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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인문학[고소한 금융] 작전주도 진화한다




<고소한 금융>은 지난 주와 이번 주, 2주에 걸쳐 작전주와 불법 투자자문을 다룹니다. 
오늘은 법무법인 대호의 이성우 변호사, 폴리데이터랩 이종욱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작전주의 원리와 최신 트렌드를 자세히 알아볼게요.



어피티 박진영 대표(이하 박진영 대표): 지난 주에는 작전주의 개념을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작전주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설명해주세요.

 

폴리데이터랩 이종욱 대표(이하 이종욱 대표): 작전은 전문용어로 ‘시세조종행위’입니다. 주식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되는 주식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부당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뜻해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76조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시세조종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지난 주에 작전으로 설명한 사례는 ‘Pump and Dump’라는 유형이에요. 

주가가 낮을 때 주식을 사서 가격을 끌어 올린 다음(Pump), 높은 가격에서 주식을 한꺼번에 팔아치우는(Dump) 방식이죠.




Pump and Dump

(펌프앤덤프)


펌프앤덤프는 주식시장이나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격이 급등한 뒤, 다시 급락하는 패턴을 뜻합니다. 

시세조종 세력에 의해 인위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요. 아래와 같은 순서로 시세조종과 차익실현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 1단계: 시세조종 대상이 될 종목을 결정한 뒤, 가격이 낮을 때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면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을 줄입니다. 이때 사들인 주식은 나중에 시세가 올랐을 때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에 차익실현의 도구가 됩니다. 

☑️ 2단계: 시세조종 세력이 작전주의 주식을 충분히 확보하고, 유통주식이 줄어들면 통정거래가 시작됩니다. 미리 주식을 높은 가격에 사고팔면서 거래량을 늘려서, 실제로 호재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거죠.

☑️ 3단계: 급등주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죠. 배후에 시세조종 세력이 있다는 걸 모르는 일반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주식을 사면서 주가는 더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이때쯤 기업과 관련된 호재성 기사나 공시가 나오면 투자자들은 더 확신을 갖고 뛰어들곤 합니다.

☑️ 4단계: 시세조종 세력의 목표치 만큼 주가가 오르면, 세력은 단기간에 주식을 나누어 매도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면서 주가가 급락합니다. 




Pump가 일어날 때까지 일주일 정도 걸리는 단기 시세조종부터 2~3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시세조종까지 그 기간도 다양합니다. 


박진영 대표: 2~3년에 걸쳐 진행되면 투자자들이나 금융당국도 눈치채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이종욱 대표: 주식을 천천히 사들여서 유통물량을 줄이고, 주가를 올리는 단계까지는 금융당국에서도 찾아내기가 어렵죠.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르고 나서 급등, 급락을 반복할 때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가곤 해요. 금융감독원에서 이런 걸 감시하는 담당자가 약 300명 정도 되는데, 미리 추적하기는 쉽지 않아요.

 

한 예로, 올해 주도자가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시세조종 일당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이상 주식을 모았어요. 

처음 작전주에 눈독을 들이고 자금을 준비하기 시작한 게 2009년이니까,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거죠. 

 

이것도 2014년에 주가가 급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할 때 금융당국이 수사에 들어갔다가 적발한 사례입니다. 

낌새가 수상해서 조사해봤더니 시세조종이 있었던 거죠. 참고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표모씨는 주식으로 자수성가한 슈퍼개미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스푸핑이 난리

 

박진영 대표: 또 다른 시세조종 기법은 어떤 게 있나요? 

 

이종욱 대표: 미국 증권시장에서는 ‘Spoofing(스푸핑)’ 기법의 시세조종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어요. ‘허수 주문’ 정도로 번역됩니다. 시세보다 비싸게 사는 척, 싸게 파는 척 주문을 넣었다가 빠르게 취소해버리는 방식이에요.


박진영 대표: 주문을 취소하면 문제가 없지 않나요?


이종욱 대표: 만약 이 사람 혼자만 거래하고 있었다면 문제가 안 됐겠지만,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이 부른 가격에 따라 움직일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시세조종 세력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넣었다고 해볼게요. 

사람들에게는 군중심리가 있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도 그 주문에 따라 너도나도 매수 가격을 올리려고 할 겁니다. 

그런데 이때 세력이 재빠르게 주문을 취소해봐요. 세력 바로 뒤에 줄 선 사람의 주문이 대신 체결되겠죠.


스푸핑은 초단타 매매로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은 어찌할 새도 없이 당하고 맙니다. 

결국 체결된 가격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시세를 인위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요.



시세조종이

진짜 나쁜 이유


박진영 대표: 작전이 끝나고 나면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텐데, 작전을 당한 기업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종욱 대표: 주가는 당연히 하락하고, 투자자들이 그 종목을 기피하면서 유동성도 크게 떨어집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시세조종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작전주의 주가(파란색)가 코스피 지수보다 상승폭이 높았는데, 시세조종이 종료된 뒤로는 한참 낮아지죠.



시세조종은 기업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에도 영향을 줘요. 국내 시장에서는 코스닥 시장에서 시세조종이 압도적으로 많이 일어납니다.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 투자자 입장에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이 생겨요.


원래 코스닥 시장에는 작지만 유망한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많이 상장하잖아요. 코스피 상장기업보다 안정성이 낮아서 ‘High risk’니까, 그에 맞는 ‘High return’이 보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시세조종 세력이 개입하면 그게 안 돌아오는 거예요. 


High risk Low return을 제공하는 코스닥 시장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점차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박진영 대표: 그런데 꼭 시세조종에서 돈을 잃는 사람만 생기는 건 아닐 텐데요. 이런 분들에게는 High risk High return이 된 것 아닌가요?

 

이종욱 대표: 물론 시세조종에 잘 편승해서 돈을 버는 소수의 투자자도 있겠지만,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해치는 일이라는 건 알고 있어야 해요. 공정한 시장이 형성되어야 자본시장이 발전하고, 투자자의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작전을

멈추려면


박진영 대표: 시세조종을 하면 실제로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이종욱 대표: 일단 시세조종이 실제로 범죄가 되는 시점은 ‘시세차익을 얻었을 때’예요. 그 다음, 금융당국이 수사에 들어가 세력을 적발하더라도 사법처리가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사가 시작되고 나서 최종 조치가 내려질 때까지 평균 382일이 걸렸어요. 

최근에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제도가 적용되면서 기간이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최소 1개월은 걸립니다. 자금을 숨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죠.


박진영 대표: 그래도 경제사범은 몇 년 정도 징역을 살아야 한다고 하던데요?

 

이종욱 대표: 징역을 살고 나와도 돈이 되니까 사법처벌에 두려움이 없는 거예요. 게다가 경제사범들이 교도소에서 범죄수법을 공유해서, 재범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경제사범이 돈을 못 벌게 해야 돼요.


그러려면 시세조종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빠르게 파악해서 조치를 취해야겠죠. 

규제당국도 발빠르게 움직여야겠지만, 근본적으로 기업도 자기 회사의 주식 거래 동향을 잘 감시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주식이 시장에서 이용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잘 살펴야 한다는 거죠. 갑자기 가격이 요동치거나, 거래량이 갑자기 늘어날 때 그 이유를 파악하는 식으로요.


상장기업은 공시 담당자를 두어야 한다는 게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설치만 돼 있고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움직인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그 이유를 물어도, 모른 척하거나 진짜로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시세조종,

최근 트렌드는?

 

박진영 대표: 요즘에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시세조종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이종욱 대표: 시세조종에서 3단계, 그니까 이미 세력이 주식을 확보하고 일반 투자자들도 주식을 사들이도록 유인해야 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수법입니다. 


예전에는 경제방송을 통해서 투자자들에게 작전주를 홍보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작전에 가담해있는 사람이 방송 패널로 출연해서 ‘이 주식 좋다’, ‘곧 올라갈 거다’라고 얘기한 다음, 사람들이 매수해서 가격이 올랐을 때 팔아버리는 거죠. 그런 방식이 카카오톡과 같은 SNS로 넘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법인 대호 이성우 변호사(이하 이성우 변호사):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가 많이 늘었죠. 특히 2030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에게 익숙한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활용해 투자자문을 해주는 사람들이 늘었는데요. 주가조작과 같은 중대 형사사건에 연루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주식 리딩방 운영자가 추천할 예정인 종목을 미리 매수한 다음, 회원들에게 매수를 권유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방법으로 주가를 올립니다. 투자자들이 들어와 주가가 오르면 그 주식을 추천해준 운영자 등 세력이 주식을 팔고 나오면서 부당이득을 얻는 거예요.


문제는 아무 것도 모르고 매매 지시에 따른 투자자들도 주가 조작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는 사실인데요. 

주가 조작은 징역 1년 이상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만약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 곳이 있다면, 금융감독원 콜센터에 신고할 수 있어요. 



📍 이 기사는 경제적 대가 없이 어피티와 화난사람들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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