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불리기][나의 투자유산답사기] 아트테크, 믿을 수 있을까?



지난 시간에 저의 아트테크의 입문기를 소개해 드렸다면, 오늘의 주제는 ‘아트테크 투자 검토기’에 가깝습니다. 

저는 아트테크에 대해 열심히 알아본 뒤, 결국 투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 이유,

플랫폼의 안정성


수익률 측면에서 보자면, 앞으로의 거래량이 향후 작가의 호당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입니다. 

그래서 갤러리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건 투자자에게 좋은 신호예요. 제가 방문한 갤러리가 그중 하나였습니다. 

여러 백화점에 전시회를 오픈하고, 구매 편의를 위해 카드 할부까지 제공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거든요. 

비밀스럽게 접한 정보로는, 상장까지 노리고 있다고 했어요. 앞으로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라는 거죠.


하지만 아직 사업을 시작한 지 2년도 안 된 회사였습니다. 제가 갤러리나 미술 업계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이다 보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갤러리 자금 사정이 안 좋아져서 잠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죠. 


어떻게 보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회사의 수익이 도매로 싸게 그림을 들여와서 판매하거나 렌탈을 통해 받는 수수료에서 나오는데, 비슷한 구조의 업계를 보면 탄탄한 곳들이 많거든요. 

사실 증권회사, 암호화폐 거래소, 배달 대행업체, 소셜커머스 등 플랫폼도 구매자나 투자자를 중개해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니까요.


하지만 아직 아크테크 회사는 공식 금융투자업체가 아닙니다. 투자자금을 모집하고 수익을 내는 투자의 일종이라면 금융당국에 신고나 등록을 해야 하지만, 아직 등록된 업체는 없다고 해요. 만약 소유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접근했다가 손해라도 입으면 투자금을 돌려받는 등의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워요.


또 이 시장에 맞는 규제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사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기도 해요. 요즘도 비슷한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분위기인데요. 

시간이 지나면 고객들의 신뢰를 받은 갤러리가 어디인지, 옥석이 가려지겠죠? 



두 번째 이유,

거래의 안정성


안정성도 무시 못 할 부분 중 하나였어요. 제가 갤러리에 방문할 때만 해도 에스크로가 구축이 안 되어 있었거든요. 

에스크로는 투자자의 예치금을 다른 사업자가 아닌 금융기관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인데요. 

투자자를 보호하는 장치로 쇼핑몰 결제나 P2P 투자, 중고나라 거래 등 돈이 오가는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어요. 요즘엔 아트테크 회사에서도 도입하는 추세라고 해요.


P2P 투자에 대해 소개해 드릴 때도, 제일 위험한 건 ‘돈을 빌린 회사가 임의로 돈을 운용할 수 있는 구조’라고 얘기를 드렸었죠.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이에요. 에스크로 시스템이 구축되고 나면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수익률은 낮아지겠지만, 1%의 수익률 차이로 내 투자자금 전체가 위험해지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그 외에 현실적인 고민도 있었습니다. 작품을 구매해 다른 곳에 렌탈해줬다가 훼손되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작가에게 기존 작품과 비슷한 작품을 새로 의뢰하거나,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해당 작가의 다른 그림을 줄 수 있다지만, 정말 내 마음에 들어 매입한 작품이라면 그걸로 마음이 풀릴까요? 저에게는 이 점이 조금 아쉬웠어요.



세 번째 이유,

아트딜러의 전문성


갤러리에는 아트딜러와 큐레이터가 있습니다. 판매나 렌탈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아트딜러와 큐레이터는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컨설팅 능력이 모두 요구되는 직업이에요. 저는 이분들의 역량도 잘 확인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작품의 스토리텔링을 잘해야 고객이 늘어날 수 있을 테니까요.

작품의 가격에는 작가의 인지도, 작품의 인기, 구매자 취향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제와 시대적 유행, 미술품 시장의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분들의 전문적인 역량이 중요해요.


하지만 제가 방문한 갤러리에서는 작가의 작품 세계나 작품 재료 등에 대한 설명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일단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만나는 큐레이터의 설명과 비교가 되어서 믿을 만한 곳일까 하는 걱정이 컸어요. 최소 금액이 1,000만 원 정도로 고가의 상품이다 보니, 그 작품에 대한 정보와 가치를 잘 설명해줘야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죠.


여담이지만, 언젠가 갤러리에 중견 작가가 직접 나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이 시간이 저에게는 훨씬 더 와 닿았습니다. 

작가와의 만남으로 작품의 의도에 깊게 공감하면서, 작품을 구매하거나 렌탈하는 데 좀 더 마음을 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갤러리에서도 이런 이벤트를 통해 홍보 창구와 수입원을 다양화하면, 사업의 리스크가 적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죠.



아트테크를

돌아보며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그래도 아트테크는 꽤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무엇보다 미술 작품 실물에 투자하는 거니까요. 

갤러리에 방문해 실제로 걸려있는 그림들을 보니, 사이트에 걸려있던 사진과 또 다른 웅장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림의 크기, 색과 표현, 재료가 주는 느낌이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소장하고 싶은 그림들이 있을 정도였죠. 

여유만 있다면 인테리어 겸 시세차익 용도로도 작품을 구매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품을 비전문가인 개인이 재테크의 일환으로 접할 수 있다는 건 확실히 예전과는 많이 모습이죠. 

지난주에 아트테크의 매력에 대해 알려드리면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이 많이 계실 텐데요.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좋은 점들을 충분히 인지한 뒤, 투자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