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LETTER #072

신용카드 리볼빙, 하지 마세요.

* 2019년 4월 9일 머니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다음 달로 결제 금액 넘기면 혜택도 줄게!
이번 한 달만이야!

카드 리볼빙, 공식 명칭으로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카드 결제 대금이 부담스럽다면?
이번 달에는 10%만 갚으세요!”

카드 대금을 갚는 대표적인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시불. 신용카드 쓰시는 분들에게는 가장 익숙한 방식이죠. 일시불은 독자님이 한 달 단위로 설정한 결제일에 한꺼번에 돈을 갚는 겁니다.
두 번째는 할부(=분할납부).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나누어서 갚는다’는 뜻인데요, 신용카드에서의 할부에는 ‘갚는 기간’이 조건으로 들어갑니다. ‘독자님이 약속한 기간(개월)동안’ 나누어서 갚는다는 의미죠. 이 기간 동안 결제 대금을 다 갚으면 끝입니다.

세 번째가 바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입니다. 리볼빙은 일종의 예명이고 본명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에요. 단어가 참 복잡한데요… 일부 / 결제금액 / 이월 / 약정으로 나누어 읽으면 됩니다. 이번 달에 갚아야 할 결제금액 중 일부(일부 결제금액)를 다음 달로 넘겨서(이월) 갚기로 약속한다(약정)는 뜻이죠. 
*여기서의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카드 대금’을 이월하는 ‘결제성’입니다.

‘일부 금액’은 비율(%)로 결정됩니다. 만약 독자님이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신청하고 결제 비율을 10%로 설정했다면, 이번 달에 독자님이 내야 할 결제 대금은 100만 원의 10%, 10만 원입니다. 나머지 90만 원은? 자동으로 대출 형태로 전환됩니다. 독자님은 카드사에서 90만 원을 대출받게 된 거예요.

 

참 갚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고금리 대출

문제는 여기에 붙는 수수료, 즉 이자입니다. 대출금리가 무려 약 5%~23%거든요. 구간이 넓은 건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용등급이 3등급인데 삼성카드 앱으로 조회해보니 예상 수수료가 이렇게 나오네요.

다음 달 갚아야 하는 금액이 생각보다 크진 않죠. 근데 함정이 있습니다.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해지하지 않는 이상 계속 적용된다는 거예요.

이번 달만이 아니라, 다음 달에도 전체 결제 대금의 10%만 결제되고 나머지 90%는 다음 달로 넘어갑니다. 그 다음 달에도 마찬가지고요. 문제는 갚아야 하는 원금에 ‘지난 달에서 넘어온 돈’만이 아니라 ‘이번 달에 소비한 돈’까지 들어간다는 겁니다. 이게 반복되다 보면 금세 이자가 원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커져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해지하는 방법

잠깐, 독자님 지금 카드 앱 들어가서 청구서 한 번 확인해보세요. 이게 나도 모르게 가입돼있는 경우도 꽤 많거든요! 연회비 캐시백을 준다며, 카드를 만들 때 슬쩍 끼워놨을 수도 있습니다. 카드설계사분들께 발급받을 때 가입하셨을 수도 있고요.

저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이용하지 않아서 왼쪽처럼 뜨는데요, 로딩되는 동안 화면이 오른쪽처럼 뜨네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 있다면 이 부분에 금액이 적혀 나올 거예요!

일단 이 부분 체크하시고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해지하려면 밀린 돈과 이번 달 결제금액을 한 번에 갚으면 됩니다. 그런데 한 번에 갚아야 하는 금액이 크니 쉽지 않죠. 애초에 한 번에 갚을 돈이 부담스러워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신청하기도 했을 거고요.

뻔한 내용이지만 굳이 방법이 있다면, ① 이번 달 결제비율을 최대한 높이고 ② 다 갚을 때까지 일상적인 신용카드 소비금액을 줄이거나 없애고 상환 금액을 늘리는 식으로 갚아야 합니다.

Tip. 리볼빙은 이름이 자주 바뀐답니다!

카드사의 수익원이자 소비자들에게는 대출로 빠지게 할 수 있는 삼형제. 리볼빙, 현금서비스, 카드론. 이 삼형제는 사실 본명이 이게 아닙니다. 현금서비스는 ‘단기카드대출’, 카드론은 ‘장기카드대출’, 리볼빙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 본명이에요. 그 중에서도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이놈은 이름이 두 번 바뀐 케이스인데요. ①스마트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페이플랜, 이지페이, 자유결제 등 카드사마다 다른 이름을 썼다가 금융당국의 철퇴를 맞고 죄다 ‘리볼빙'으로 바꾼 게 첫 번째고요. ②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나 현금서비스, 카드론 같은 명칭으로는 소비자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데다 진짜 뭔 서비스를 받는 건 줄 이해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바꾼 게 두 번째예요. (난이도로 따지면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불수능이라는 게 함정…)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100%가 낫다?

취재를 하다 보니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비율이 100%이면 일시불로 내는 것과 같지 않냐는 질문이 많더라고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신용카드 결제일이 됐는데, 결제 대금이 이체되는 독자님의 계좌에 돈이 부족할 경우예요.

  •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 카드 대금이 연체된 지 1~2주 만에 독자님의 연체 사실이 모든 금융회사와 신용평가사에 알려집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건 물론 한 달 안으로 가압류 등 법적 조치가 들어오게 돼요. 어떻게든 밀린 카드 대금(원금+이자)을 다 갚지 않으면, 이 상황을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100%로 신청한 경우, 이번 달의 결제 대금이 그대로 다음 달로 이월됩니다. 물론 이 금액에는 어마무시한 대출이자가 붙게 되죠.

더 낫더라도 최선이 아니라 차악입니다.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못할 상황을 전제로 두고 두 선택지 중에 더 나은 걸 찾는 거니까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좋게 말하면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한 안전장치’로서 소비자에게 위안을 주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그 위안을 매개 삼아 고금리 대출로 끌어들이는 미끼’예요.

실제로 이게 카드사 입장에서도 굉장히 좋은 수익원입니다. 한 번 가입만 시켜놓으면 결제금액이 알아서 이월되고 이자도 계속 붙으니까요.

 

‘돈을 못 갚을 일’이
안 생기게 하는 게 최고

✔️아직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았다면, 최소한 비상금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마세요. 나중에 신용카드를 만들더라도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에는 처음부터 가입하지 마세요.

✔️이미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카드 앱 청구서를 확인하고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에 가입돼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보세요. 나도 모르게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 신청돼있다면 해지 절차를 밟으세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 돼있지 않다면, 앞으로도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도록 자주자주 결제 대금을 확인하면서 소비를 조절해주세요. 결제는 결제일에 한꺼번에 하기보다는, 결제를 할 때마다 앱에서 그때그때 선결제를 하시는 걸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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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r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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