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인문학][라떼극장] 라떼는 석탄이 대세였어 ⚡️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이어, 삼성생명도 석탄 발전 기술과 관련된 회사에는 신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환경(Environment),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을 뜻하는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예요.


그런데 잠깐, 석탄이요? 아직도 석탄을 쓰고 있었단 말이에요?



🎬 Scene #1. 


옛날 사람: 라떼는~ 석탄 없으면 난방도 못 했어~

어피티: 그건 라떼고, 지금은 석유나 가스도 좀 오래된 연료고, 태양광이나 전기가 대세 아닌가요.

한국전력: 석탄 수요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늘어 왔는걸요? 2017년 기준, 국내 전기의 약 32%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만들었어요. 친환경이 중요해지면서 앞으로는 석탄 사용이 줄어들겠지만요.


라떼극장, 오늘의 주제는 에너지 경제에 큰 지분을 가진 석탄입니다. 



수탈로 시작된

석탄 개발


와트의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이끌었다는 사실,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으시죠? 영화 〈타이타닉〉 속에 나오는 타이타닉호는 세계 최대의 증기선이었습니다. 

지하실에서 노동자들이 화로에 계속 삽으로 퍼 넣고 있던 게 바로 석탄이에요. 석탄을 태워서 물을 끓여 나오는 증기의 힘으로 추진력을 얻어 배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거죠.


1910년대는 우리나라 석탄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입니다. 생산량이 5년 만에 3배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어요. 이때 생산되던 석탄은 인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생산된 석탄 중 절반은 우리나라와 청나라에 판매됐고, 나머진 일본 해군 원료로 활용됐어요. 특히 평양에서 나는 무연탄은 품질이 뛰어나서, 일본 해군 함대의 전용 연료로 지정돼 사용됐습니다.


지금이라면 수출이 잘 된다고 좋아했겠지만, 급속도로 발전한 산업 뒤에 아픈 역사가 깔려있습니다. 이때 석탄 개발의 이유이자 목적에는 ‘일본의 수탈’이 있었거든요. 외국인의 광업권 취득이 제한되고, 모든 광업권을 일본인이 독점하면서 원료를 무섭게 빼앗아가던 시기였습니다.

전체 광구 442개 중 95%가 일본인 소유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동력만 착취당했던 비극의 시기였습니다. 



석탄이

일상이던 시절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시작된 석탄 산업은 1960년대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름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1970년대까지 석탄의 시대가 계속됐죠. 



🎬 Scene #2. 


요즘 사람: 그때는 그랬지만 요새는 아니지 않나요?

어피티: 아직 우리나라 석탄이 세계적으로 인기라는데요? 철강을 만들 때도 석탄을 사용하고, 화력발전소에도 들어가고, 수출도 많이 한대요.

요즘 사람: 다 산업용이네요. 눈에 안 보이는 데서 많이 쓰이고 있었나 봐요.


지금은 산업용 석탄이 많이 쓰이지만, 가정용으로 인기 있던 때도 있었습니다. 도시계획이 완료되지 않았던 시기, 석탄을 원료로 한 ‘연탄보일러’를 주로 사용했었죠. 우리나라의 전통 난방 방식인 온돌과 연탄이 잘 어울렸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전까지는 아궁이에 장작을 집어넣어 구들장을 데우는 방식이었는데, 장작보다 효율이 좋은 석탄을 사용하게 됐으니 얼마나 바닥이 잘 데워졌겠어요.


정부에서도 연탄 사용을 권장했습니다. 나무 장작은 효율도 낮은 데다 멀쩡한 나무를 다 베어내야 해서, 산과 숲이 황폐해진다는 문제가 있었거든요. 

이렇게 연탄은 1986년 가정용으로 2천 500만여 톤이 사용됐습니다. 


가정용 석탄 사용은 2005년 201만 톤으로 20년간 10배 이상 감소했습니다. 

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석유 보일러와 가스보일러가 연탄보일러를 대체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사용량은 빠르게 감소했지만, 2016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1인당 연탄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2위였습니다. 

전기를 만드는 데 엄청나게 많이 사용했거든요. 2012년 기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석탄을 많이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석탄 vs 친환경

단순하지 않은 문제


석탄은 효율이 좋지만, 다른 연료보다 오염물질을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환경오염으로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면서 석탄 에너지는 세계적인 비판을 받고 있어요. 

이번에 삼성 계열사들이 석탄발전에 더 투자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친환경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나온 이야기예요. 


물론 여기에도 함정은 있습니다. 석탄 산업 관계자들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 Scene #3. 


석탄 산업 관계자: 아직 개발도상국들은 석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에요. 

어피티: 그런데 우리가 석탄 산업에서 발을 빼면 개발도상국에서 오염물질을 더 배출하는 기술을 쓸 수밖에 없다는 거죠?

석탄 산업 관계자: 그렇죠. 특히 중국이 지금 석탄을 어마어마하게 때고 있어요. 중국이 아무리 전기차를 먼저 보급한다 어쩐다 해도, 결국 그 전기가 다 석탄에서 나오거든요. 한계가 너무 명확하지 않습니까? 전기차가 친환경이면 뭐해요. 전기에 들어가는 석탄이 적환경인데.

어피티: 우리가 석탄 산업에서 발을 빼면 어떻게 될까요?

석탄 산업 관계자: 중국이 대체하겠죠. 중국은 자국을 위해서도 석탄을 많이 쓰지만, 우리나라 대신 다른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려고 시장을 넘보고 있거든요. 

어피티: 어렵네요. 환경오염 때문에 석탄 개발을 안 줄일 수도 없는데, 줄일 때 따라오는 부작용도 있으니…

석탄 산업 관계자: 2014년만 해도 전 세계 에너지 중 40%는 석탄이 만들었어요. 아직 영향력이 엄청나게 큰 에너지인데, 석탄 개발을 당장 줄이기보다는 우리나라도 오염을 줄이는 기술에 투자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석탄 산업 관계자 입장은 우리나라 화력발전 기술이 뛰어나 세계시장에서 발을 빼면 우리나라에도, 세계에도 손해라는 겁니다. 

특히 중국을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는 중국 화력발전인 석탄 사용의 영향이 크거든요.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전략이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거예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직접 사용할 일이 없어 사라진 줄 알았던 석탄. 하지만 산업에서는 아직도 중요한 이슈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좋은 거라고 무작정 많이 하기도 어렵고, 나쁜 거라고 무조건 그만두기도 어려운, 난이도 높은 과제가 주어졌어요.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경제의 큰 수레바퀴는 돌아가고 있습니다. 

나와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밀어두지 말고, 그 속의 맥락을 잘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은 기회도 심각한 위험도 미리 포착할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답니다.


📚 <라떼극장>에 참고한 자료

  • 이현동, 「석탄에너지 이용 기술과 시장 동향」(2014), Journal of Electrical World Monthly Magazine , 2014.04, 45-51(7 pages)
  • 유원근, 최호영, 「한국 석탄산업 정책의 전망과 적정 비축 규모에 관한 연구」(2019), Journal of Digital Convergence Vol. 17. No. 10, pp. 10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