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vs DC – 2탄

글, 어피티


📌 코너 소개: 주식부터 코인, 채권, 금, 달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투자에 관심을 갖는 요즘이에요. 하지만 재테크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서 멀어지려 하는 녀석이 있으니, 바로 연금이에요. 든든한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단언컨대 연금에 관심을 갖기에 너무 어린 나이란 없답니다! 어피티가 독자분들의 연금술사가 되어 연금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시도록 길잡이가 되어 드릴게요.

 

DB형으로 연금을 굴리면 

무척 안전하지만 수익률은 낮아요

지난 시간에 이어 퇴직연금의 종류에 대해 알아볼게요! DB형 퇴직연금 제도의 경우, 내가 나중에 받을 퇴직급여가 정해져 있어요. 그 퇴직급여의 금액은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한 기간(계속근로기간)에 퇴사 전 3개월 동안의 평균 임금을 곱해서 결정해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계산식이죠? 네, 맞습니다. 퇴직연금 제도를 통해 내가 퇴사할 때 받는 돈의 금액 자체는 퇴직금 제도를 적용받을 때와 같아요.


DB가 ‘Defined Benefit’의 약자인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확정된 급여’입니다. 근로자가 퇴직할 때, 회사가 줘야할 퇴직급여의 금액이 확정돼있다는 거예요. 여기서 잠깐 회사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볼까요? 어차피 나중에 근로자가 퇴사할 때 줘야 하는 금액은 같은데, 회사가 수고롭게 근로자의 퇴직급여 적립금을 대신 굴려줘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퇴직급여 적립금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입니다. DB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금액을 퇴직연금사업자에 적립해 맡겨 놓아야 합니다. 근로자가 당장 퇴사하더라도 미리 정해 둔 퇴직급여를 줄 수 있을 만큼은 돈을 쌓아두고 있어야 해요.


그런데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급여 적립금을 운용해서 수익이 나면, 그만큼 부담이 줄어듭니다. 나중에 근로자가 퇴사할 때 줘야할 금액은 정해져 있고, 이미 해당 금액만큼의 돈은 쌓아놨으니, 그 이상으로 발생한 운용수익만큼 회사가 돈을 아낄 수 있는 셈이죠.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의 운용수익이 나빠서 원금 손실을 하게 될 경우, 그만큼 추가로 부담해야 해요.


DC형으로 연금을 굴리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신 리스크는 있는 편이죠

 

이번엔 DC형 퇴직연금 제도를 살펴볼까요? DC형은 ‘Defined Contribution’의 약자로, 번역하면 ‘확정된 기여금’이라는 뜻이에요. 기여금. 사용자(회사)가 나의 퇴직급여를 위해 적립하는 금액을 뜻하죠.


DC형은 회사가 나에게 넣어주는 기여금은 미리 확정돼 있고, 내가 이 돈을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따라 퇴사할 때 받는 퇴직급여의 금액이 달라집니다. 나의 투자 성과에 따라 똑같은 월급을 받아 같은 날 퇴사하는 동료보다 더 많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도 있고, 더 적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여기서 또 중요한 게 있습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나의 퇴직연금 계좌에 돈을 추가로 넣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회사가 넣어 준 기여금 외에도 내가 돈을 넣을 수 있다는 거죠. 연금계좌에 내가 직접 넣은 금액에 대해서는 세액공제가 제공됩니다.


이렇게 회사가 넣어준 기여금, 그리고 (없을 수도 있지만) 내가 추가로 납입한 돈이 나의 계좌에 쌓여있는 상황인데요. 이제 우리는 우리 회사의 퇴직연금사업자인 금융회사를 통해 퇴직연금 계좌 내의 돈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중수익 중위험 혼합상품을 빼놓을 수 없죠


세 번째로 혼합형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DB형과 DC형을 함께 혼합해서 사용하는 경우예요. 예를 들어 DB형과 DC형의 비율을 5:5로 혼합했다면, 회사는 DB형으로 직원들에게 안정적으로 일정 금액을 보장해 주면서도, DC형을 통해 투자 성과에 따라 퇴직금이 늘어날 기회도 제공합니다. 쉽게 말해, 절반은 안정적으로 퇴직금을 받고, 절반은 운용해서 투자 성과가 좋으면 더 많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 거예요.


자, 그렇다면 근로자인 내 입장에서는 DB형과 DC형 중에 뭐가 유리할까요? 일단 DB형은 근무 마지막 연도의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연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연봉상승률이 높고, 오랜 기간 근무할 회사라면 DB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곳이 근로자에게 유리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회사가 마련하는 퇴직급여 기여금만 비교했을 때는 DB형이 많을 테니까요.


여기서 단언하지 않는 건 DC형 퇴직연금 제도에서 내가 나의 적립금을 잘 운용해 더 큰 수익을 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높은 기대수익률에는 그만큼의 리스크가 따르는 법. 만약 내가 안전지향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다면, 그러면서도 연봉상승률이 높고 오래 일할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DB형 퇴직연금 제도가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의 ‘퇴직 시 임금 수급권’은 

어떤 형태인가요?


일단 우리 회사가 현재 퇴직금 제도와 퇴직연금 제도 중 어떤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어떤 방식인지에 따라 퇴직연금을 활용해 나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도 달라집니다.


내가 퇴직급여를 직접 운용할 수 없는 경우, 그러니까 퇴직금 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회사나 퇴직연금 DB형이 적용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IRP를 개설해 관리하면 DC형을 적용받는 직장인처럼 내 퇴직연금을 스스로 운용할 수 있거든요.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 <연금술사>는 매주 목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 (<머니로그>는 개편을 위해 잠시 쉬어가고 있어요. <연금술사> 연재를 마치는 대로 돌아올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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