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돈 이야기 

머니칼럼

돈의 인문학[에코 머니 타임] 블랙록이 보내온 한 통의 편지 📬



블랙록: 기후 리스크는 투자 리스크! 이제 투자 여부는 지속가능성으로 결정합니다.

the 독자: 블랙록이 뭐 하는 곳인데요…? (소곤)

어피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예요. 작년 기준, 운용 자산이 약 8조 8,600억 달러로 세계 2위인 뱅가드를 1.3배나 앞섰어요.

the 독자: 8조 8,600억 달러면… 9,700조 원?! 1경 원이 코앞이네요?

어피티: 그렇죠. 엄청난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만큼 블랙록이 어떤 기준으로 투자하는지는 다른 투자자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정보예요.


블랙록은 ‘2020년 연례서한’에서 기후 리스크지속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 사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어피티와 재생에너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루트에너지가 함께하는 <에코 머니 타임>. 

첫 번째 주제는 ‘블랙록이 보내온 편지’입니다. 



전 세계 석탄 탈출 프로젝트


블랙록: 아아📢, 블랙록은 앞으로 발전용 석탄 산업을 ‘고위험’ 섹터로 분류합니다. 대체투자 섹터의 기업 중 ‘석탄화력발전과 관련된 매출’이 25% 이상인 곳에는 투자하지 않을 거고요. 또...

the 독자: 잠깐만요. 갑자기 왜 그러는 거예요? 요즘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는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니까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뭐 이런 입장인 건가요?

블랙록: 그런 것도 있지만, 돈을 잘 굴려야 하는 입장에서 발전용 석탄 산업이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자 각국 정부에서 환경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환경 오염을 심화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탄소’가 집중 타깃이 됐죠.


탄소 발생에 따른 세금을 매기거나, 탄소 배출량을 제한하는 등 규제 정책이 마련되기 시작했습니다.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석탄 발전을 줄이고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등 에너지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중이에요.


발전용 석탄 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겠죠. 한때 잘 나가던 발전소도 서서히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일들이 있었어요.

  • 유럽에서 가장 많은 석탄화력에너지를 사용하는 독일은 2038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법으로 제정했습니다.
  •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석탄 발전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의 집권 기간에도 설비용량 기준 37GW 규모의 석탄발전소가 경제성 문제로 폐쇄됐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영국의 금융 싱크탱크,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가 발표한 <한국 전력 시장의 재무적 위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현재 수준의 석탄화력발전을 계속할 경우 좌초 자산으로 인한 손실액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해요.



집사 모드 발동, 주주가 움직인다!


블랙록: 높은 수준의 탄소 집약도, 넷제로(net-zero) 전환에 대한 준비 부족, 블랙록의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저조한 반응. 앞으로 이 세 가지를 ‘리스크’로 정합니다. 블랙록이 투자한 기업 중, 이 리스크를 갖고 있으면서 개선할 여지가 안 보이는 곳이 있다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어요. 

the 독자: 저… 스튜어드십 코드가 무슨 뜻인가요?

블랙록: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ship)처럼, 블랙록과 같은 기관투자자가 고객의 돈을 충실하게 운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는 뜻이에요. 주주로서 경영진의 결정에 찬반 의견을 내는 것도 스튜어드십 코드의 일종이죠.

어피티: 블랙록이 최근에 공개한 <2021년 스튜어드십 전망 보고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반한 주주행동 사례로 ‘한국전력’을 언급했다죠?

블랙록: 맞아요. 저희는 한국전력에도 투자하고 있거든요. 주주로서 한국전력에 몇 번 경고한 적도 있습니다. 


한국전력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던 2020년. 

블랙록은 한국전력에 경고를 담은 한 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석탄 투자는 기후변화에 역행하는 계획”이라며 투자를 중단하라는 내용이었죠.


the 독자: 근데 압박하는 게 실제로 효과가 있어요? 

어피티: 그럼요. 일단 블랙록만 기업에 압력을 넣는 게 아니랍니다. 삼성물산은 한국전력과 함께 베트남 석탄발전소 사업에 참여 중인데요. 영국 최대 기업연금 운용사, 리걸앤드제너럴 그룹 등 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석탄사업 투자를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았어요. 결국 삼성물산은 기존 사업만 끝내고 신규 석탄 투자 사업은 중단하기로 했죠.

the 독자: 한국전력은 블랙록의 조언을 무시하고 사업을 진행했는데도 별 탈 없지 않았나요?

어피티: 다른 투자자가 돈을 뺐어요. 한국전력 주주였던 네덜란드공적연금(APG)은 2020년 2월, 투자금 6,000만 유로(약 790억 원)를 회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모든 투자금을 회수했어요.



투자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블랙록처럼, 우리도 투자자로서 내 돈이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은행, 보험, 증권사 등)이 내가 맡긴 돈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 아래 세 가지를 기준으로 확인해보면 돼요.


① 지금까지 석탄금융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② 신규 석탄금융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는지

③ 신규 석탄금융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면, 기존 석탄금융도 철회하기로 한 것인지


위 세 가지 항목 중 가장 유의할 점은 3번입니다. 

기존 석탄금융을 유지한다면, 기후 리스크에 따른 금융 리스크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금융기관별 석탄금융 현황은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2020년 국내 공적 석탄금융 순위




2020년 국내 민간 석탄금융 순위



📚 이 기사에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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