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vs DC – 1탄

글, 어피티


📌 코너 소개: 주식부터 코인, 채권, 금, 달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투자에 관심을 갖는 요즘이에요. 하지만 재테크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서 멀어지려 하는 녀석이 있으니, 바로 연금이에요. 든든한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단언컨대 연금에 관심을 갖기에 너무 어린 나이란 없답니다! 어피티가 독자분들의 연금술사가 되어 연금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시도록 길잡이가 되어 드릴게요.

 

퇴직금 도입 60년

돈 받는 방법은 두 가지

앞서 퇴직금 제도의 변천사와 퇴직연금 제도가 만들어진 배경에 관해 설명해 드렸죠. 핵심만 다시 짚어볼게요.


먼저 1961년에 퇴직금 제도가 근로기준법에 들어가면서 점차 사업장에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퇴직금 제도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2005년에 신설하게 됐습니다. 퇴직급여, 그러니까 회사가 퇴사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주는 ‘퇴직급여 제도’ 아래 ‘퇴직금 제도’와 ‘퇴직연금 제도’ 두 가지가 존재하는 형태가 됐어요.


여기서는 퇴직연금 제도가 새롭게 만들어졌다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처음 퇴직금 제도가 도입될 때, 기업 규모가 큰 곳부터 작은 곳까지 차근차근 적용된 것처럼 퇴직연금 제도도 기업 규모가 큰 곳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부터 10인 미만 사업체도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지만, 도입하지 않아도 벌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기 때문에 강제성이 있지 않고 권장 사항에 가까워요. 


2024년 9월 4일 발표한 정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퇴직 시 일정 금액을 받을 권리가 있는 근로자 중 53.2%만이 퇴직연금을 이용하고 있어요. 300인 이상 사업장의 91.9%는 퇴직연금 제도를 이용하지만, 30인 미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제도 도입률은 23.7%에 그쳐요. 임금체불의 40% 이상이 퇴직금 체불이기 때문에 퇴직금을 다달이 적립했다가 이후 다달이 나누어 지급하는 퇴직연금 제도를 의무화하는 방안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어요.


퇴직금 대신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임금체불이 줄어요


우리나라에 퇴직금 제도만 있었을 때 가장 큰 문제였던 게 바로 기업에 돈이 없어 근로자가 퇴직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거였어요.


퇴직금 제도를 이용할 때는 기업이 근로자의 퇴직금을 회사 안에서 관리해요. 퇴직금을 어떻게 모아둘지는 회사 재량이죠. 물론 ‘퇴직급여충당금’이라는 회계 처리 방식이 있기는 하지만 의무는 아니에요.


그렇다 보니 회사의 현금흐름이 좋지 않거나, 회사가 망해버릴 정도로 재무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큰 문제가 생겨요.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퇴직금을 지급할 돈이 없어서, 그대로 퇴직급여가 체불되는 경우가 너무 흔한 거예요.


퇴직연금 제도와 퇴직금 제도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퇴직연금 제도에서는 ‘퇴직급여를 위한 재원(돈)’을 ‘회사 밖’에서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사외, 즉 우리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와 계약해서 퇴직연금을 보관하게끔 만들었어요. 여기서 ‘다른 회사’를 퇴직연금사업자라고 부르는데요. 은행, 증권사, 보험사(손해보험사, 생명보험사)와 같은 금융기관이에요. 


물론, 금융기관이라고 해서 아무나 퇴직연금사업자로 선정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정 기준을 만족한 금융기관만 어떤 회사의 퇴직연금사업자가 될 수 있어요.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이들 중 한 곳을 퇴직연금사업자로 선정해 계약하게 되고, 각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로, 나중에 퇴사할 때 줄 돈(퇴직급여)을 매달 적립해야 합니다. 이걸 ‘사용자 기여금’ 또는 ‘사용자 부담금’이라고 불러요.


이렇게 회사(사용자)가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위한 돈을 꾸준히 쌓아가다가, 근로자가 퇴사할 때는 그 근로자의 계좌에 쌓여있는 돈을 IRP 계좌로 입금해 주면 됩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퇴직급여를 못 받는 상황에 대한 걱정을 덜 할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미리 퇴직급여를 준비해 둘 수 있어서 근로자가 퇴사할 때 생기는 부담이 좀 덜하겠죠?


퇴직연금을 매달 굴리는 방법에는 

DB, DC, 혼합형이 있어요


여기서부터 중요한 내용이 나옵니다. 바로 근로자가 회사를 다니는 동안 ‘쌓여가는 적립금을 누가 굴릴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에요.


국민연금을 예시로 들어 볼게요. 국민연금기금관리공단은 우리가 낸 국민연금 보험료를 모아서, 국민연금 운용 전략에 맞게 여러 곳에 투자해 불려 갑니다. 개인연금도 우리가 낸 개인연금 적립금을 내가 가입한 금융회사가 내 개인연금 상품의 운용 전략에 맞게 여러 곳에 투자해 불려 가죠.


어쨌든 둘 다 내 돈을 가만두는 게 아니라 각자의 전략에 맞게 투자를 하고 있고, 누가 내 돈을 굴리는지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퇴직연금은 조금 다릅니다.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할 때, 누가 나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굴릴지 정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크게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직장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DB와 DC, 그리고 DB와 DC를 혼합한 형태까지 세 가지가 있어요. 먼저 DB와 DC부터 살펴볼게요.


  1. DB와 DC를 구분하는 핵심은 ‘적립금을 운용하는 주체가 ‘나(근로자)인지, 회사(사용자)인지’입니다. 
  2. DB는 그 주체가 사용자고, DC는 근로자예요. 
  3. 내가 근로자라고 하면, DB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회사에서는 회사가 내 계좌로 쌓여있는 퇴직급여 적립금을 굴리고, DC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회사에서는 내가 내 계좌에 쌓여있는 퇴직급여를 직접 굴린다는 뜻이죠.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듭니다. “돈을 굴린다는 건 투자를 한다는 건데, 그러다 손해가 나면 어떡하지?!”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다음 주 목요일 머니레터에서 함께 차근차근 알아보기로 해요!


💌 <연금술사>는 매주 목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 (<머니로그>는 개편을 위해 잠시 쉬어가고 있어요. <연금술사> 연재를 마치는 대로 돌아올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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