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맛, 올해 반드시 맛봐야 할 크리스마스 디저트 4 취향 따라 맛 따라 골라 먹어요! 🎄


📌필진 소개: 저는 제과가 좋아 파티시에를 그만둔 뒤에도 여전히 제과업계에 남아 F&B 마케터로 활동하고 있는 헤일리입니다. 좋은 원재료와 맛있는 디저트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해요. 앞으로도 여러 가지 유용한 디저트 소식과 팁들을 종종 전해드릴게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베이커리 쇼케이스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가득 채워집니다. 유명 제과 프렌차이즈마다 딸기 생크림케이크가 일제히 등장하거든요. 한국 크리스마스 케이크 시장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베이커리와 호텔들은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 전쟁을 벌이고, 소비자들은 “올해는 어떤 케이크를 먹을까?” 고민하죠. 실제로 12월 케이크 매출은 평소 대비 몇 배 이상 증가한다고 해요.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는데요. 한국에서 크리스마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케이크지만, 유럽에서는 오히려 빵이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라는 거예요.

유럽, 특히 독일·이탈리아·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보다 특별한 빵들을 먹는 문화가 훨씬 오래되고 깊숙이 자리 잡혀 있어요. 슈톨렌, 파네토네, 팡도르 같은 이름들을 들어보셨나요? 유럽의 빵집들은 11월 막바지쯤이 되면 진한 버터 향, 묵직한 초콜릿의 식감, 술에 절인 과일의 달콤한 풍미, 그리고 시나몬·넛맥 같은 향신료가 더해진 디저트들이 쇼케이스를 가득 메우죠.

최근에 국내에서도 슈톨렌이나 팡도르의 인기가 인기를 끌고 있고 이탈리아 전통 크리스마스 빵인 파네토네도 자주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성심당에서도 크리스마스 전용 빵을 시리즈로 출시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판매한 성심당 빵 시리즈, 출처: 성심당


유럽 크리스마스 디저트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것들

유럽 겨울 디저트에는 반복되는 재료가 있어요. 버터, 초콜릿, 향신료, 럼·브랜디 같은 술, 그리고 설탕에 숙성시킨 과일들. 어느 나라의 크리스마스 디저트를 보더라도 이 조합이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죠. 이 재료들을 겨울에 먹으면 더 맛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첫째, 추운 계절에는 향·단맛·지방처럼 존재감이 뚜렷한 재료일수록 풍미가 더 잘 느껴져요. 여름에 먹으면 느끼할 수 있는 버터와 초콜릿이 겨울에는 오히려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 둘째, 버터와 초콜릿 같은 지방 재료는 낮은 온도에서 향과 질감이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돼요. 겨울철 실온이 이 재료들에 최적의 환경인 거죠.
  • 셋째, 향신료는 겨울에 자연스러운 따뜻함을 더해줘요. 시나몬, 넛맥, 카다몸 같은 향신료들은 추운 겨울날 몸과 마음을 데워주는 느낌을 주거든요.
  • 넷째, 과일을 술·설탕과 함께 오래 보관하던 유럽의 겨울 음식 문화가 지금의 디저트 풍미로 이어졌어요.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여름에 수확한 과일을 겨울까지 보관하려면 설탕에 절이거나 술에 담가야 했거든요. 

여기에 술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어요. 럼·브랜디·키르쉬 같은 증류주는 과일과 버터의 향을 더 깊고 길게 유지시켜 주고, 디저트 전체에 은은한 따뜻함을 입혀줘요. 


이름만 보면 낯설지만, 알고 보면 매력적인 겨울의 맛들

이제부터는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디저트들을 하나씩 소개해볼게요. 케이크가 아니라 빵인데, 우리가 아는 빵과는 전혀 다른 특별한 존재들이에요.


❄️ 슈톨렌(Stollen) – 독일의 크리스마스 빵

직접 촬영한 슈톨렌 사진, 출처: 헤일리 님


어떤 디저트인가요?

  • 슈톨렌은 겨울이 되면 독일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통 크리스마스 빵이에요. 겉은 얇은 설탕 코팅이 덮여 있고, 속은 건과일·견과류·버터가 듬뿍 들어 있어 단단하면서도 촉촉한 구조를 갖고 있어요. 마지팬이 들어간 버전도 많은데요, 마지팬은 아몬드를 곱게 갈아 설탕과 반죽한 페이스트로 특유의 아몬드 향과 부드러운 텍스처가 슈톨렌의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줘요.


어디서 시작됐나요?

  •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한 달 전인 대림절(Advent) 동안 매주 일요일에 가족과 한 조각씩 나눠 먹는 풍습이 있어요. 초기의 슈톨렌은 지금처럼 재료가 풍성한 형태가 아니었고, 마지팬도 포함되지 않았답니다.
    슈톨렌의 흰 가루 설탕이 눈을 상징한다거나, 마지팬이 들어간 단면이 ‘아기 예수를 감싼 포대기’를 닮았다는 해석도 있는데요. 이 이야기는 후대에 생긴 상징에 가깝지만, 전 세계로 슈톨렌이 퍼지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한국에서는 2010년대 독일식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어요. ‘숙성해서 먹는 크리스마스 디저트’라는 이미지와 함께 연말 고급 선물로 완전히 자리 잡았고, 지금은 11월 말부터 예약이 시작될 정도로 인기가 높아요.


숙성이 핵심이에요

  • 슈톨렌의 가장 큰 특징은 ‘숙성’이에요. 만들자마자 먹는 게 아니라 2~4주 정도 숙성시켜 먹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버터가 빵 속으로 스며들고, 건과일의 풍미가 전체적으로 퍼지면서 맛이 더욱 깊어지거든요. 마치 와인처럼 시간이 약이 되는 디저트인 거죠.


🎂 파네토네(Panettone) – 이탈리아 밀라노의 돔 케이크

직접 촬영한 파네토네 사진, 출처: 헤일리 님


어떤 디저트인가요?

  • 파네토네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온 돔 형태의 브리오슈 케이크예요. ‘케이크’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은 빵에 가까워요. 결이 실처럼 부드럽게 찢어지고 오렌지, 건포도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특징이에요. 가볍고 부드럽지만 그 풍미만은 아주 묵직해요. 오래 숙성한 특색 있는 반죽 방법과, 버터·계란 비율이 높은 리치한 레시피 덕분이죠.


전통과 현대의 만남

  • 전형적인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빵으로, 크리스마스 아침에 가족끼리 나누어 먹는 전통에서 출발했어요. 그래서 여럿이 함께 먹기 좋은 큰 돔 형태로 발전했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연말 선물용으로 인기를 얻으며 피스타치오나 초콜릿, 여러 과일 등 현대적인 해석의 파네토네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전통 파네토네는 오렌지와 건포도만 들어가지만, 요즘엔 말차·흑임자·유자 같은 한국적인 재료를 넣은 버전도 있답니다.


만들기가 정말 까다로워요

  • 파네토네는 만들기가 엄청 어렵기로 유명해요. 반죽을 여러 번 나눠서 발효시켜야 하고, 발효 시간만 며칠이 걸려요. 그래서 제대로 만든 파네토네는 가격도 꽤 비싼 편이에요. 하지만 그만큼 실처럼 찢어지는 결과 풍부한 버터 향은 정말 특별하답니다.


⭐ 판도로(팡도르, Pandoro) – 황금의 별 빵

직접 촬영한 판도로 사진, 출처: 헤일리 님


어떤 디저트인가요?

  • 판도로는 이탈리아어로 ‘황금의 빵’이라는 뜻의 부드럽고 고소한 별 모양 브리오슈 케이크예요. 슈가파우더를 위에 잔뜩 뿌려 먹는 게 특징이라 눈이 쌓인 겨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해요.

    파네토네와 달리 건과일 없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잘 맞아요. 버터와 계란이 듬뿍 들어가서 결은 정말 부드럽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에요.


베로나 귀족의 사치스러운 빵

  • 판도로는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에서 유래한 전통 크리스마스 케이크예요. 베로나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부유한 귀족 문화가 발달했던 도시로, 그 영향으로 버터·계란·설탕을 아낌없이 사용한 빵이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당시 베로나 귀족들은 크리스마스 테이블을 화려하게 연출하는 데 열정적이었고, 별 모양의 틀에 구워 높게 솟아오른 판도로는 그 자체로 축제의 상징처럼 여겨졌대요.


한국에서는 ‘팡도르’로 불려요

  • 한국에서는 일본을 통해 먼저 대중화되며 ‘판도로’가 아닌 ‘팡도르’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자리 잡았어요. 화려한 모양 덕분에 크리스마스 외에도 365일 꾸준히 판매하는 매장들이 많답니다. 생일 케이크나 특별한 날 선물로도 인기가 높아요.


🍒 부쉬 드 노엘(Bûche de Noël) – 프랑스의 통나무 케이크

조선호텔, 파크하얏트, 콘래드 호텔이 출시한 부쉬드노엘


어떤 디저트인가요?

  • 크리스마스 시즌의 정석처럼 느껴지는 ‘통나무 케이크’예요. 초콜릿 버터크림을 바른 롤케이크 형태가 가장 전통적이지만, 최근에는 세련된 프렌치 디저트 스타일로 재해석된 버전이 더 많아졌어요. 블랙포레스트, 혹은 ‘포레 누아’라고도 불리는 케이크는 사실 독일에서 건너온 클래식한 겨울 디저트예요. 초콜릿 스펀지에 생크림, 체리, 그리고 키르시(체리브랜디)를 더해 달콤함·산미·쌉싸름함이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고 겨울의 감각과 매우 잘 어울려요.


장작을 태우는 풍습에서 시작됐어요

  • 유럽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장작을 태워 한 해의 나쁜 기운을 없앤다는 ‘율로그(Yule log)’ 풍습에서 시작됐어요. 실제로 큰 통나무를 벽난로에서 태우던 전통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케이크로 대체된 거예요.


한국에서는 호텔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 한국에서는 호텔 베이커리가 매년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연말 시즌의 대표적인 격식 있는 케이크로 자리 잡았어요. ‘나무’의 이미지만 유지한다거나, 형태만 통나무처럼 길쭉하게 만드는 방법 등 고정관념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케이크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초콜릿 버터크림 대신 무스나 가나슈를 사용하고, 과일이나 견과류를 더해 훨씬 현대적이고 세련된 비주얼로 진화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즐기는 유럽식 크리스마스 디저트!

올해는 유럽에서 건너온 이 특별한 빵들도 한번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요? 좋아하는 커피나 차와 함께 각 나라에서 건너온 겨울의 맛을 편하게 즐겨보세요. 마지막으로 제가 소개한 크리스마스 디저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국내 베이커리 세 곳을 추천해드릴게요.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풍미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해요.

출처: 리틀앤머치, 우스블랑, 리틀빅토리


리틀앤머치

  • 📍위치: 서울 강남구 학동로56길 49 1층,2층
    파네토네를 주력으로 연중 판매하는 디저트샵이에요.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시즌 파네토네도 출시해 즐거운 선택지가 많답니다. 플레인을 홀사이즈로 구매하면 25,000원, 전통방식으로 건포도와 오렌지 등이 들어간 건 36,000원이고 그 외에도 초콜릿 맛, 레몬 화이트 초콜릿 맛, 트리플 베리 맛, 모카 체리 맛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매장에서 먹으면 피스로도 제공되고 콤포트나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을 수도 있답니다.


우스블랑

  • 📍위치: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70길 4 1,2층
    저의 원픽이에요. 특히 꼬냑을 넣은 슈톨렌은 강렬하고 풍부한 향이 오래 남아 숙성시키며 즐기기에 정말 좋아요. 가격은 38,000원으로 택배 주문도 받고 있어서 전국 어디에서나 시켜 먹을 수 있어요.


리틀빅토리

  • 📍위치: 서울 마포구 연희로1길 41 102호
    연남동의 마카롱·구움과자로 유명한 파티스리예요. 크리스마스에는 부쉬 드 노엘을 출시해 다양한 과자들과 함께 즐기기 좋아 추천드려요. 인기가 워낙 좋아서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마감도 빨리 되는데요. 계절에 어울리는 구움과자들도 많으니 한번 살펴보세요.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금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