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달러, 그 오묘한 관계
글, 수진
👉 지난화 보러가기
과거에는 금본위제 아래서 정부가 금 가격을 통제해왔습니다. 개인이 금을 자유롭게 사고파는 것도 어려웠어요.
시대가 바뀌며 금본위제가 사라졌고, 금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달러예요.
금과 달러의 오묘한 관계. 금에 투자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하는 이 내용을 오늘 함께 알아볼게요!
금 사려고? 달러 갖고 왔지?

출처: 네이버
국제 시장에서 금은 달러로만 사고팔아요. 그래서 국제 금은 가격도 달러로 표시돼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금 가격 시세를 보면, 국제 금과 별개로 국내 금에 대한 시세가 따로 나와 있습니다. 국내 금값은 국제 금값에 원·달러 환율을 적용한 금액이에요.
가끔 ‘국제 금값은 떨어졌는데 국내 금값은 덜 떨어졌다’라는 뉴스가 나오는데요. 원·달러 환율이 반영됐기 때문이에요. 국제 금값이 뚝 떨어져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금값은 그보다 적게 떨어지곤 합니다.
금: 네가 오르면 내가 떨어져
달러의 가치가 빠르게 오를 때는 금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요. 달러 가치가 오르면, 1달러로 살 수 있는 금의 양이 더 많아집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금 가격이 내려가는 거예요.
또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 금을 살 때 부담이 늘어납니다. 국제시장에서 금을 사려면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처럼 달러 이외의 통화를 사용하는 경우를 가정해볼게요.
- 한국인 ‘어피티’가 국제 시장에서 금을 사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합니다
- 이때, 달러가 비싸다면(원·달러 환율이 높다면) 금의 가격이 변하지 않더라도 어피티는 더 많은 원화를 내고 금을 사야 해요
- 결국 금을 사려 할 때 부담이 커져 수요에 영향을 줍니다
달러: 너는 이자 안 주잖아!
달러 몸값이 올라가면 금의 인기가 떨어지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를 주는 달러와 달리, 금에는 이자가 없다는 점이에요.
미국 기준금리 상승기에는 달러의 인기가 높습니다. 달러는 안전자산인데다 기준금리가 올라 이자도 더 많이 쳐준다니까 너도나도 달러 자산을 가지려고 달려들어요.
이렇게 달러를 찾는 수요가 커질 때 상대적으로 금의 인기는 낮아져요. 금을 팔아서 달러를 사는 사람이 늘기도 하고, 금에 투자하려던 사람이 달러를 사기도 하거든요.
금융위기 때 금 가격은?
이번에는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했던 시기의 달러와 금 가격을 살펴볼게요. 각 자산의 가격이 결정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지만, 큼직한 맥락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설명할게요.
이제 2008년 금융위기 때 달러와 금 가격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금 가격은 런던금은시장연합회(LBMA)의 종가, 달러는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를 가지고 비교할게요.

출처: macrotrends
2008 세계금융위기는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이 터지면서 시작했습니다.
👉 2008 세계금융위기를 더 알고 싶다면? 지난 머니레터 보러가기
세계금융위기의 전조가 있었던 2007년부터 경제가 회복되던 2012년까지, 금값은 전반적으로 오르는 양상을 보였어요.
그런데, 2008년 후반에 달러 인덱스가 치솟고 금값이 급락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달러를 끌어모으자!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합니다. 리먼브라더스는 세계 미국 4위의 대형 투자은행이었습니다. 거대한 투자은행의 파산으로 투자 시장은 얼어붙었어요.
그 결과, 달러의 수요가 확 늘어납니다. 경제 위기가 오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의 인기가 높아진 거예요.
경제 위기가 오면 유동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돈의 흐름이 꽉 막히는 건데요. 은행은 대출문을 꽁꽁 닫았고 개인은 물론 금융 기관들도 언제 자금 부족이 심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달러를 갖고 있으려는 심리는 더욱 강해졌고, 부실 대출마저 속출했습니다. 일부 은행에서는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유하고 있는 금을 시장에 팔기까지 했어요.
이런 일들이 한 번에 일어났던 게 그래프에서 표시한 시점이랍니다. 달러의 수요는 확 늘었고, 시장에 금이 풀렸어요. 자연스럽게, 달러의 가격은 치솟고 금값은 뚝 떨어졌습니다.
이런 고달러 저금값은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확 낮추고 시장에 돈을 풀면서 완화되었습니다.
비슷한 일이 코로나19 때도 나타났어요

출처: macrotrends
도표에서 회색 부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초반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2008 금융위기 때처럼 금 가격이 급락하는 순간이 보일 거예요. 반대로, 달러인덱스는 치솟고요.
2008 경제 위기와 비슷하게 시장이 엄청나게 불안해지자, 모두 달러를 쟁여놓기 시작합니다. 달러의 수요가 확 늘어나고 금값이 폭락한 이유예요.
다시 살아나는 금값
금값은 2020년 6월부터 엄청난 속도로 치솟습니다. 몇 달 전 폭락이 무색할 정도였어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확 내린 영향이 컸습니다. 시장에 달러가 너무 많이 풀리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졌고, 시장에 넘치는 달러는 ‘안전자산’이라는 금 시장으로 흘러갔어요.
또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 모으기 시작한 거예요. 팬데믹의 충격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국제 정세가 위태로우니까, 한 나라의 경제 사정에 영향을 덜 받는 금의 인기가 높아졌어요.
금, 이제 덜 낯설게 느껴지나요?
오늘은 세계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때의 금 가격을 알아보았어요. 금 투자에 뛰어들기 전에, 금 가격과 달러의 관계가 어떠한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몇 주간에 걸쳐 투자자산으로 ‘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도 걱정 마세요. 다음 주에는 투자 전문가, 쿼터백이 알려주는 ‘금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올게요.
어피티의 코멘트
수진: 달러 가치를 볼 때 달러인덱스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달러 가치는 상대적이기 때문이에요. 주요 여섯 국가 통화와 비교해서 미국 달러의 상대적인 가치가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보자는 거예요.
금과 달러, 그 오묘한 관계
글, 수진
👉 지난화 보러가기
과거에는 금본위제 아래서 정부가 금 가격을 통제해왔습니다. 개인이 금을 자유롭게 사고파는 것도 어려웠어요.
시대가 바뀌며 금본위제가 사라졌고, 금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달러예요.
금과 달러의 오묘한 관계. 금에 투자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하는 이 내용을 오늘 함께 알아볼게요!
금 사려고? 달러 갖고 왔지?
출처: 네이버
국제 시장에서 금은 달러로만 사고팔아요. 그래서 국제 금은 가격도 달러로 표시돼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금 가격 시세를 보면, 국제 금과 별개로 국내 금에 대한 시세가 따로 나와 있습니다. 국내 금값은 국제 금값에 원·달러 환율을 적용한 금액이에요.
가끔 ‘국제 금값은 떨어졌는데 국내 금값은 덜 떨어졌다’라는 뉴스가 나오는데요. 원·달러 환율이 반영됐기 때문이에요. 국제 금값이 뚝 떨어져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금값은 그보다 적게 떨어지곤 합니다.
금: 네가 오르면 내가 떨어져
달러의 가치가 빠르게 오를 때는 금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요. 달러 가치가 오르면, 1달러로 살 수 있는 금의 양이 더 많아집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금 가격이 내려가는 거예요.
또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 금을 살 때 부담이 늘어납니다. 국제시장에서 금을 사려면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처럼 달러 이외의 통화를 사용하는 경우를 가정해볼게요.
달러: 너는 이자 안 주잖아!
달러 몸값이 올라가면 금의 인기가 떨어지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를 주는 달러와 달리, 금에는 이자가 없다는 점이에요.
미국 기준금리 상승기에는 달러의 인기가 높습니다. 달러는 안전자산인데다 기준금리가 올라 이자도 더 많이 쳐준다니까 너도나도 달러 자산을 가지려고 달려들어요.
이렇게 달러를 찾는 수요가 커질 때 상대적으로 금의 인기는 낮아져요. 금을 팔아서 달러를 사는 사람이 늘기도 하고, 금에 투자하려던 사람이 달러를 사기도 하거든요.
금융위기 때 금 가격은?
이번에는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했던 시기의 달러와 금 가격을 살펴볼게요. 각 자산의 가격이 결정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지만, 큼직한 맥락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설명할게요.
이제 2008년 금융위기 때 달러와 금 가격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금 가격은 런던금은시장연합회(LBMA)의 종가, 달러는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를 가지고 비교할게요.
출처: macrotrends
2008 세계금융위기는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이 터지면서 시작했습니다.
👉 2008 세계금융위기를 더 알고 싶다면? 지난 머니레터 보러가기
세계금융위기의 전조가 있었던 2007년부터 경제가 회복되던 2012년까지, 금값은 전반적으로 오르는 양상을 보였어요.
그런데, 2008년 후반에 달러 인덱스가 치솟고 금값이 급락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달러를 끌어모으자!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합니다. 리먼브라더스는 세계 미국 4위의 대형 투자은행이었습니다. 거대한 투자은행의 파산으로 투자 시장은 얼어붙었어요.
그 결과, 달러의 수요가 확 늘어납니다. 경제 위기가 오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의 인기가 높아진 거예요.
경제 위기가 오면 유동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돈의 흐름이 꽉 막히는 건데요. 은행은 대출문을 꽁꽁 닫았고 개인은 물론 금융 기관들도 언제 자금 부족이 심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달러를 갖고 있으려는 심리는 더욱 강해졌고, 부실 대출마저 속출했습니다. 일부 은행에서는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유하고 있는 금을 시장에 팔기까지 했어요.
이런 일들이 한 번에 일어났던 게 그래프에서 표시한 시점이랍니다. 달러의 수요는 확 늘었고, 시장에 금이 풀렸어요. 자연스럽게, 달러의 가격은 치솟고 금값은 뚝 떨어졌습니다.
이런 고달러 저금값은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확 낮추고 시장에 돈을 풀면서 완화되었습니다.
비슷한 일이 코로나19 때도 나타났어요
출처: macrotrends
도표에서 회색 부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초반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2008 금융위기 때처럼 금 가격이 급락하는 순간이 보일 거예요. 반대로, 달러인덱스는 치솟고요.
2008 경제 위기와 비슷하게 시장이 엄청나게 불안해지자, 모두 달러를 쟁여놓기 시작합니다. 달러의 수요가 확 늘어나고 금값이 폭락한 이유예요.
다시 살아나는 금값
금값은 2020년 6월부터 엄청난 속도로 치솟습니다. 몇 달 전 폭락이 무색할 정도였어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확 내린 영향이 컸습니다. 시장에 달러가 너무 많이 풀리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졌고, 시장에 넘치는 달러는 ‘안전자산’이라는 금 시장으로 흘러갔어요.
또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 모으기 시작한 거예요. 팬데믹의 충격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국제 정세가 위태로우니까, 한 나라의 경제 사정에 영향을 덜 받는 금의 인기가 높아졌어요.
금, 이제 덜 낯설게 느껴지나요?
오늘은 세계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때의 금 가격을 알아보았어요. 금 투자에 뛰어들기 전에, 금 가격과 달러의 관계가 어떠한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몇 주간에 걸쳐 투자자산으로 ‘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도 걱정 마세요. 다음 주에는 투자 전문가, 쿼터백이 알려주는 ‘금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올게요.
어피티의 코멘트
수진: 달러 가치를 볼 때 달러인덱스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달러 가치는 상대적이기 때문이에요. 주요 여섯 국가 통화와 비교해서 미국 달러의 상대적인 가치가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보자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