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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칼럼

돈의 인문학[고소한 금융] 흔들리는 주가 속에서 작전 향이 느껴진 거야




<고소한 금융>은 이번 주와 다음 주, 2주에 걸쳐 작전주와 불법 투자자문을 다룹니다. 
이번 주에는 작전주의 개념과 관련 사건사고를 간단히 소개해 드릴게요. 
이제 막 주식 투자를 시작하셨다면 꼭 끝까지 집중해 주세요!



주식을 처음 시작한 날, 포털 종목토론방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난과 조롱, 낚시글과 홍보성 글이 가득했거든요. 

최소한 ‘종목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들어갈 만한 곳은 절대 아니었죠. 

그런데 정글 같던 종목토론방에 유난히 눈에 자주 보이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세력 형님 오늘 쉬신다’

주포 주차능력이 엄청나네요’


최근에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이라면, 종목토론방에서 최소 한 번쯤은 봤을 단어. 세력주포

대체 주식과 무슨 상관이 있길래,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걸까요?

 


생각보다

무서운 말

 

결론부터 얘기하면, 세력과 주포는 모두 ‘작전’과 관련된 용어입니다. 주식시장에서의 작전은 쉽게 말해 주가 조작 행위입니다. 

작전세력이 미리 짜놓은 작전에 따라 주가를 올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개인투자자까지 들어와 가격이 더 오를 때쯤에 주식을 되팔아 이익을 챙기는 방식이죠.




작전 용어정리 📉


☑️ 작전: 주가를 인위적으로 크게 올린 뒤, 호재성 뉴스를 뿌리는 방식으로 개인 투자자를 유인하고, 이들에게 주식을 팔아치워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

☑️ 작전주: 주가 조작의 대상이 되는 주식. 쉘(Shell)이라고 부르기도 함

☑️ 작전세력: 작전에 가담한 당사자. 기업의 대주주, 사채업자, 투자회사의 펀드매니저, 전·현직 증권사 직원 등 다양한 사람이 있음

☑️ 주포: 작전에서만 쓰이는 단어는 아니며, 한 종목의 주가를 흔들어 놓을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투자자를 뜻함

  



종목토론방에 ‘세력’, ‘주포’가 언급된 종목들이 다 작전주라는 건 아닙니다. 작전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밈(Meme)으로 쓰이기도 하거든요. 


이렇게 자주 보이는 단어지만, 작전은 장난처럼 얘기하기에는 참 무거운 주제입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남기거든요. 

세력이 개인투자자에게 주식을 떠넘기고 나오면서 주가는 폭락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점에 물리는 식으로 말이죠.


작전이 끝나고 난 뒤, 희생양이 된 종목의 주가가 예전의 높은 가격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작전에 당한 투자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주식을 처분하거나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



2006년 주식시장을 뒤집어 놓은 대표적인 작전주 ‘루보’의 경우, 2018년 3월, 상장폐지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세력이라는 사람들은 대체 언제, 어떻게 주식을 사서 시세차익을 얻는 걸까요? 개인투자자가 미리 알아챌 방법은 없는 걸까요?



작전, 스탠바이


작전이 시작되려면 세력이 주식을 미리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가격이 낮을 때 주식을 사두었다가, 나중에 가격을 올려 그 차익을 얻는 게 목적이니까요. 

그런데 일반 투자자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거래하고 있는 시장에서 갑자기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일 수는 없겠죠. 


이때 세력이 이용하는 방법이 ‘통정거래’입니다. 통정거래는 주식을 매수할 사람과 매도할 사람이 사전에 약속을 하고 일정 시간에 일정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 매도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이때 거래시간을 아주 정확하게 맞춰서, 빠르게 사고팔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 틈이 거의 없어요.


사실은 짜고 치는 거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호가 창을 보고 있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다르게 해석될 거예요. 

마치 이 회사의 주식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것처럼 보일 테니까요. 이런 방식을 통해 세력은 주식의 가격을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올리거나 내릴 수 있습니다.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종하는 거죠. 주식 은어로는 롤링(Rolling)이라고 부릅니다.

 


투자자를 무는 미끼

 

주식이 활발하게 거래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아무 이유 없이 오르는 주식에 큰돈을 베팅하기는 어렵겠죠. 

이들이 회사를 믿고 주식을 사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을 흔들 ‘이슈’가 필요합니다. 

흔히 ‘호재성 기사’ 또는 ‘증권가 찌라시’가 그 수단이 됩니다. 주식 은어로 펄(Pearl)이라고 불러요.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주가가 오르고 거래량이 많아지는 건 좋은 일이지만, 갑자기 그러면 의심이 들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비슷한 시점에 그 주식에 대한 호재성 기사까지 나면 의심은 자연히 줄어듭니다. ‘펄’은 교묘하게 투자자를 작전주로 유혹하는 미끼 역할을 하는 거죠.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기업에 ‘조회공시요구’를 보냅니다. 

최근에 주가가 급격하게 움직인 이유에 대해 기업이 공시하라는 뜻이에요. 어떤 풍문이나 기사가 주가에 영향을 끼친다고 의심될 때도 조회공시를 요구하곤 합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별도로 공지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는 공시로 답변해요. 




공시(公示)


증권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려면 운영의 효율성, 배분의 효율성, 정보의 효율성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깨지면 불공정한 시장이 됩니다.


공시는 정보의 효율성을 위한 수단입니다. 

공개적으로(公) 보여주다(示)라는 뜻으로, 기업이 사업내용이나 재무현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상황을 투자자 등 기업과 이해관계가 얽힌 이들에게 알리는 제도를 뜻하죠.


특히 상장기업의 경우, 주식시장에서의 가격과 거래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해 알려야 한다는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야 공정한 가격을 만들어갈 수 있어요.




그런데 최근 들어 호재를 알리는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뉴스나 증권가 찌라시 말고도 소문을 퍼뜨릴 곳이 더 많아졌거든요. 

작전도 과거의 방식에서 진화했어요. 실체는 더 희미해지고, 전략은 더 치밀해졌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에는 법무법인 대호의 이성우 변호사, 폴리데이터랩 이종욱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전세력의 근황과 불법 투자자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 이 기사는 경제적 대가 없이 어피티와 화난사람들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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