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61.8% “이전보다 책을 더 많이 읽어요”

글, 어피티

어피티가 1,041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독서, 얼마나 하고 계신가요?”


※ 2024년 8월 23일부터 8월 29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1041명 참여


최근 지하철에서는 책 읽는 사람을 보기가 힘들어요. 2023년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연간 독서량이 3.9권으로 줄었다고 하죠. 그런데 올해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어요. 독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일까요? 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아 MZ세대의 독서 생활을 알아봤어요.


MZ세대의 3개월 간 1인당 평균 독서량은 약 5.6권


최근 독서 습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61.8%가 최근 몇 년간 독서량이 ‘증가했다’고 답변했어요. ‘변함없다’는 응답은 24.6%, ‘감소했다’는 응답은 13.0%로 나타났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0.6%에 그쳤어요. 자기계발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높아지며, 독서의 역할도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 국민(성인) 평균 독서량에 비하면 MZ세대의 독서량은 높아요.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들은 1년간 평균 3.9권의 책을 읽었으며, 종이책 독서량은 1.7권에 그쳤는데 MZ세대의 3개월간 독서량을 조사한 결과, 1인당 평균 독서량은 약 5.62권으로 나타났어요. 성인 전반의 독서량 감소와는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MZ세대가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MZ세대가 생각하는 국민 독서량 감소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성인의 독서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주된 이유로는 ‘스마트폰 및 다양한 디지털 매체의 증가’(77.6%) 때문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어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책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시작한 거죠. 또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4.5%, ‘독서에 대한 흥미 감소’가 12.5%로 나타나, 바쁜 일상과 독서에 대한 흥미 자체가 낮아진 것도 한 몫한다는 답변이 있었어요.


MZ세대가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여가 및 취미 활동’(657명)과 ‘자기계발 및 성장’(648명)으로 나타났어요. ‘지식 습득’(476명) 역시 중요한 독서 이유로 꼽혔고, ‘스트레스 해소’(267명)와 ‘학업 또는 업무 관련’(118명)은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을 보였어요. 

MZ세대는 어떤 책을 읽을까요?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소설의 높은 인기예요. 48.9%가 주로 ‘소설’을 읽는다고 답했거든요. 그 다음으로는 ‘자기계발서’(16.9%)와 비즈니스/경제서’(15.8%)가 뒤를 이었고, ‘에세이’(10.2%)와 ‘학술서적’(3.8%)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어요.


주목할 만한 결과도 있었어요. 웹툰이나 웹소설을 독서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63.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거든요. 소설이 독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웹툰이나 웹소설에 대한 인식은 조금 다른 것으로 보여요. 

책을 구매할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은 무엇인지를 물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단연 ‘책의 내용이나 주제’였어요. 888명이 선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거든요. 책을 읽는 독자들은 겉모습이나 외부 요인보다는 책의 본질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어요. 자신의 관심사와 필요에 맞는 책을 찾는 거죠. 2위와 3위를 차지한 것은 각각 ‘작가’(368명)와 ‘추천사 또는 리뷰’(363명)였는데 작가의 명성이나 이전 작품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중요한 선택 기준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책을 구매하는 MZ세대의 습관은 ‘온라인의 약진, 그러나 오프라인도 건재함’으로 정리할 수 있어요. 책을 구입하는 주된 경로를 중복 선택하도록 하여 물었더니 온라인 서점이 689번 선택돼 두 번째로 높은 응답을 받은 ‘도서관 대여’(478번 선택)를 크게 앞섰거든요. ‘오프라인 대형 서점’도 421번이나 선택돼 직접 책을 보고 고르는 경험에 대한 선호가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그렇다면 종이책과 전자책을 비교하면 어떨까요?  종이책 이용이 71.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전자책 이용률도 27.5%에 달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어요. 전자책만의 장점이 점차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인데, 휴대성, 저장공간 효율성, 구매하고 바로 받아볼 수 있다는 점 등이 전자책을 선택하게 만들죠. 


국민 독서율 증가의 해답은 TV와 아이돌?


독서율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설문 응답자 중 30.7%가 ‘독서 친화적인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꼽았는데요. 특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응답자들이 MBC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프로그램을 언급했다는 거예요. 미디어가 독서 문화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대중 매체를 통한 독서 촉진 프로그램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독서를 일상적인 활동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M세대 제이님은 이런 의견을 주셨어요. “제가 어렸을 때 TV에서 방영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 덕분에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책을 사고 읽는 분위기가 생겼죠. 지금도 유명인이나 아이돌이 읽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10~20대 팬들도 따라 읽는 걸 볼 수 있어요. 정부 지원도 좋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책 읽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독서율이 올라갈 것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비슷한 의견을 주신 다른 분들도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방송 당시의 열기를 잘 기억하고 계셨어요. 그 프로그램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전보다 책을 더 자주 읽게 되었다고 회상하셨죠. 최근 여자 아이돌 그룹 멤버 ‘장원영’의 취미가 독서라는 인터뷰가 공개되며, 10대 사이에서 책을 따라 읽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많은 분들이 해 주셨어요.


그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정책은 ‘도서 구매 지원금 또는 할인 쿠폰 제공’(22.9%)과 ‘공공 도서관의 시설 및 서비스 확충’(22.3%)이었어요. 독서에 대한 경제적, 물리적 접근성 둘 다 높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돼요.


한편, 공공 도서관 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둘로 나뉘었어요. 도서관의 수를 늘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과 기존 도서관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새로운 도서관을 건축학적,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지어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렸어요.


Z세대 이양고님은 “최근 건축학적, 미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도서관을 설립하는 풍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멋지고 큰 도서관 하나를 짓는 돈으로 각 지자체에 공공 도서관을 여러 개 설립하는 것이 실제 도서관 이용에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저 역시 집과 가까운 도서관을 선호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도서관의 접근성 향상에 대한 의견을 주었어요.


M세대 봉봉님은 “과거 노후화됐던 도서관을 기억하고 꺼리는 시민이 많아요. 하지만 요즘 지어진 쾌적한 신축 도서관을 한번 가보면 휴일에 가볍게 방문하거나 독서를 하고 싶은 마음도 들죠. 낡은 도서관 리모델링과 신축 도서관 건설이 독서에 대한 관심을 이끌 것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MBC의 ‘느낌표’라는 방송프로그램 코너였어요. 2001년에서 2003년 사이에 방영됐고, 실제로 어마어마한 독서열풍을 불러일으켰죠. 당시 학창시절을 보냈거나 독서에 관심이 깊으셨던 분들은 그에 대한 향수가 있을 거예요. 선정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됐고 학교에서도 권장해서 한 세대가 같은 책을 읽은 공통기억이 생겼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TV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아요. 정보채널이 굉장히 파편화됐죠. 과연 어떤 채널이 예전 TV처럼 강력하게 독서 분위기를 조성할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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