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돈 이야기 

머니칼럼

돈 불리기[나의 투자유산답사기] 마지막, 원유 투자기



지난주에는 원유 투자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 드렸죠. 지난 150여 년간 가격이 어떻게 움직여왔는지 잘 알게 됐다는 독자분들이 많이 계셨는데요. 

오늘은 제가 원유 투자를 위해 어떤 상품을 선택했는지, 왜 그 상품을 선택했는지 알려 드리려고 해요. 그 전에 배경지식을 하나 더 설명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원유에도

종류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원유’와 ‘석유’는 다른 물질입니다. 석유는 돌을 깨고 땅속을 파고 들어가면 나오는 기름을 의미하고, 땅속에서 파내 가공되지 않은 원래 상태의 석유를 ‘원유’라고 부르죠. 우리가 먹는 식물에서 짜낸 참기름 등과는 다른 성질의 기름이에요.


원유를 생산하는 곳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같은 과일도 원산지마다 그 맛과 질이 다르죠. 원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에서 생산됐는지에 따라 원유의 품질도 가격도 조금씩 달라요. 원유에 들어간 불순물인 ‘황’이 적을수록(저유황) 나프타, 휘발유 같은 비싼 제품이 많이 나오는데, 생산지마다 불순물의 양이 다르거든요.


대표적인 원유로는 미국 텍사스에서 생산되는 ‘WTI’, 영국 북해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 중동 아랍에미리트에서 생산되는 ‘두바이유’가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원유의 생산량과 거래량이 많아 대표적인 투자상품으로 꼽히죠.


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됩니다. 불순물이 적어 품질도 제일 좋아요. 브렌트유는 영국에서 생산되어 런던국제석유거래소에서 거래됩니다. 참고로 북해산 브렌트유는 매장량이 거의 고갈된 상황입니다. 두바이유는 장기공급방식으로, 주로 현물로 거래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원유 중 70%가 이 두바이유입니다. 두바이유는 황 함유량이 2.04%로 고유황으로 분류되는데요. 유황이 많이 들어가 상대적으로 품질은 떨어져도 기존 업체 정제 설비와의 호환성과 운송 비용 등을 고려하면 다른 원유로 대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대표적인

원유 투자상품은?


원유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투자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건 원유 관련 펀드와 ETF에 투자하는 방법이에요. 

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 여러 투자상품을 모아놓은 보따리와 같습니다. ETF는 펀드처럼 여러 투자상품을 묶어놓았지만, 주식시장에 상장돼있다는 점에서 펀드와 다릅니다.


원유 펀드와 원유 ETF 모두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합니다. 보따리에 담겨있는 투자상품 중 원유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이라고 보시면 돼요. 

펀드와 ETF의 기본적인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두 상품 모두 원유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점에서는 원리가 같습니다. 


여기서 ‘원유 가격이 내가 살 때보다 오르면 돈을 번다'고 표현하지 않고 굳이 ‘원유 가격의 움직임’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어요. 

펀드와 ETF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요. ‘인버스’라는 단어가 붙은 상품은 원유 가격과 반대로 움직여서 가격이 내려가야 돈을 벌고, ‘레버리지’라는 단어가 붙은 상품은 원유 가격을 두 배, 세 배로 따라가거든요.


노파심에 먼저 얘기 드리자면, 레버리지 ETF는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자체가 워낙 위험한 투자 방법으로 분류되지만, 특히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은 예측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서 잘못하다 큰돈을 잃을 수 있어요.



내가 선택한

투자상품은?


2008년과 2014년, 유가가 35달러 이하로 크게 떨어졌던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약 3년 이내에 100~110달러 정도로 회복이 되었죠. 

원유 가격이 내려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저는 ‘떨어진 원유 가격은 장기간에 걸쳐 회복하기 마련’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원유 가격이 크게 떨어질 때 샀다가, 오르게 되면 그때 처분하는 걸 목표로 삼고, 때를 기다리던 중 올해 초에 35달러 내외에서 외국의 원유 ETF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투자상품은 WTI 원유 선물을 추종하는 해외 ETF였어요.

아무래도 거래량이 많아야 손절매나 이익 실현이 빠르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해외 ETF를 선택하는 게 낫겠다 싶었죠.



문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던 ‘코로나19’라는 변수였습니다. 

제가 투자한 시점 이후, 원유 가격은 잠시 오르는 듯하다가 코로나19와 겹치며 드라마틱한 하락을 보였어요. 

위의 그래프를 보면 3월을 기점으로 가격이 뚝 떨어져있죠. 최악의 상황일 때는 선물 가격이 0을 뚫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려갔습니다.


아직 제 수익률은 마이너스입니다. 당시에는 끝없이 가격이 내려가는 모습에, 뉴스에서도 ‘사상 최초 마이너스 유가’가 보도되면서 겁을 많이 먹었는데요. 

지금 돌이켜보면 ‘낮은 가격일 때 산다’는 원칙 그대로 추가 매수를 했다면 수익률이 좀 더 높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쉽지만, 배럴 당 10달러대의 역사도 언젯적 일인 듯 벌써 40달러 정도로 올라왔으니까요. 


제가 기대하는 목표 가격은 아직 멀었지만, 목표 가격에 도달할 때까지 원유 투자를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최근에는 원유 ETF로 장기간 투자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서, 원유 가격이 낮을 때 수혜를 보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답니다. 


신재생 에너지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많지만, 원유는 아직은 우리 생활에 대체하기 어려운, 절대적 수요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각으로 투자와 공부를 해나가고 있고요. 여러분들도 공부해보시고 나름의 기준을 정해서 들어가신다면, 반드시 기회를 잡으실 수 있을 거예요.



총 10편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오늘, 원유 투자기를 마지막으로 <나의 투자 유산 답사기>를 마칩니다. 다양한 투자 방법을 소개해드리며, 제 수익과 손실의 역사를 전해드렸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씁쓸한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제 경험담을 통해 여러분들이 손해 보지 않으신다면 다행이라 생각해요.


그동안의 이야기가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더 준비해서 새로운 기획으로 돌아올게요. 즐겁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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