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인문학][라떼극장] Fly high, 드론의 시대



🎬 Scene #1. 


옛날 영국사람: 라떼는요~ 요즘 ‘드론’이라고들 부르는 무인 비행기 그거, ‘퀸비(Queen bee)’라고 불렀어요. 윙윙 소리가 나는 게 딱 여왕벌 같아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요~

옛날 미국사람: 근데 미국이 퀸비라고 부르면… 좀 그렇잖아요. 영국이랑 싸울 수도 있는데, 영국은 여왕이 통치하는 국가잖아요. 여왕이라는 표적을 공격한다고 하면 오해받지 않겠어요? 그래서 ‘수컷 벌(Drone)’이라고 이름을 바꿨답니다.


오늘 <라떼극장>의 주제는 드론 tmi입니다. 

언젠가부터 드론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곤 하는데요. 그 이유를 한번 알아볼까요?



드론의 시작은

전투 무기


드론의 어원은 귀엽지만, 그 시작은 군사용 목적인 전투 무기였습니다. 

1916년, ‘무인 비행기’라는 개념을 떠올린 사람도 군인 출신 물리학자 아키볼드 로우(Archibald Low)였어요. 

1917년에는 미국에서 제작된 ‘스페리 에어리얼 토페도’ 드론이 폭탄을 싣고 최초로 비행에 성공합니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드론이 군사적으로 중요한 전투무기로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드론이 산업 현장에 투입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2000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민간에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산업용 드론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단연 물류 시장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지고 비대면 배송이 주를 이루면서, 드론 배송이 빛을 볼 가능성이 훨씬 커졌어요. 


국내에서도 실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GS칼텍스와 GS리테일은 주유소와 편의점을 거점으로 하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중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2017년에 드론 배송으로 소포와 등기를 섬 지역에 배달했고, 최근에는 정부가 2025년 드론 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농·임업에 드론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사용되는 드론 중 56%가 농·임업 용도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사람과 달리 GPS와 센서를 활용해 좌표를 찍어주면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에 씨나 농약을 살포하는 데 사용하면 넓은 농경지도 쉽게 관리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드론은 각 분야에 맞게 적응해가며 산업 전반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아래는 드론과 관련된 최근 기사예요. 

헤드라인만 봐도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일 거예요.




날기만 한다고

혁명은 아니지


🎬 Scene #2.


어피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건 알겠어요. 그치만 100년 전에 만들어진 드론을 이제와서 ‘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뭔가요?

드론 기술자: 노동력과 비용을 엄청나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농촌 사람: 요새 농촌에선 이주노동자 없으면 안 돌아가는 거 아시죠? 만 평 정도 되는 사과밭은 12명이 3일 작업하는 양이고, 일당이 8만~10만 원 정도 하거든요.

어피티: 일당만 360만 원 정도 드네요.

농촌 사람: 거기에 식비까지 포함하면 한 400만 원 되죠. 그런데 드론을 활용하면 그 인건비를 확 줄일 수 있답니다. 그뿐이에요? 요새는 과일을 인공수정할 때 정부에서 꽃가루 살포용 드론을 빌려주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면 사람이 하는 것보다 비용이 ⅙로 줄어들면서 품질은 더 좋아지고요.

드론 기술자: 이렇게 드론의 힘을 빌려 고정비를 줄일 수 있으니, 농업 분야로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도 있어요. 

어피티: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주니까 혁명적이라고 하는군요?

드론 기술자: 맞아요. 게다가 드론은 거의 모든 산업에 적용이 가능하답니다.


원격조종 형태의 드론은 조종인력이 필요하지만,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드론이 스스로 비행하도록 만들면 인력구조를 엄청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또 이제까지는 배터리와 전파 문제로 드론을 오래, 멀리 날릴 수 없었지만,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한계도 점차 사라지는 중이에요. 


이렇게 되면 미리 프로그래밍한 드론이 배송도 하고, 씨도 뿌리고, 인명도 구조하는 등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요. 

다른 기술과의 시너지를 내면서 기존 산업 환경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만한, 다른 의미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여기서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도 있습니다. 



혁신을 말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


🎬 Scene #3.


옛날사람: 4차 산업혁명에서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고 하잖아요. 드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어피티: 그렇겠죠? 그런데 혹시 누구신지...

옛날사람: 저는 이제 거의 없어진 직업인 엘리베이터 안내원입니다. 옛날엔 엘리베이터가 전부 수동이라서 안내원이 직접 조작했어요. 

어피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데, 엘리베이터를 굳이 안내원이 조작해줄 이유가 있었나요? 

옛날사람: 옛날에는 안내원이 조작해주지 않으면 위험했거든요. 요새도 유럽에 가면 옛날 건물에는 수동 엘리베이터가 꽤 남아 있어요.

어피티: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엘리베이터 안내원이라는 직업이 언제부터 사라진 건가요?

옛날사람: 자동화된 엘리베이터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말 그대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니까 우리의 힘을 빌릴 필요가 없어진 거죠.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택배 배송이 늘어나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초과노동이 한동안 이슈가 됐었죠. 

만약 드론이 골목 사이를 날아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게 된다면 이런 이슈는 해결될 거예요. 하지만 이슈와 함께 일자리도 같이 사라질 겁니다. 양날의 검이죠.



해결과제는

아직 많지만


🎬 Scene #4.


어피티: 그런데 드론이 작동 중에 오류가 나면 어쩌죠? 예를 들어 씨를 뿌리면서 날아가다가 한 자리에 몽땅 뿌려버리면… 그 자리만 풍성하게 자라나고 나머지는 텅 비게 되잖아요?

농촌사람: 원격조종을 하면 해결되는 문제이기는 한데, 그게 그럼 예전이랑 다른 게 뭘까요? 그거 조종하느라 신경 쓰느니 트랙터 타고 나가서 직접 심죠.

어피티: 그렇겠네요...

농촌사람: 하여튼 아직은 기술이 부족하다니까요. 도시에서는 더하겠죠. 건물 위치만 입력해놨다가 날아가던 드론이 전봇대랑 부딪쳐서 고장 나면 어떡해요. 


드론을 각종 서비스에 도입하려는 시도는 많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관련 기술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에요. 

드론이 안전하게 날아다니려면 하늘은 물론 도심 내부(건물의 입간판, 전신주 등의 위치)까지 포함해 완전한 입체지도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드론 관련 사고가 국내외에서 끊이지 않고 있어요. 지난 5월에는 미국의 한 물류회사가 스위스 우체국과 제휴해 운용하는 드론이 추락했습니다. 

이후, 스위스 우체국은 드론 배송서비스를 중단시켰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드론이 불법 촬영 등 범죄에 이용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전문가 사이에선 드론이 실생활에 완전히 녹아들어, 진짜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 수준에 맞도록 여러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술은 어느 순간 일상에 스며들어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꿔놓곤 합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쓰고 있는 터치스크린도 어릴 적에는 쉽게 볼 수 없었죠. 

자동 엘리베이터를 도입했다는 사실이 뉴스거리가 된 적도 있고요. 


드론은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불과 몇 년 뒤에 ‘사람이 직접 물건을 배송하던 시절이 있었단 말이야?’ 하고 놀랄지도 모르겠어요.



📚 <라떼극장>에 참고한 자료

  • 김아영·윤재은·윤상영, 「오티스 엘리베이터 카 디자인 변천 특성에 관한 연구」 (2013)
  • 한국기초조형학회박재훈·김용정, 「드론기술과 한국물류산업의 발전방향」 (2016), 한국항공경영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