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드라마, K-뷰티에 이어 다음 K-컬처를 이끌 분야는 뭐가 될까요?
- 만성피로 (32세, 프리랜서): “홍콩의 네온사인처럼 외국인들이 한국 길거리 전광판이나 골목길 사진, 포차거리 사진을 힙하다고 생각한다고 해요.”
이걸 K-컬처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그냥 일상인데 사진까지 찍어 공유하는 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사이버펑크’스럽다고 느낀대요. 이런 길거리 풍경도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빡쏘쏘 (29세, 기획자): “기존의 장편 드라마 문법을 벗어난 K-숏드(숏드라마)가 인기를 끌 것 같아요.”
K-숏드는 최근에 인스타그램 릴스나 틱톡에서 뜨고 있는 3분짜리 짧은 드라마 같은 콘텐츠예요. K-컬처가 인기를 끌면서 숏드를 통해서 한국의 연애 문화나 정서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 현주야 (36세, 마케터): “외국인들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등산 문화가 인기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등산할 만한 산이 도시 속에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가도 될 만큼 접근성이 좋잖아요. 등산 후에 파전이나 막걸리 등, 음식을 먹는 문화도 외국에는 없는 독특한 매력이래요. 하지만 이걸 제대로 K-컬처로 발전시키려면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외국인 등산객 통계도 제대로 수집하고, 등산로 주변 음식점들도 정비하고, 안내 시설도 개선하고요.
- 짹슨 (26세, 대학생): “K-컬처 다음 주자는 K-푸드라고 생각해요.”
음식뿐만 아니라 음료 시장도 훨씬 더 클 것 같아요. 특히 전통주 쪽이 엄청 유망할 것 같거든요. 막걸리, 소주, 청주 이런 것들이 이미 해외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는데,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전통주로 만드는 칵테일들이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먹힐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소스 시장도 앞으로 더 커질 거예요. 초고추장 같은 것도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먹히지 않을까요? 샐러드 드레싱으로 쓸 수 있고, 고기에 뿌려 먹을 수 있고, 다양한 요리에 응용할 수 있어야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K-컬처의 인기가 더 오래 유지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 만성피로 (32세, 프리랜서): “우리나라 영화와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전 세계를 휩쓴 건 전례 없는 일이잖아요.”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게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와 독창성은 원래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세상에 발견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이 현상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동안 해왔던 대로만 해나가도 충분할 것 같아요.
- 순 (33세, 편집자): “우리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야 한다며 애쓰던 시절을 지나 한국다움을 인정받게 된 기회를 소중히 하고 가꾸려고 애써야 해요.”
오랜 시간 가꿔온 문화와 언어와 산업이 사랑받는다는 건, 마치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에 관광산업을 유지할 수 있는 것과 같은 행운이에요. 자연을 보전 안 하면 쉽게 오염되거나 그 가치를 잃을 수 있잖아요. 우리도 문화 산업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서 보호하고 발전시켜야 해요.
- 크리메 (32세, 헤드헌터): “K-컬처가 오래 지속되려면 창의성 유지, 다양성 확대, 글로벌 감수성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다양한 문화와 융합하면서 세계 시장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중요해 보여요. 특히 무작정 유명 연예인 밀어주기보다는 실력 있는 창작자들을 발굴해 나가야 할 거예요.
- 현주야 (36세, 마케터): “저는 실질적인 서비스 수준을 올려야 할 것 같아요.”
K-팝이나 K-뷰티 같은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비하기에도 퀄리티가 괜찮잖아요. 그래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거고요. 그러나 새롭게 조명받을 만한 K-컬처들은 아직 퀄리티가 올라오지 않은 것들도 많아 보여요. 교통이나 숙박과 같은 관광 인프라 쪽이 그래요. K-컬처에 매력을 느끼면 우리나라에 와보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와서 경험하는 서비스가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하게 되죠.
어피티의 코멘트
전 세계적으로 K-컬처 열풍이 불고 있어요. 관련 기업의 매출과 성과로 나타나는 등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 과실을 온전히 누리고 있는가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있어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경우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가 투자한 작품인데요.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비를 전액 부담하는 대신 IP 관련 수익은 모두 가져가는 것으로 유명해요. 경제적 가치가 1조 원에 달할 거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은 추가 수익이 2000만 달러(약 277억 원)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라고 하죠.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는 OST도 ‘바이아웃(완전 양도)’ 계약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커요. 즉, 음악에 참여한 창작자들에게 흥행에 대한 직접적인 수익이 떨어지지 않는 거예요.
K-컬처를 만들고 발전시켜 온 창작자들과 우리나라 산업 전반이 수익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와 과감한 투자가 동시에 필요해요. 그 예가 서울에 ‘K-팝 전용 아레나’ 건설 추진하자는 논의인데요. 공연이 도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공연 인프라를 조성해 경제 효과를 누리자는 구상이에요. 정부도 ‘5만 명 수용 가능 아레나 조성’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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