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인간관계에서 ‘가치관과 취향’이 제일 중요해

글, 어피티


어피티가 1,206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인간관계를 선호하나요?”


※ 2024년 4월 5일부터 4월 17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1,206명 참여

인간관계는 우리의 삶 그 자체예요.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동료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되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 그 과정에서 오해와 갈등을 겪기도 하고, 위로와 공감을 얻기도 해요. 우리는 평생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되기 때문에 늘 관계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어요. 해를 거듭하며 나이를 먹을수록 어떤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지, 나는 상대방에게 어떤 존재로 남고 싶은지 자꾸만 생각하게 되거든요. 


과연 MZ세대는 인간관계에서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또, 어떤 기준으로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MZ세대의 인간관계, 절반 가까이 ‘힘들다’ 느껴

설문조사 결과, MZ세대의 97.4%가 인간관계가‘힘들다’고 답했어요. 구체적으로 ‘매우 자주 느낀다’가 9.3%, ‘자주 느낀다’가 35%, ‘보통이다’가 22.7%, ‘가끔 느낀다’가 30.4%였고,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2.6%에 그쳤어요. 


인간관계가 힘들다고 답한 1,175명을 대상으로 그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가장 많은 46.4%가 ‘성격과 가치관 차이’를 선택했고, 다음으로 ‘소통의 어려움’(22%), ‘시간과 에너지 부족’(14.2%)을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유로 꼽았어요.


인간관계에 대한 MZ세대의 고민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MZ세대는 앞으로 사람들과 어떤 방식으로 지내고 싶어 할까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이 정도 관계가 ‘딱 좋아’

MZ세대가 앞으로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할지 혹은 축소하고 싶어 할지, 아니면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며 관계를 확장하고 싶어 할지 자세하게 질문했어요. 우선,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었는데 가장 많은 응답자가 ‘중요한 날이나 기념일을 기억하고 축하해 준다’를 선택했고, 이어서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소통한다’, ‘어려움이나 문제가 있을 때 도움을 주고받기’순으로 선택을 받았어요. 


최근, ‘브라이덜 샤워(결혼 전 예비 신부를 위한 축하 파티)’ 문화와 생일 축하 모임 등을 위한 파티룸 같은 공간대여 시설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번 설문 조사 결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요. SNS에서 기념일 날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축하를 받았는지 자랑하고 인증하는 사진이 유행하면서, 기념일에 ‘사진으로 기록할 만한 순간’을 선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어요.


사람들과의 관계를 확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 결과, 가장 많은 참여자가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어요. 다음으로 ‘직장이나 학교 내에서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모임에 참여한다’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어요. MZ세대가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실제로 앞으로의 인간관계 방향성에 관해 묻는 질문에서도 ‘현재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라는 대답이 53.6%로 과반을 차지했어요. 한편, ‘현재의 관계를 정리하고 축소하고 싶다’라는 답변은 4.2%에 불과해 MZ세대 대부분이 현재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렇다면 MZ세대의 인간관계는 주로 어디에서 만들어졌을까요? ‘직장 혹은 업무 관련’이 1위를 차지했고 ‘학교’도 그다음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어요. 흔히 ‘학연’, ‘지연’, ‘혈연’으로 한데 묶어 자주 언급되는 관계 중 ‘지연’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한 것이 주목할 만 해요. ‘취미 활동 및 동호회’에서 인간관계를 맺었다고 답한 응답이 ‘같은 지역, 동네’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았거든요. MZ세대는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보다 취미 활동이나 공통점이 맞는 사람과 서로 더 잘 통한다는 것을 의미해요.

MZ세대, 친구 선택 기준은 ‘가치관과 취향’

설문 조사 결과, MZ세대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치관과 취향’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친해지기 편한 사람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 ‘나와 가치관이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라고 답한 비율이 86.5%로 압도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고, 반대로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을 묻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도 61.1%가 ‘나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친구가 되기 힘들다고 대답했어요. 


서로 비슷한 가치관이나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워요. 공감대를 기반으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깊은 유대감을 얻을 수 있기에 MZ세대는 인간관계에서 가치관과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로 보여요.

그래서 MZ세대는 ‘같이 있을 때 즐겁고 말이 잘 통하는 것’(35.8%)이 친구나 지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관계’(20.9%)와 ‘개인의 차이와 경계를 존중할 수 있는 관계’(18.3%)를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서도 ‘가치관과 취향’을 중요시하는 특징이 드러나요. 


이번 설문에서 재미있는 점은, 주관식 응답자 열 명 중 한 명꼴로 ‘시간’을 언급했다는 거예요. 함께 있을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관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겨우 시간 내어 만났는데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지 않다면 시간 낭비나 다름없다고 느낀다는 공통된 의견이었어요. 다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질 만큼 별로인 관계는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요.


이에 대해 M세대 지유 님은 “꼭 가치관이나 생각이 같을 필요는 없어요. 저와 반대되는 생각이더라도 상대방의 의견이 흥미롭다면 더 들어보고 싶고 함께 대화하는 시간도 의미 있더라고요. 결국, 그 관계를 깊이 있게 이어나갈지 말지는 저 스스로 그 사람에게 시간을 얼마나 투자하고 싶은지 느끼는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어요. 


또, 많은 분이 과거에 같은 학교에 다니거나 가까운 동네에 살며 친해졌던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보내주셨어요. 대화를 하면서 어느 순간 불편함을 느꼈다거나 만나도 즐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해요. 이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는 한편, 만나서 신경 쓰고 스트레스받을 바에는 마음 맞는 소수의 사람과 알차게 시간을 보내겠다고 다짐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M세대 심희 님도 “같은 학교나 직장에서 만난 친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비슷한 취향과 공감대 덕분에 친해졌는데 나이 들면서 여러 가지로 상황이 달라졌어요. 그 과정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만 주변에 남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만났을 때 서로 이롭지 않은 관계를 끊어내는 것도 때로는 필요한 일이지만, 너무 쉽게 관계를 단절하기보다는 나의 행동과 태도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 보고 상황을 평가하는 것이 좋아요. 모든 인간관계가 완벽할 수는 없거든요. 아마 앞으로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고, 이에 대한 고민도 계속 생겨날 거예요. 때로 생각의 차이가 생기거나 갈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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