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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불리기[금투자] 질척이는 구애인 같은 금?

질척이는 구애인 같은 금?

글, 수진


오늘부터 대표적인 안전자산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금, 미국 달러, 채권이 그 주인공인데요. 각 자산별 특징과 위험, 그리고 투자법을 알아볼게요. 

첫 번째 주인공은 ‘금’입니다 


‘안전자산’하면 많이들 떠올리는 자산은 금입니다. ‘요즘같이 시장 변동성이 높을 때는 금 같은 안전자산이 최고’라거나, ‘금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투자하기에 좋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익숙한 말들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대체 왜 금을 두고 안전자산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옛날 옛적부터 내려온 금의 인기


금은 인류 역사의 오랜 시간 동안 인기가 많았습니다. 형태가 쉽게 변하지 않아서 보관하기도 좋았고, 반짝이는 특성 덕분에 장신구로서도 사용됐어요. 


게다가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흔한 돌멩이와 달리 희귀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금은 기원전 500년대부터 오랜 기간 화폐의 역할을 해왔어요.

금, 어떻게 사용될까? 


현재, 채굴돼서 땅 위에서 돌아다니는 금의 양은 20만 톤입니다. 이중 절반 정도가 귀금속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이외에 기업을 포함한 개인투자용 금이 22%, 각국 중앙은행의 보유량이 17%, 기타(원자재 등) 용도로 사용되는 게 15%예요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각국 중앙은행의 보유량인데요. 금이 더 이상 화폐 역할을 하지 않고 금본위제도 해제됐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의 정부는 금을 어느 정도 갖고 있습니다. 금 보유량이 가장 많은 정부는 미국 정부로, 무려 8,133톤을 가지고 있어요. 


귀금속, 원자재, 화폐로 사용되면서 오랫동안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 개인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 바로 이런 특징 덕분에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지위를 얻었습니다. 

옛날 옛적, 금이 화폐이던 시절


금은 오랜 시간 동안 인류의 화폐였습니다. 처음에는 금 자체를 화폐로 사용했어요. 그런데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보관이 어렵고 휴대하기에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금을 대체하는 ‘금 보관증’을 사용했던 것이 종이 화폐의 시초예요. 


처음 나타난 종이 화폐는 금의 ‘교환권’ 개념이었어요. 금의 양만큼만 화폐를 발행할 수 있었고, 화폐를 가져가면 은행에서 금으로 교환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금과 돈을 교환해주는 행위를 ‘금태환’이라고 하고, 금태환을 통해 돌아가는 경제 시스템을 ‘금본위제’라고 합니다. 금본위제 아래서는 금을 가진 만큼만 화폐를 찍어낼 수 있어요. 

달러와 금이 헤어질 때


1971년,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금본위제가 해제됐습니다. 결정적인 원인은 찍어낸 화폐에 비해 금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당시 여러 정치 역사적 상황이 맞물렸는데요. 결정타는 베트남 전쟁이었습니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은 국채를 발행해서 전쟁자금을 끌어모았어요. 


시간이 지나자, 미국 국채를 샀던 나라들이 ‘국채를 돌려줄 테니까 금을 달라’는 금태환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국채를 발행해 빌렸던 돈만큼 금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고심하던 미국은 금태환 정지를 선언했습니다. ‘화폐량만큼 금을 보유하는 것이 어려우니까 금과 화폐의 관계를 끊어버리자’는 결론을 내린 거예요. 국채나 미국 달러를 가지고 와도 금으로 돌려주지 않겠다고 말한 거죠. 


금본위제 시대가 끝난 지금, 금의 양에 상관 없이 달러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오랜 기간 인류의 화폐였던 금은 화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어요. 

금을 비유하자면, 질척이는 구애인?


금본위제는 끝났지만 금이 인류와 연을 쉽게 끊을 수는 없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너무 오랫동안 귀중한 자산이었거든요. 


인류도 금을 그냥 보내줄 수가 없었어요. 전쟁 같은 사회적 혼란이나 극심한 경제위기가 올 때마다 시장에서는 신용을 잃은 종이 화폐보다 금이 실제로 사용되곤 했어요.


이제 금은 매력적인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금은 종이 화폐 주변을 빙빙 돌면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어요. 언제든, 종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 금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을 주면서요. 

여전한 금의 인기


오늘은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면모를 살펴보았습니다. 금은 인류 역사상 오랫동안 화폐로 자리 잡으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는데요. 이제는 더 이상 화폐의 기능을 하지 않지만 투자자산, 대체화폐, 귀금속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안전자산이랍니다. 


그렇다면 금은 경제가 불안할 때도 안전한 투자자산일까요? 다음 주에는 경제가 불안할 때 금값이 어땠는지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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