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이 높은 고려아연의 경영을 맡아온 최씨 일가는 현대차·LG화학 등과 ‘배터리 동맹’을 맺고 ㈜영풍에 들어가는 자금을 끊었고, 지주회사인 ㈜영풍을 통해 영풍그룹에 대한 포괄적 지배력을 행사해 온 장씨 일가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중간지주회사,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노려요. 이번 경영권 분쟁은 한화그룹과 한국앤컴퍼니 등 대기업까지 추가로 참전하며 현재 우리나라 재계의 가장 뜨거운 사건이 되어가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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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개입을 두고 명분 싸움에 들어갔어요
이 갈등의 핵심 플레이어는 MBK파트너스예요. 23일 어제, 영풍은 MBK파트너스에 1대 주주 지위를 양보했어요.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이 2005년 설립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로 코웨이, 두산공작기계, 홈플러스,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 ING생명 등 여러 그룹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등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요. 영풍은 MBK파트너스에 최대 주주 지위를 내주는 대신, MBK파트너스의 자금력을 동원해 고려아연의 지분을 최대한 많이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잘못된’ 경영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전문경영인으로서 개입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어요. 반면 고려아연은 사모펀드가 ‘멀쩡한’ 기업 경영권을 빼앗는 ‘적대적 M&A’라고 주장합니다.
사모펀드의 공격적 투자전략을 볼 수 있어요
MBK파트너스가 주식 공개매수 계획을 선언한 13일 이후 ㈜영풍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고, 5거래일 만에 2배 가까이 치솟았어요. 다만 어제는 주가가 크게 오른 뒤 조정으로 전 거래일 대비 약 30% 급락한 40만 원 대로 마감했어요. 고려아연 주가도 지난 20일까지 3거래일 만에 30% 이상 급등, 70만 원대로 올라섰다가 어제 처음 내림세를 보였죠. 공개매수는 상장된 회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주식을 대량으로 취득하고자 할 때, 그 주식의 일정 비율 이상을 증시에서 공개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제도예요. 대량의 주식 매수 수요가 보장된 만큼 주가는 뛰기 마련이고, 소액주주는 그때 오른 가격에 맞춰 보유 주식을 팔 수 있어요. 이때 뛴 주가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매수 의지에서 비롯된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표현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