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에게 음악, 그리고 K-POP이란?

글, 어피티

어피티가 241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음악, 어떻게 즐기시나요?”


※ 2024년 11월 8일부터 11월 14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241명 참여


블랙핑크 출신 가수 로제의 신곡 ‘APT’가 계속해서 입에 맴도는 요즘이에요. 이 곡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세계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다시 한번 K-POP의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어요. ‘APT’와 같이 중독성 있는 훅과 신나는 비트의 음악은 스트레스를 뻥 날려주죠. 한편, 잔잔한 멜로디의 음악은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해요.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음악, MZ세대는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설문 조사를 통해 자세히 알아봤어요.

MZ세대 53%,
음악은 유튜브로 들어요

 

MZ세대가 음악을 감상하는 플랫폼은 ‘유튜브’가 53.1%로 압도적이었어요.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과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29.9%, ‘멜론’, ‘플로’와 같은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가 15.4%로 그 뒤를 이었죠. ‘CD’나 ‘바이닐’은 0.8%에 그쳤어요.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가 음악 감상 플랫폼으로서 강세를 보이는 건 장르, 가수, 분위기별로 음악을 엄선해 묶어 놓은 플레이리스트 영상의 인기 덕분으로 보여요. 뮤직비디오, 직캠, 커버 영상 등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유튜브의 장점이고요. 반면, 국내 스트리밍 앱은 월정액 요금제라는 진입장벽이 있고, 글로벌 트렌드가 다소 늦게 반영된다는 한계가 있어요. 또한, 유튜브처럼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도 점유율 하락의 원인으로 볼 수 있죠.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방식에서도 유튜브의 영향력이 드러나요. 가장 많은 응답자가 ‘알고리즘 추천’(190명)으로 새로운 음악을 발견한다고 답했거든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신곡 발매’(133명), ‘친구나 SNS 추천’(89명)으로 새로운 노래를 접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한편, ‘라디오나 TV 방송’(22명)의 영향력은 크게 줄었어요. 


때로는 ‘소비’, 때로는 ‘참여’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즐겨요

MZ세대의 일상에는 언제나 음악이 함께해요.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0.5%가 일하거나 공부할 때 음악을 듣는다고 답했어요. ‘가끔 그렇다’가 50.6%, ‘항상 그렇다’가 29.9%였죠. 음악을 들으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긴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을 통해 특정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음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여요. 챌린지와 숏폼 영상 문화에 대해 응답자의 55.2%가 ‘보기만 한다’고 답했고, ‘관심 없다’(18.7%)와 ‘인기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13.7%)는 응답도 적지 않았거든요. 새로운 형태의 음악 콘텐츠가 SNS를 통해 활발히 공유되고 있지만, 대부분 음악을 ‘소비’하는 것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음악을 즐기는 방식은 ‘참여’ 문화에 더 가까워요. 응답자의 73%가 노래를 직접 부르기 위해 노래방을 방문한다고 답했고, 지난 1년간 1회 이상 콘서트나 음악 페스티벌에 참여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절반이 넘었어요(53.5%). 그중에선 6회 이상 참여한 사람도 5.4%로 적지 않았고요요. 이처럼 MZ세대는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었어요. 


K-POP의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해요


그렇다면 선호하는 음악의 장르는 어떨까요? ‘K-POP’(47.3%)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 ‘팝’(22.4%)이 그다음을 차지했어요. ‘클래식과 재즈’(9.5%), ‘힙합과 R&B’(7.5%), ‘J-pop’(4.2%)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었고, ‘기타 장르’(9.1%)도 적지 않았죠. 음악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음악의 취향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줘요.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K-POP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물어봤어요. 가장 많은 응답자가 ‘강렬한 퍼포먼스와 비주얼’(53.9%)을 K-POP의 매력으로 꼽았어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가사’(17.4%), ‘다양한 콘텐츠와 팬과의 소통’(12.5%)도 K-POP의 강점으로 보고 있었고요. 


최근에는 국내 연예기획사가 제작했지만 외국에서 더 많이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 한국인 멤버보다 외국인 멤버가 많은 아이돌 그룹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가수들의 노래도 K-POP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응답자의 31.5%는 ‘제작과 프로듀싱을 한국에서 하면 K-POP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어요. ‘주 활동 무대에 한국이 포함되느냐에 달렸다’는 응답도 24.9%나 되었죠. ‘외국인 멤버 비중이 크면 K-POP이 아니다’라고 본 응답자가 단 5%에 불과한 것은 주목할 만해요. 아이돌 그룹 멤버의 주된 국적보다는 혹독한 트레이닝 시스템, 퍼포먼스 중심의 음악, 팬덤 문화 등이 K-POP의 본질로 받아들여지는 거예요. 실제로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의 K-POP 대표 그룹도 그러한 스탠더드를 따라 탄생했죠. 이제는 K-POP를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점이에요.

그러나 K-POP 산업에는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도 있어요. ‘팬을 대상으로 하는 지나친 상업화’(20.8%)와 ‘외모 강박 조장’(20.3%)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죠. ‘악성 댓글 및 사생팬으로부터의 아티스트 보호’(17.8%), ‘미성년 연습생 및 아티스트트 보호 강화’(17.0%)도 중요한 문제로 꼽혔고요. ‘환경적 지속 가능성 고려’(11.2%)와 ‘소속사의 투명한 운영’(9.6%)에 대한 요구도 있었어요.


인상적인 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답변이 고르게 분포되었다는 점이에요. K-POP 산업이 빛나는 만큼, 어두운 그림자도 강하게 드리운 거예요. Z세대 성민 님은 “10대 아이들이 여자 아이돌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건강에 유해한 방법으로 마른 몸매를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완벽한 외모는 여자 아이돌에게 특히 더 엄격한 기준으로 적용되는데, 이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을 줄 거예요.”라며 외모 강박 조장의 심각성을 지적했어요. 


연예기획사의 팬 대상 상업화 문제는 15년간 팬덤 활동을 해 온 M세대 아토 님의 의견에서 잘 드러나요. “리허설에 불과한 ‘사운드 체크’를 관람할 수 있는 입장권을 따로 팔아요. 높은 가격의 입장권을 보면서 팬을 ‘돈줄’로만 보는 것 같아 회의감이 들었어요.”


팬 대상 상업화 문제는 환경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요. 팬 사인회나 이벤트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앨범과 굿즈를 무분별하게 구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Z세대 복실 님은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앨범을 사지만, 여러 버전의 앨범과 수십 종의 포토카드를 모으는 건 큰 부담이에요. 특히 영상 통화 이벤트 참여권을 얻기 위한 앨범 사재기는 똑같은 앨범을 수십장 사고 버리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해요.”라고 말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MZ세대의 답변을 통해 음악을 즐기는 취향과 방식에서부터 K-POP의 빛과 그림자까지 짚어봤어요. 한국의 대중음악인 K-POP이 오래 사랑받기 위해서는 팬의 순수한 관심과 사랑을 아껴줘야 해요. 연예 기획사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팬덤 문화와 환경을 지키는 지속 가능한 운영 방식을 고민해야 하고요. 좋은 음악이 주는 감동과 즐거움이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을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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