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13] 마피아가 사랑했던 신선한 우유

조회수 2539
#머지포인트 #국내주식 #라떼극장



코스피  3,208.38 ▼ 12.24 (-0.38%)
코스닥  1,054.09 ▲ 2.17 (+0.21%)
USD 환율  1,163.50 ▲ 6.50 (+0.56%)
* 직전일 종가 기준


🔈 다음주 월요일(16일) 머니레터는
대체 공휴일인 관계로 쉬어갑니다

오늘의 머니레터 줄거리
NEWS / 머니캘린더, 머지포인트 현재 상황, 시가총액 1,2위 주식이 하락하는 이유, 주목할 만한 짧은 뉴스를 담았어요.
SERIAL / 전설의 마피아 우유사업부터 보양식부터 급식까지 얽힌 한국 우유의 역사를 담았어요.
QUIZ / 이번 주 머니레터, 퀴즈 풀면서 복습해요!

#머니캘린더

오늘의 체크 포인트
글, 런던고라니

✔️ 오늘의 주요 일정
국토교통부에서 오늘(13일) ‘2020년 일반가구 주거실태조사’를 발표합니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의 비율은 전체 가구의 5.3%로, 5년 전인 2014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고 해요. 이번 발표에서는 지역별, 소득별 ‘자가점유율’을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전체적인 자가점유율은 늘었지만, 고소득층에서 늘고 중소득층은 오히려 줄어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여왔거든요. 

✔️ 오늘의 증시 일정
① 엠로, 코스닥으로 간다
  • 소프트웨어 개발·공급기업 ‘엠로’가 오늘(13일) 코스닥에 상장합니다. 원래는 코넥스에 상장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이전상장하게 된 거예요.
  • 엠로는 2000년에 설립된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이에요. 자동차·전자·철강·화학 등 산업 영역에서 280여 개 기업에 구매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 엠로의 공모가는 22,60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엠로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확인해보세요!

② 오늘 실적 발표하는 게임주는? 
  • 게임주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늘(13일)은 NHN과 더블유게임즈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더블유게임즈의 2분기 실적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 먼저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게임 대장주,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모두 다소 아쉬운 실적을 보였습니다. 신작 출시일정은 미뤄지고, 대대적으로 직원들의 연봉을 올려둔 게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해요. 

#경제일반

머지포인트,
이거 이래도 돼?
글, 정인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머지플러스(주)에서 운영하는 자사 플랫폼 결제 할인 구독형 서비스 ‘머지포인트’가 판매 중단과 결제처 축소로 ‘먹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머지포인트는 플랫폼에서 포인트를 충전, 결제하면 편의점, 대형마트, 커피전문점 등 다양한 결제처에서 
무조건 약 20%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어요. 누가 봐도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탓에 이전부터 꾸준히 의혹이 제기돼왔죠

하지만 대표가 직접 나서서 ‘쿠팡처럼 생태계를 조성한 뒤 멤버십을 통해 흑자로 전환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주요 금융사에서 투자의향서를 받았다거나 정부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 사업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이어지며 소비자의 불신을 다독였죠. 하지만 결국에는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결제처가 거의 남지 않았고, 포인트 환불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머지포인트 상품권은 6만5천 개가 넘는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할인율이 20%라, 8천 원만 충전해도 가맹점에서 1만 원어치를 살 수 있는 거죠. 나머지 모자란 2천 원은 머지플러스가 부담하는 구조라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었던 겁니다. 

간편결제, 선불충전, 후불결제 등 금융기능이 포함된 종합 결제 플랫폼을 운영하려면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자’ 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머지플러스는 머지포인트가 일종의 상품권 발행업이라고 주장해오면서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았습니다지금 상태로는 선불 충전된 고객의 자금을 보호할 의무가 없다는 거죠. 만약 머지플러스가 도산한다면 피해는 그대로 소비자의 몫이 돼요.

$%name%$ 님이 알아야 할 것

✔️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지만,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토스 등 47개에 달하는 다른 핀테크 기업도 근본적으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습니다. 

✔️ 간편결제 플랫폼에 미리 충전해두는 금액은 은행 예금과 성격이 같습니다하지만 은행 예금과 비교하면 굉장히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게 문제죠.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불충전금을 회사 부동산 구입이나 사업운용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심 등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증권

1, 2위 주가가 왜 이래?
글, 효라클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 2위를 차지하는 기업은 각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입니다. 그런데 이 두 기업의 주가가 요새 심상치 않죠. 삼성전자는 7만전자를 굳히고, SK하이닉스는 10만 원의 마지노선을 뚫는 중이에요. 특히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만 12조 원을 돌파하며 11분기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주가는 왜 이렇게 떨어지는 걸까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악재는 ‘반도체 사업’의 전망이 좋지 않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가 문제예요. 메모리반도체는 코로나19 이후 한창 수요가 커져 가격이 올랐다가 최근 들어 수요가 줄기 시작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죠. 올해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할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name%$ 님이 알아야 할 것

✔️ 삼성전자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출소가 주가 하락을 끌어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올해 1월 18일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바로 다음 날인 19일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2.3% 상승했습니다. 

✔️ 오늘(13일)은 이재용 부회장이 재수감 207일 만에 가석방되는데, 이미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죠. 총수의 부재 또는 복귀가 정말 주가에 영향을 주는 건지 의아해지는데요. 그 여부는 앞으로의 삼성전자 주가 추이에 따라 확인해볼 수 있겠습니다. 

✔️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는 외국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 영향이 컸습니다. 그리고 그 매도 물량을 다 받아낸 건 이번에도 개인 투자자들이었죠. 어제(12일)만 해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1조 7천억 원, SK하이닉스 주식 7,9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어요. 

#shorts

키워드 머니뉴스
글, 어피티

① 원격진료: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의사의 진료를 받고, 온라인으로 처방약을 구입해 배송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방식입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원격진료가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이 앞으로 더 커질 거라는 기대감에 투자금이 몰리기도 했어요우리나라에는 아직 원격진료가 전격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평가하면서 조금씩 도입할 준비를 해나가고 있어요. 

② 재택근무: 재택근무를 하면 주거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교통비도 아낄 수 있죠. 그런데 기업이 이런 사정을 고려해 월급을 깎는다면 어떨까요?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급여가 삭감되거나 퇴사를 권유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요
 
③ 카드론: 20대의 신용카드 카드론 사용이 크게 늘었습니다작년 2분기 대비, 올해 2분기의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27.3%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폭으로 늘었어요. 카드론은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장기카드대출을 뜻합니다. 시중은행보다 대출심사가 훨씬 덜 까다롭고, 2개월 이상 3년 미만의 기간 정도 만기를 정할 수 있죠. 문제는 이렇게 대출이 받기 쉬운 만큼, 대출금리가 엄청나게 높다는 점입니다. 특히 아직 소득이 안정적이지 않은 20대에게는 큰 짐이 될 수 있어요.

④ 중국: 얼마 전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규제를 적용받는 기업에 투자한 분들에게는 악재인데요. 소프트뱅크도 중국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실 이미 손실을 보고 있거든요.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소프트뱅크가 가진 투자 지분 중 중국기업의 비중은 약 44%에 달합니다. 알리바바와 디디추싱 등 중국 IT기업들 위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그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여요.

🔊 돈 이야기, 한 번에 몰아 보려면?
지금 어피티 홈페이지에 $%name%$ 님을 위한 유익한 정보가 정리돼있어요. 
아래 버튼을 클릭해, $%name%$ 님의 돈에 도움되는 이야기를 확인해보세요!

#라떼극장

라떼는 상한 우유가
더 딜리셔스했어
글, 정인

Photo by Mehrshad Rajabi on Unsplash

기후변화로 인한 물가 상승부터 도쿄올림픽의 경제적 여파, 반도체 가격 전망, 분기별 실적 발표, … 경제뉴스란을 보면 ‘큼직한 이슈’ 한두 개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비교적 주목을 끌지 못할 뿐, 우리의 경제생활에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꾸준히 뉴스를 만들어내는 주제도 있습니다. 낙농업계 뉴스가 그중 하나죠. 지난 머니레터에서는 남양유업이 불매운동을 못 이기고 매각을 선언한다거나, 우유 원유 가격 인상에 대한 뉴스를 소개하기도 했어요

오늘 <라떼극장>에서는 시간을 잠시 돌려서, 낙농업계와 관련된 큼직한 옛날 이슈를 차례로 이야기해볼게요. 먼저 ‘우유는 신선하게 유통되어야 한다’라는 상식이 영화 <대부>의 모델로 유명한 ‘알 카포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부터 한 번 들어보세요.

마피아는
신선한 우유가 마시고 싶어

🎬 Scene #1. 1930년대, 알 카포네의 전성기

알 카포네 친척: 화장실에 아무도 들어가지 마! 으악!
알 카포네: 쟤 왜 저렇게 종일 화장실만 들락날락해?
알 카포네 부하: 상한 우유를 드셨답니다.
알 카포네: 냄새만 맡아도 아는 걸 굳이 왜 마시니? 신선한 거 새로 뜯지. 아니면 얼른 사 오라고 시키든가.
알 카포네 부하: 지금 신선한 우유를 드시려면 목장에 가셔야 해서…
알 카포네: 왜? 식품매장에는 냉장고 없어? 우리집엔 냉장고 없어? 우리집 고용인들은 배달 온 거 냉장고에 넣는 것도 못 해?

우리나라에서 냉장고가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보편적 가전이 된 건 1980년대지만, 1870년대에 산업용 냉장고가 대중화됐던 미국과 유럽에서는 1920년대 후반 즈음엔 냉장고 없는 집이 없었죠. 이런 상황에서, 당시 어마어마한 부자였던 알 카포네는 ‘우유가 상했다’라는 사실에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총에 맞을까 봐 무서웠던 부하가 얼른 대답했죠.

알 카포네 부하: 처음부터 우유가 상해서 오는걸요! 여름에는 멀쩡하게 배달되는 우유가 없어요!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19세기에 우유 배달이 일상화됐지만, 냉장 유통 같은 건 없었습니다. 20세기가 된 지 30년이 지난 1930년대까지도 목장 손수레에 담긴 병 우유들이 집집마다, 식품매장마다 직접 배달됐어요. 심지어 집집마다 매일 우유를 한 병씩은 마시는 커다란 소비시장이었는데도 말이죠.

그럼 최소한 매장에서라도 상한 우유는 팔지 말아야 했던 거 아니냐고요? 

지금이라면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당시 뉴욕에서 상한 우유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을 때, 뉴욕 의원이 “아이들한테는 신선한 우유보다 상한 우유가 더 좋아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할 정도면 실상은 어땠겠어요. 우유 상인들은 밀가루나 계란을 넣어서 상한 냄새만 가리면 됐습니다. 때로는 석회를 타기도 했죠. 그래서 사람들이 우유를 먹고 급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어요.

알 카포네: 우리 애들이 돈 한 푼 건지겠다고 목숨 걸고 불법적인 일을 하는 동안, 우유 파는 놈들은 놀면서 날로 먹었네? 우유로 사람 죽여도 감옥도 안 가고 말이야.

‘Meadowmoor Dairies’라는 우유생산업체를 인수한 알 카포네는 시카고 정부에 로비해 우유 포장마다 유통기한을 새겨야만 한다는 법을 통과시킵니다. 추가예산을 들이거나 조직적인 생산·유통체계를 조직하기 어려웠던 다른 업체들을 따돌리려는 전략이었지만, 덕분에 미국의 우유 유통 체계는 혁신을 이루게 되죠.

명령 전달 체계가 확실한 마피아들이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생산과 유통 프로세스를 실행에 옮겼겠어요. 게다가 이전까지 불법적으로 술을 만들어 팔아왔던지라 술 운반하던 냉장유통체계까지 이미 갖춰져 있었습니다. 요새는 다른 식품에도 유통기한이나 소비기한이 표시되어 있는데, 모두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 우유가
처음 유통됐을 때

그럼 우리나라에 우유가 처음 유통되기 시작할 무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우유는 음식에 첨가하거나 익혀서 먹는 보양식이었습니다. ‘사람이 송아지도 아닌데 소젖을 빼앗아 먹어야 한단 말이냐’라는 유교적 사상이 지배적이었고, 젖소를 사육하기가 어렵기도 했어요. 그래서 일제강점기에 일본 사람들이 서양식 식사의 상징인 우유를 마시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 Scene #2. 서양인처럼 키 크려고 우유를 마시오

일본 사람: 우유만 마시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
조선 사람: 동아시아인은 우유 소화 효소가 거의 안 나온다고요. 그냥 몸에 맞는 거 먹읍시다. 
일본 사람: 무슨 소리! 우유는 영양이 풍부해요. 서양 사람들처럼 키가 크려면 우유를 많이 마셔야죠!

당시 일본은 ‘탈아입구(脫亞入區)’라며,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 같은 선진국이 되자는 국가적 목표가 있었습니다. 키와 체격 같은 외모도 그런 목표 중 하나였어요. ‘서양인과 외모가 비슷해지려면 일단 비슷한 식품을 먹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대표적인 서양 음식인 우유를 장려하기 시작했죠. 당시 일본의 지배 아래 있던 조선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왜 서양의 대표적 음식이 우유였을까요?

미국 사람: 우린 19세기에 이미 목장 직배송으로 집집마다 우유가 있었다니까요? 상한 우유였지만.
조선 사람: 송아지 먹이를 뺏어먹는 것도 모자라서 상하게 놔두다니!
미국 사람: 진정하시고, 우유를 많이 생산하도록 개량된 홀스타인종을 드릴 테니 어린아이들 우유 좀 마시게 해줍시다.

서양 사람들은 물처럼 마시는 우유를 조선 사람들은 ‘송아지 먹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1890년대 처음 서양인들이 우유를 권장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거부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고 해요. 심지어 모유가 나오지 않아 젖을 먹지 못해 굶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우유를 먹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Scene #3. 분유 원조받습니다

1960년대, 전쟁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에서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쉽고 빠르게 줄 수 있는 고영양·고열량 식품이 바로 ‘우유’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유니세프 등 국제원조기구에서는 당시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파괴된 나라들에 우유 원조 사업을 활발하게 펼쳤어요. 우리나라도 20년간 가루우유인 분유를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 이거, 언제까지 공짜로 주는 거 입 벌리고 기다리기만 해야 하냐.
우리나라 관료: 역시 식량은 자급자족이 최고죠. 먹을 것 갖고 불안한 거 지긋지긋합니다.
우리나라 정부: 젖소 달라고 해. 우리가 키워서 우리가 우유 짜 먹겠다고.

1965년, 우리나라는 일본이 식민지 시기에 대한 보상으로 빌려준 돈 일부로 젖소 육성 사업을 하게 됩니다. 1973년에는 매일유업이 최초로 젖소를 수입해오기도 하죠. 이 모든 게 우유로부터 나오는 분유 자급자족을 위해서였는데요.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했던 ‘우유급식’도 이 사업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사업은 성공적이었고, 효과도 좋았습니다. 특정 브랜드의 커피우유에만 쓰이는 삼각형 모양 팩 아시죠? 당시에는 비싼 유리병에 넣는 게 아니라면 그런 포장이 주류였다고 해요.

많이 필요한 건 분유인데 
경쟁력은 흰 우유뿐이라고?

낙농제품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은 바로 분유입니다. 보관과 유통이 쉬운 데다, 제과제품에 첨가할 때도 분유를 많이 사용하거든요. 어린아이들도 영양성분을 추가한 분유를 먹죠. 요새는 저출생 현상으로 분유 소비량도 뚝 떨어져 문제입니다만, 2002년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도 우리나라 낙농업계가 파동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 Scene #4. 흰 우유 수요는 줄어드는데

우리나라 정부: 저기, 낙농업자 여러분. 죄송한데 지금 우유 재고량이 적정 재고량의 두 배거든요. 정부도 더 보관할 곳이 없어요.
낙농업자: 알았어요. 올해 짠 우유는 폐기할게요. 
우리나라 정부: 그런 말씀이 아니고요. 앞으로도 우유 수요는 줄어들 것 같은데, 유제품 수입은 늘어날 것 같거든요.
낙농업자: 국내 생산 자체를 적게 하라는 말씀이신데…
우리나라 정부: 단계적으로 줄인다 이런 건 너무 질질 끄는 것 같아서, 젖소들을 도축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말 그대로 흰 우유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데 수입산 유제품에 대한 인기는 막 높아지고 있던 시점이에요. 당시 외국산 프리미엄 분유에 대한 인기는 하늘로 치솟아서, 거의 명품 매장 오픈런 수준이었답니다. 시장 공급량을 강제로 조정해야겠다고 생각한 정부는 낙농업자들에게 젖소 도축 권고를 내렸어요. 

분유가 인기인데, 도대체 왜 젖소들을 강제로 도축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냐고요? 기업형 낙농업에서 나오는 분유의 가성비 때문이었던 거죠. 

우리나라 정부:수입산 분유가 엄청나게 싸요. 흰 우유를 그대로 유통하면 신선하니까 좋겠죠. 우리나라에서 짜낸 우유를 마시라고 마케팅이라도 할 수 있지만 각종 식품에 첨가되는 분유는 신선도 문제도 없는데 기업들한테 비싼 국산 우유를 쓰라고 강요할 수 있겠어요?

낙농업계에도
봄이 올까?

코로나19로 아이들이 등교 대신 원격수업을 하면서 우유급식이 중단됐죠. 그로 인해 낙농업계가 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쉬운 소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경제 규모도, 국내기업들의 기술력과 인지도가 성장한 덕분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분유 소비량은 줄어들었지만 국내기업들의 분유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분유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에요. 

마침 중국이 산아제한정책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중국의 수입 분유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질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다시 힘을 내서 상품개발 등 기업활동을 해나간다면 세계 시장이 열릴지도 몰라요. 물론 그전에 효율성이 없어진 제도를 개선하고, ESG를 준수하며 기업 윤리와 관련된 이슈가 더는 생기지 않아야겠죠?

📚 <라떼극장>에 참고한 자료
  • 정세이·정경수·심춘수(건국대학교), 「우유시장의 불완전경쟁 구조」(2015), 농업경영·정책연구 제42권 제1호: 37-52
  • 안효진·오세영(경희대학교 식품영양학과), 「19세기 이후(1884~1938) 조선에서의 우유 및 유제품 수용과정 고찰」(2018),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33(4): 363-373

퀴즈 풀면서 복습하기 🔔 / 8월 둘째 주

경제뉴스,
내 것으로 만들자!

이번 한 주 동안의 머니레터를 다시 떠올려보며 퀴즈를 풀어볼까요?

지난주 퀴즈 결과!
  • 1,044명의 독자님이 참여했어요!
  • 평균 점수는 70점, 난이도는 보통!

이게 머니? Quiz!
희미해져 가던 이번 주 뉴스를 다시 되짚어보면, 기억에 남을 확률 200%!


오늘의 머니레터는 어떠셨나요?
솔직한 의견을 보내주세요!


오늘도 어피티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머니레터가 마음에 드셨다면 친구와 동료에게 [머니레터를 공유]해주세요.





머니레터를 아직 구독하지 않으셨다면 [구독을 신청]해주세요.
머니레터를 놓치지 않기 위해 moneyletter@uppity.co.kr을 
[메일 주소록에 추가]해주세요.
구독자 정보를 변경하려면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머니레터 수신 거부는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UPPITY 어피티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20길 59-3
저작권 안내광고 정책
Copyright ©2021 UPPITY, All rights reserved.



매일 아침 찾아오는 나를 위한 경제 뉴스레터
MONEY LETTER





선택 취소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어피티(법인명: 주식회사 포브미디어)의 뉴스레터 서비스인 머니레터 발송을 위해 이메일, 이름(또는 닉네임)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머니레터를 통한 뉴스 정보 제공에 활용되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수신 거부는 머니레터 메일 내 최하단 '수신거부는 여기를 눌러주세요' 링크를 클릭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수신거부를 요청한 경우, 해당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지체 없이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