을 봤다고 하면 심장이 덜컹 내려앉을 수 있는데요.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국내주식에서만 약 6조 원의 수익을 보았어요. 그중에는 빅히트(현재 하이브)에 초기 투자해서 얻은 2,500억 원의 수익도 포함돼 있습니다. 테슬라에 초기 투자해서 낸 8,300%의 예상 수익도 있어요.
국민연금은 목표한 수익률만큼 안정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검토합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서는 현재 국민연금 기금이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성과를 얼마나 내고 있는지 이곳에 공시해두죠. 물론, 내가 낸 국민연금으로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입장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②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지
이 두 가지예요. 특히 ①의 관점에서 ‘국민연금 책임투자’ 이슈는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이 ESG를 투자 기준으로 삼겠다고 한다면 국내 기업들이 탄소절감기술이나 투명한 경영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겠죠. 지난 5월, 국민연금이 석탄 발전에 신규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크게 보도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총 900조 원이나 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기금을 굴리는 연기금인 만큼 ‘어떤 철학과 어떤 사업 방향을 가진 회사에 투자하는지’가 국가의 경제정책이나 경제구조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따라 자산을 배분해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어요. 국민연금이 매년 투자 기준으로 삼는(벤치마크) 시장이나 종목이 뭔지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국내와 해외 증시의 흐름이 보인다고 해요.
✔️ 올해는 국민연금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벤치마크에 각각 50개 종목을 추가할 예정이어서 과연 어떤 회사가 담길지 증권가에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하네요. 지난 2분기에는 국민연금이 장바구니에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담았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