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30] 요즘 환율이 높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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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카카오웹툰 #MONEY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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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1,044.13 ▲8.45 (+0.82%)
USD 환율  1,147.00 ▼ 7.00 (-0.61%)
* 직전일 종가 기준


오늘의 머니레터 줄거리
NEWS / 머니캘린더, 요즘 ·달러 환율이 높아진 이유, 카카오웹툰의 출격, 주목할 만한 짧은 뉴스를 담았어요.
SERIAL / 백화점이 쑥쑥 커나가며 혁신을 가져왔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QUIZ / 이번 주 머니레터, 퀴즈 풀면서 복습해요!

#머니캘린더

오늘의 체크 포인트
글, 런던고라니

✔️ 오늘의 경제 일정
① 통계청에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합니다. 지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1%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어요. 광공업과 서비스업에서는 생산이 줄었지만 공공행정에서 늘어난 결과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주요 지표들이 전체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번 발표에서는 어떤 흐름을 보여줄지 지켜봐야겠어요. 

② 한국은행에서 오늘(30일)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공개합니다. BSI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0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잡고 만든 ‘상대 지수’입니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업이 경제 상황을 전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했다는 거고, 낮으면 나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는 뜻이죠. 이번 7월 BSI를 보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기업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해볼 수 있겠어요. 

✔️ 오늘의 증시 일정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은 삼성중공업, SK바이오사이언스, LX인터내셔널 등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에요. 미국 기업들도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록이 나오고 있는데요. 글로벌 기업인 캐터필러, 엑손모빌, 쉐브론, US스틸, P&G 등이 오늘 실적 발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 기업이 어떤 실적을 낼지가 궁금하네요. 


#금융

환율이 왜 이래?
글, 정인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지난 월요일(26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54.60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우리나라 돈 기준으로 미국 달러의 교환비율이 올랐다는 건 달러가 비싸졌다는 거예요. 즉, 달러 가치가 올라간 ‘강달러’ 상태라는 거죠.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갑자기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높아진 이유로 ① 미국 경제 정책 ② 미국 대비 다른 나라의 경제성장 전망 ③ 우리나라와 밀접한 중국 시장이 함께 얽혀 있다는 점이 언급됩니다.

①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시중에 풀린 자금을 회수(테이퍼링)하는 정책을 펼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고
②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경제를 시장이 비관적으로 보는 데다
③ 최근 중국 정부가 시장 규제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증시가 폭락했는데,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위안화와 묶여 있어 가치가 더 떨어진 면도 있어요. 

여기서 ③번이 조금 의아하죠? 우리나라 화폐인 ‘원화’와 중국 화폐인 ‘위안화’의 동조화 계수는 약 0.9 전후로 움직입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서로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는 건데요. 0.9 전후라는 건 정말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거죠. 

우리나라 돈과 중국 돈이 소울메이트도 아닌데 왜 함께 움직이는 걸까요? 여기에도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① 중국이 우리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라서, 중국 경제에 우리 경제가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② 글로벌 주가지수에 중국과 우리나라가 함께 들어가 있어, 외국인 투자자금이 해당 지수에서 자금을 넣거나 빼면 동시에 영향을 받습니다. 
③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돈으로환헤지를 하기 때문입니다.

$%name%$ 님이 알아야 할 것

✔️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반도체나 IT 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고,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계는 어려워지곤 합니다. 물론 원·달러 환율만 중요한 건 아닙니다. 수출기업 입장에서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저렴해질수록 좋다고 한다면, 수출 경쟁자인 일본이나 중국 돈이 달러 대비 얼마나 저렴해지는지가 더 중요하죠. 

✔️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 국내 증시 투자자나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외 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달러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거든요. 

✔️ 이번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데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쳤는데요. 모든 원인을 종합해보면 결론은 이렇습니다. ‘델타변이 때문에 세계경제 죽겠네! 미국이 언제 금리 인상을 할지도 모르겠고. 일단 중국 시장은 아닌 거 같은데 안전자산인 달러나 확보해둘까? 미국 주식과 같은 달러 자산을 사서, 환차익도 얻고 투자 수익도 얻어야겠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증권

카카오웹툰의 출격
글, 효라클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카카오웹툰이 8월 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2014년,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한 뒤에도 ‘다음웹툰’ 서비스만큼은 기존의 이름을 유지했죠. 합병 후 7년 만인 올해, 다음웹툰을 개편하며 카카오웹툰으로 탄생하게 됐습니다. 카카오웹툰은 UX/UI를 새롭게 바꾸면서 더 풍성한 웹툰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해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 웹툰 시장의 강자는 네이버 웹툰입니다. 페이지뷰를 기준으로 네이버 웹툰이 전체 시장의 65.1%를 차지하고 있어요이번 카카오웹툰의 개편은 카카오페이지 작품 일부가 다음 웹툰에 흡수되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네이버 웹툰이 잡고 있던 시장의 판도를 카카오웹툰이 흔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어요.

$%name%$ 님이 알아야 할 것

✔️ 카카오웹툰은 이미 대만과 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런칭 직후 각국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에 네이버가 대만과 태국에서 실질적인 1위는 네이버웹툰이라고 반박해 이슈가 되기도 했죠.

✔️ 카카오웹툰의 대표작은 역시 <나 혼자만 레벨업>이 될 전망이에요. 웹소설로 시작해, 웹툰, 노블 코믹스까지 제작돼 ‘웹소설 IP 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알려진 작품이죠. <나 혼자만 레벨업>을 제작한 디앤씨미디어도 그 수혜를 많이 봤습니다. 콘텐츠 IP가 수출되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어요. 

✔️ 카카오웹툰을 서비스하는 곳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입니다. 카카오가 지분 63%를 보유한 자회사이자, 최근에 음원 서비스 ‘멜론’을 제공하는 멜론컴퍼니와 합병을 진행해 뉴스에 올랐던 곳이죠. 아직 비상장사지만, 1~2년 내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서는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만 줄을 서 있는 상태입니다. 


#shorts

키워드 머니뉴스
글, 어피티

① 말보로: 말보로, 팔리어먼트 등 인기 담배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담배회사 ‘필립모리스(Philip Morris International)’가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연초 담배 생산을 줄이고, 전자담배(아이코스, 쥴)나 금연제품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거예요. CEO가 직접 “10년 내로 영국 담배 가판대에서 말보로가 사라지게 하겠다”라고 할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듯, 담배 회사도 과감하게 변신해가는 모습이에요.

② 집값: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이 5억 원을 넘어섰다는 뉴스가 있었죠. 이 현상이 지속되자, 지난 28일(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경고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으니 추격 매수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거예요. 실제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지만, 주택가격 상승률만큼은 우리나라가 미국과 영국보다 훨씬 높습니다. 특히 최저임금과 주택 가격 사이의 괴리가 벌어져 있어서, 발을 맞추기 위해 주택 가격이 진정될 수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리포트를 참고해보세요!
 
③ 코로나19: 한동안 코로나19로 급부상했던 몇몇 기업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에요. 미국에서는 마스크와 소독제 판매가 줄고, 집에서 먹는 간편식과 택배 배송 등에 대한 수요도 줄었습니다. 택배업체 UPS는 화물량이 작년보다 줄어들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도 하락했어요. 

④ 구인난: 미국에서는 구인난이 심각하다고 하죠. 경기가 회복되면서 가게 문을 열고, 다시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기업은 많아졌는데,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거예요. 구인난이 지속되자, 월마트는 직원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8월 16일부터 150만 명의 정규직 및 시간제 직원들에게 대학교 학비와 도서 비용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원래 3년 전부터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 이전에는 직원에게 하루 1달러씩 받아왔습니다. 앞으로는 그 1달러도 받지 않겠다는 거죠.

⑤ 항셍테크: 중국 정부의 규제로 급락했던 중국과 홍콩의 주식시장이 하루아침에 반등했습니다특히 홍콩 항셍테크지수가 어제 3% 가까이 상승하면서,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상품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어요. 항셍테크지수는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지수입니다. 알리바바, 샤오미, 텐센트 등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빅테크 기업 30개 종목으로 구성돼있어요. 빅테크 업계는 중국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예고한 곳이죠. 하락세가 컸던 만큼 반등 폭도 높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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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MI

라떼는 말이야
주인이 왕이었어
글, 정인

Photo by Heamsoo Kim on Unspalsh

요즘 백화점 사업이 어렵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5대 백화점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었어요. 2020년 대비 매출이 늘어난 곳은 전국 67개 점포의 5대 백화점 중 단 9개 점포밖에 없었죠. 

무엇보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면세점 사업이 쉽지 않아졌습니다. 면세점 매출 중 95%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발생하거든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3년 만에 문을 닫았고, 다른 면세점들도 위기랍니다.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이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쇼핑몰을 추월했다는 소식도 더이상 놀랍지 않은데요. 아무리 그래도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새싹과 만개한 꽃은 다른 법. 잘나가던 시절의 이야기는 저물어갈 때쯤 ‘라떼는~’ 하면서 꺼내야 제맛이죠. 

오늘은 오래전, 머니레터에 소개했던 기사를 재가공해 가져왔어요. 바로 백화점이 쑥쑥 커나가며 혁신을 가져왔던 시절에 대한 TMI입니다. 

우리… 백화점 갈래?

손님이 아니라 가게 주인이 왕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 비유하면 매장은 이런 분위기였죠.

손님: XX년에 삼성 구미 제2공장에서 4라인 감독자 미스터 리가 모서리 마감을 친 모델명 B-651 검정색 셀룰러폰 주세요. (도도)
매장 직원: oh 미스터 리~를 아시다니! 서울 백 작가신가요, 나주 김 작가신가요? 미스터 리에게는 오셔서 가져가셨다고 말씀드릴게요. (찡긋)

분위기가 느껴지시나요? 이때는 상품 구경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제작자와 물건명을 정확히 알고 들어가 받아와야 하는지라, 쇼핑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죠. 

그러던 시절, 마음대로 가게에 들어가서 진열된 물건을 구경만 하고 나올 수 있던 백화점은 그야말로 쇼핑의 4차 산업혁명이었습니다. 일단 2021년의 현실과 1830년의 현실을 단순 비교해볼까요?

2021년
  • 동생: 면접용 정장 사야 하는데 사러 갈 시간이 없네...
  • 언니: 인터넷으로 사, 그게 더 싸~
  • 동생: 그래도 옷인데 만져보고 입어보고 그래야지…
  • 언니: 사러 갈 시간 없다면서? 인터넷 후기 잘 찾아보고 사면 돼. 같이 찾아줘?
  • 동생: 응...

1830년
  • 동생: 커튼 새로 달아야 하네...
  • 언니: 천만 있으면 돼? 천은 내가 빌려줄 수 있어~
  • 동생: 손을 다쳐서 바느질하기도 힘들어...
  • 언니: 시내에 있는 어피티 씨네 커튼 가게에서 사는 건 너무 비싼가?
  • 동생: 비싼 건 괜찮은데, 내가 귀족도 아니고 가게에서 뭘 어떻게 사…
  • 언니: 하긴, 어피티 씨 입장도 있는데 백작님 성에 달 커튼을 우리한테 막 팔긴 좀 그렇지?
  • 동생: 그래서 말인데, 백화점이란 델 가볼까 싶어. 물건 질이야 떨어지겠지만... 같이 갈래? 

돈이 있는데 왜 가게에 못 갈까요? 어피티 씨가 언니에게 커튼을 팔면 왜 곤란해진다는 걸까요?

1830년, 뭐가 문제였냐면요

① 물건 자체가
귀했습니다

물건은 10개인데 사려고 하는 사람이 10,000명이면 물건값이 비싸집니다. 반대로 물건이 10,000개인데 사려고 하는 사람이 10명이면 가게 주인은 재고 처리를 한다고 반값에 1+1 행사까지 열겠죠.

그런데 이 시절이 어떤 시절이냐. 맞춤으로 주문을 하지 않으면 물건이란 게 만들어지질 않았던 시절이에요. 물건을 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해서, 수십 년간 스승님 밑에서 ‘베개 만드는 법’ 하나만 배워온 장인이 베개를 생산했습니다. 

귀족의 주문이 선금과 함께 들어오면, 베개의 푹신한 정도와 베갯잇에 수놓는 꽃잎 색과 사이즈까지 맞춤형으로 제작을 시작해 납품하는 식이었죠.

② 웬만한 사람들은 
직접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돈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장인에게 베개를 주문해놓고 두세 달을 기다리는 동안 ‘여분으로 쓸 다른 베개’도 없다는 게 더 문제였습니다. 다시 말해, 물건을 주문할 만큼 생활에 여유가 있었던 귀족만이 소비자가 될 수 있었죠.

장인을 비롯해 판매자들은 귀족의 입맛을 맞추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었고, 귀족들은 자신이 베고 잘 베개가 옆 동네 귀족보다 더 예쁘고 편하길 바라는 동시에 가~암히 보통 사람이나 돈만 많은 상인이 자신과 같은 베개를 쓰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 귀족: 미스터 리, 자네 내가 선결제한 돈으로 베개 하나 더 만들어서 바닷가 졸부 미스터 김에게 물건을 넘겼다면서?
  • 미스터 리: 아 그게 제 자식이 아파서, 급전이 필요해서…
  • 귀족: 됐고, 이제 자네와 거래 안 해. 나보고 졸부랑 같은 베개 베라는 거야 뭐야! 😡

이런 식으로, 장인은 사회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에 속한 고객에게만 물건을 팔았습니다. 밥줄이 끊기기는 싫으니까요. 

물론, 시장에서도 물건을 팔긴 팔았습니다. 다만 장인이 만든 물건과는 질 자체가 달랐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남는 시간에 대충 만든 의자나 옷, 신발 등이었죠. 번듯한 가게에서 거래되는 건 장인의 물건뿐이었습니다. 

③ 산업혁명이 시작되며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1830년대는 산업혁명이 시작되던 시기죠. 물론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공장제 베개가 장인의 고급 베개보다는 질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손으로 만든 하급보단 훨씬 좋고, 빨리 많이 만들 수도 있었죠.

이때 상인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깁니다. 공장제 중급 베개를 갖다 팔아야 하겠는데, 시장에 내놓자니 평범한 사람들은 중급 베개를 사려고 돈을 더 낼 것 같지는 않고, 이 사람들이 주 고객이 되면 우리 베개 이미지가 안 좋아질 것 같고, 가게에 입점시키자니 중급 베개 따위를 받아줄 것 같지 않습니다.

바로 이때 백화점이 등장합니다. 타깃 고객은 ‘귀족은 아니지만 돈 좀 있는 사람들’. 돈 좀 있는 사람들의 니즈가 뭔가 하니, ‘귀족은 아니지만 귀족처럼 대우받는 것'이었죠.

  • 백화점 점장: 고객님~ 너무 기품 있으셔서 뒷집 백작님이신 줄 알았어요~
  • 고객: 점장님도 참~ 장사 잘하신다니까~
  • 백화점 광고: (당신은 귀족이 아니지만) “백화점에서 산 베개, 당신을 귀족처럼”

④ 백화점, 귀족 체험관이 되다

이때 백화점은 결심합니다. 돈이 많지만 교양과 권력은 귀족에 미치지 못하는 중산층의 니즈를 마구 자극하기 위해, 백화점을 귀족 체험관으로 만들기로 말이죠. 그러려면 점원들에게도 기품과 자부심이 필요합니다. 귀족들의 집사나 하인처럼 고객님을 교양있게 모셔야 할 테니까요.

  • 회사: 고객님에게 우아하게 친절하려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필요합니다. 
  • 직원: 친절이라니. 회사가 싫어 죽겠는데 무슨 친절까지 바라는 ㄱ…
  • 회사: 이번 달 보너스 200%.
  • 직원: (애사심 장착)

애사심이 넘쳐 올라서, 고객님이 제발 우리 회사 물건을 하나라도 더 샀으면 싶습니다. 그래서 백화점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어마어마하게 줍니다. 물건을 하나씩 팔 때마다 인센티브도 주기로 하죠. 이때 최초로 인센티브라는 제도가 시행됐습니다.

고객님이 신발을 사러 와서는 ‘바로 내가 어제 보러 간 공연에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가 삑사리를 내더라’고 말씀하시면 ‘요새 교향곡은 현악보단 기악이 중요한데 피아니스트가 그렇게 실수하다니 저런!’이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사내학교도 만들어 줍니다. 이게 바로 백화점 문화센터의 시작이랍니다.

또 요즘 CF에도 종종 등장하는, ‘당신의 품격을 아는 00아파트’ 이런 간지러운 멘트는 1830년대 백화점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했답니다. 

⑤ 예상치 못했던 재미, ‘쇼핑’

중산층이 점점 늘어나고,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이전에 모르던 재미를 알게 됩니다. 바로 쇼핑이죠. 

예전엔 장인에게 맞춤형 물건을 받는 게 최고였습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주문자의 수준이 높지 않으면 웬 이상한 결과물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었죠. 장인의 스타일과 내 스타일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요.

  • 귀족: 화려하면서도 심플하고, 차가우면서도 열정적인 봄과 겨울의 우아한 콜라보레이션이 느껴지는 모던한 17세기 풍으로 부탁드려요.
  • 장인: ...

그런데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고르면 내 맘에 딱 드는 걸 살 수 있지 뭐예요. 

그 후 200년이 지나, 세계는 점점 더 잘살게 됐고 귀족은 사라지고 백화점은 남았습니다. ‘당신을 귀족처럼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광고카피도 남았어요. 여전히 현대인에게 백화점 물건은 최고급 물건 중 하나죠. 이제 온라인 쇼핑에 밀리고 있지만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

백화점들이 문을 닫는 2021년에 이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요? 세상이 변하더라도 좋은 건 계속 살아남으니까요. 

1830년이면 우리나라는 무려 조선 말, 순조와 철종이 있을 때입니다. 그랬던 시절에 인센티브니 문화센터니 마케팅을 위한 고급 이미지 전략이니 하는 판매기법들이 나온 건데, 이게 너무 괜찮았기 때문에 아직도 쓰이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세상이 바뀔 땐 ⓐ 정보를 빨리 얻어야 하고 ⓑ 그 정보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합니다. 만약 베개 장인이 평소 정보에 빠삭해서,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백화점에 납품을 시작했다면? ‘아랫동네 백작 집에 납품하던 고급 베개(feat. 플로럴 향)’라며 중산층에게 무진장 많이 팔았다면? 그 브랜드는 지금쯤 200년 역사의 베개 명가라며 다시 맞춤형 주문만 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참고 자료
가시마 시게루, <백화점의 탄생>, 뿌리와이파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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