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자들은 반이민 정서가 강해요.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실세로 평가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인재를 위한 H1-B 비자를 확대하자는 주장을 펼쳤어요. 그러자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머스크를 ‘우리 진영에 침투한 트로이목마’로 비유할 정도로 거부감을 드러냈고, 머스크는 이에 욕설로 대응했어요. 트럼프는 일단 ‘H1-B 비자는 훌륭하다’며 머스크의 손을 들어줬어요. ‘비자’는 입국과 체류에 관한 허가증이라고 보면 되는데, H1-B 비자 는 미국에서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체류 허가증이에요. 해당 비자를 받으면 고용주의 보증을 받아 최소 3년, 최대 6년까지 미국에 머물 수 있어요.
실리콘밸리는 계속 트럼프를 지지할까요?
미국의 이민자 정책은 트럼프가 당선된 지난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어요. 이민자 수가 증가하면서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과 오히려 이민자가 저임금 저숙련 노동에 종사하면서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서로 엇갈렸죠. 그런데 미국 IT 기술혁신의 중심인 실리콘밸리 또한 이민자 이슈의 중심에 있어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52%가 이민자 창업이고, 미국 특허의 45%가 이민자 혹은 이민자 자녀의 성과이기 때문이에요. 이제까지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고 치안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빅테크가 태어나고 자란 실리콘밸리에서도 트럼프 공화당 지지세가 커졌어요. 트럼프 진영에 새롭게 편입된 빅테크의 이해관계가 전통적인 지지자들의 입장과 충돌할 가능성이 트럼프 행정부의 잠재적 균열 요소예요. 트럼프 지지자들은 기술직과 전문직도 미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주기를 원하거든요.
🎍 곧 들어선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대외정책을 펼칠지, 우리나라와 맺은 동맹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가려고 할지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거예요. 다만, 그 흐름에 일방적으로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도 얻지 못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미국 정부의 주요 이해관계자 중 하나이고 세계 질서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어요. 어디까지나 ‘미국과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한다’는 주체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해요. 그럴 때 트럼프 행정부에 분열이 있으면 우리나라가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더 늘어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