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LETTER #074

이제 점수로 매겨진다고?
꼭 알아야 할 신용등급 이야기

* 2019년 4월 16일 머니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독자님의 신용등급은 몇 등급인가요?

아주… 민감한 질문이죠? 독자님께서 ‘그동안 금융거래를 어떻게 해왔는지’가 숫자 하나로 평가되는 게 신용등급이니까요.
근데 이 신용등급과 관련된 것들이 올해 들어 굉장히 많이 바뀌었습니다. 먼저 신용등급이라는 표현부터 조만간 사라진다고 하니 말 다했죠!
신용평가를 둘러싼 수많은 변화들 중 독자님께서 꼭 알아야 할 내용 2가지를 먼저 저희가 추려봤습니다.

 

독자님의 신용등급은
한 곳에서만 평가하는 게 아니랍니다!

신용도를 평가하는 곳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NICE 평가정보, KCB와 같은 신용조회사. 다른 하나는 거래하고 있는 은행, 카드사, 보험사와 같은 금융회사예요.

여기서 금융회사가 신용평가를 한다는 게 약간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텐데요. 금융회사에서는 신규로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이용할 때 신용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 평가정보를 바탕으로 독자님이 ‘상품에 가입할 만한 자격이 되는지’, ‘지금 조건대로 이 상품을 계속 이용할 수 있을지’를 판단해요.

 

 

뱅크샐러드, 토스, 핀다 등의 금융 앱에서 신용등급 조회를 쉽게 할 수 있는데요, 이 신용등급은 신용조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입니다. 앱에서 정보제공을 동의하면, 신용조회사에서 신용등급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죠! 금융회사와 신용평가사는 신용정보에 대한 모든 걸 관리/수집하고 전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신용정보를 가져옵니다. 이 데이터를 갖고 회사마다 갖고 있는 자체 신용평가모델로 평가하게 돼요.

종종 ‘어디에서 신용등급을 조회하는지’, ‘어떤 은행에서 대출심사를 받는지’에 따라 신용등급과 대출금리, 대출한도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 같은 신용정보라고 해도 ‘어디에서 평가하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신용평가모델이 다르니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거죠.

마치 대학입시의 정시 배치표✍️와 비슷합니다. 같은 점수라도 어디에서 만든 정시 배치표인지에 따라 지원 가능 여부가 달라지잖아요. 같은 성적표를 두고도 어떤 곳은 합격 기준을 짜게 적용하고, 어떤 곳은 후하게 적용하기도 하니까요.

이거 2019년에도 추억팔이하고 있는 사람✋

 


신용등급 몇 등급이에요? (x)
신용점수 몇 점이에요? (o)

기억하시나요, 혼돈의 2008학년도 수능 등급제… 재빠르게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돌아오던 그때처럼 신용등급도 신용점수제로 바뀌게 됩니다.이미 올해 1월 중순부터 5개 시중은행은 신용점수를 적용하고 있고, 내년(2020년)까지 전 금융권에서 신용점수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해요.

사실 신용점수 자체는 그렇게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도 신용점수(신용 평점)는 있었거든요. 신용평가사와 금융회사가 자체적인 신용평가체계로 신용 평점을 매긴 다음, 신용 평점을 다시 자체 등급표에 따라 나눠 신용등급으로 나타내는 식이었죠.

근데 이 등급제에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문제도 2008학년도 수능 등급제와 비슷한 모습이었어요. 등급으로 자르다 보니 1~2점 차이로 등급이 훅 떨어지는 절벽구간이 생겨버린 거죠!

오래된 우리 집 냉장고 에너지등급처럼 보이지만, 뱅크샐러드에서 확인한 제 신용등급입니다. 12점만 높았으면 2등급인데…! 그럼 대출이자 2%를 절약할 수 있다는데…!

 

신용등급제를 적용했을 때 가장 안타까운 사례는 6~7등급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분들입니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과 같은 1금융권 은행에서는 낮은 대출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요, 보통 1금융권에서는 신용등급 6등급 고객까지만 대출을 승인해주거든요.

아주 작은 점수 차이로 6등급이 되지 못하고 7등급을 받은 분들은 1금융권보다 대출금리가 높고, 신용등급이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2금융권 대출을 받아야 하니 억울한 마음이 크겠죠.

✔️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으면 무조건 신용등급 떨어진다(X)

이번에 신용평가제도가 약간 바뀌면서, 2금융권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되는 문제도 조금은 해결될 예정입니다. 이전에는 같은 대출금리로 대출을 받아도, 은행에서 받으면 신용등급이 0.25등급 떨어지고 저축은행에서 받으면 1.6등급이 떨어졌어요. 앞으로는 단순히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적용받은 대출금리’에 따라 신용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바꾸는 식으로 바뀌어요. 이건 올해 6월 중에 시행됩니다!

 

아니 그 10점 만점의 10점 말고요~
1000점 만점에 1000점이요!

이렇게 등급제에 있는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고 신용평가를 세분화하기 위해 신용등급제 대신 1000점 만점의 신용점수를 사용하자고 한 겁니다. 내년인 2020년까지는 신용점수제가 전 금융권에 적용될 예정이에요. 그때는 신용등급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신용점수만 사용되고요.
독자님이 뱅크샐러드에서 신용조회를 하면 신용점수만 나오게 되고, 은행에서 대출상담을 해도 신용점수로만 얘기하게 될 거예요!

이거알면_최소92년생.jyp

 


카드대금 10만 원을 일주일 동안 못 갚아도
3년 동안 연체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신뢰와 신용 사이에 다른 점이 있다면, 신뢰가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믿을 수 있다’는 뜻인 반면 신용은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해요.
신용에 가장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게 연체인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죠.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데 ‘돈을 못 갚은 이력’을 남겨버린 거니까요.

근데 이 연체 기준이 생각보다 낮습니다. 10만 원 이상의 금액을 5 영업일(금융회사가 문 여는 날짜수 기준 5일) 이상 연체했을 때 단기연체로 이력이 남아요. 통신요금이나 카드대금을 10만 원이라도 결제일 당일에 갚지 못하고 일주일만 지나면 단기연체로 넘어간다는 거죠.

더 큰 문제는, 돈을 갚아도 그 이력이 꽤 오랜 기간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온다는 점입니다. 한 번 이력이 남으면 3년 동안 그 사실이 전체 금융권과 신용조회사에 공유되고 신용평가에 그 내용이 반영돼요.

 

…는 작년까지의 일이었습니다.

올해 1월 중순부터 좀 더 숨통이 트이게 됐습니다. 단기연체로 넘어가는 금액과 기간이 30만 원 이상, 30일 이상으로 바뀌었어요. 연체이력 정보가 금융권과 신용조회사에 공유되는 기간도 1년으로 단축됐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연체가 시작된 시점부터 1년이 아니라, 체를 상환한 시점부터 1년이라는 것! 이자와 원금을 모두 갚는 시점부터 카운트다운이 들어가요⏳

장기연체 기준도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50만 원 이상을 3개월 이상 연체할 때 장기연체로 넘어갔는데, 이제는 100만 원 이상을 3개월 이상 연체할 때 장기연체로 남도록 기준이 완화됐어요.

✔️ 그래도 연체는 반드시 피하세요!

기준은 완화됐지만, 연체는 역시 사전에 막는 게 최선입니다. 또 신용 시스템에서는 ‘반복적으로(2회 이상) 연체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5년 내에 2번 이상 연체한 경우에는 예전처럼 3년 동안 연체정보가 따라다니니 꼭! 꼭 연체로 넘어가지 않도록 관리하셔야 해요!

바뀌는 게 한두 개가 아니라서, 다음번 머니레터에서 두 번째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미리 스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유저 데이터, 쇼핑 빅데이터, SNS 정보가 내 신용도를 평가하는 데 반영된다고!?”

‘사회초년생  필수 금융팁’은 어피티의 머니레터에서 매주 화, 금요일에 연재됩니다.

writter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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