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보고서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 2탄

Business newspaper article

글, 이현미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현미입니다. 지구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ESG 컨설턴트예요. 다양한 ESG 정보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알고보면 지금 당장 나부터 실천할 수 있는 ESG, 보다 깊게 알아봐요! ESG에 대한 쉽고 자세한 설명을 유튜브 영상으로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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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2023년 6월 공개된 ‘ISSB 공시 표준’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기업들의 ‘비재무적인 정보’도 ‘재무 정보’처럼 통일된 방식으로 공개하는 기준이 탄생한 것이죠. 


해당 공시 표준이 발표됨에 따라, 앞으로 ESG 보고서도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방향으로 작성하도록 바뀌어 나갈 예정입니다. 


ESG 글로벌 트렌드: 객관성


ISSB에서는 기업들이 2025년부터 이 표준에 맞춰 비재무적인 정보들을 공개하도록 ‘권고’할 뿐이에요. 실제 적용되는 시점은 각 국가와 기업이 내부적으로 정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이 ISSB 공시 표준을 따르도록 흘러간다면,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결국 대부분의 기업이 이를 따라야 할 필요성이 커지겠죠. 실제로 각국의 정부들은 자국 기업에 ISSB 표준에 맞춘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26년부터 표준에 맞춘 ESG 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어요. 다만, 어떤 표준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ISSB가 이번에 제정한 공시 표준을 따라도 되고, 지금까지처럼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의 표준을 따라도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수출이 중요한 기업들은 정부의 타임라인과는 상관없이, 이미 ISSB 표준을 따라 ESG 보고서를 공개하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물건을 사가는 미국이나 유럽의 바이어들은 이 정보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므로 정부의 방침과는 별개로 먼저 준비할 수밖에 없죠.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오늘은 발 빠르게 이 ISSB 표준에 맞춰 ESG 보고서를 작성한 한 국내 기업의 예시를 가져와 봤습니다. 기존의 ESG 보고서와 어디서, 어떤 부분이 다른지 같이 한번 살펴볼까요?


A라는 회사의 ‘기후리스크 관리체계’입니다. 기후변화라는 문제가 이 회사의 경영과 성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어떤 전략을 바탕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어요.

출처: 삼성물산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지배구조’에서는 A기업의 환경부서, 전사의 ESG 각 담당부서, 경영진, 그리고 이사회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각각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운 ‘전략’은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탄소 저감을 위한 R&D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군요. 그리고 저탄소 고효율 사업장을 구현하는 것도 전략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서 회사 전체적으로, 그리고 부서별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리스크 및 기회요인을 식별하도록 하고 있어요. 특히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8%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외에 다른 내용도 한번 볼까요?

출처: 삼성물산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자원 선순환 및 친환경 기술 투자에 관한 전사적인 관리체계, 그리고 각각의 중기 전략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자원 선순환 부분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이나 수질오염물질 등의 환경리스크를 저감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하네요. 


친환경 기술 투자 부분에서는 태양광, 수소, SMR,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특히 목표 부분에서 용수와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위한 투자를 2025년까지 1.5~2조로 늘리겠다고 공개했어요.


돈 얘기는 금기가 아닌 필수가 되었어요


위의 예시에서 ISSB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더욱 부합하려면, 늘리겠다고 한 투자금을 어디에서 언제,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공개해야 해요. 이미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해당 내용이 재무제표상 어디에 반영되어 있는지 밝혀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ESG 보고서는 어땠나요? 그동안은 ESG 보고서에서 ‘돈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사업보고서’에서 이미 충분히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의 ESG 보고서는 ‘우리가 이런 걸 이렇게 열심히 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ESG에 진심이에요’ 하고 ‘정성적으로’ 어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게 될 거예요. 투자자들은 ‘정량적인’ 숫자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ESG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역할이 회사의 모든 부서에 골고루 분배되어 있는지, 경영진과 이사회도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ESG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가졌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ESG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 ‘돈’을 얼마나 썼는지,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썼는지, 실제 성과는 어떠했는지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재무제표’와 ‘비재무제표’가 통합된 보고서가 국제적인 표준이 될 거예요. 기업의 ‘비재무적인 정보’를 회계표준과 연결될 거라 볼 수 있어요.


대세는 이미 결정되었어요. 우리나라 기업들도 올해, 늦어도 내년까지는 ISSB의 공시 표준에 맞춰 보고서를 써내는 연습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경제나 투자, 주식, 환경에 관심 있는 어피티 독자님들은 앞으로 기업들이 펴내는 ESG 보고서가 ISSB가 요구하는 표준에 맞게 작성이 되었는지 꼼꼼히 살펴보시길 추천드려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되는 것은 물론,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을 평가하는 안목 또한 높아지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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