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투자한다면 알아야 할 CAPEX

the 독자: 요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던데, 괜찮은 걸까요? 

어피티: 좋은 질문이에요. 실적 발표 때마다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커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the 독자: 굳이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투자해야 하나 싶어요.

어피티: 바로 그게 핵심이에요. 지금 쓰는 돈이 앞으로 더 큰 이익을 위한 ‘투자’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지출일 수 있거든요. 그걸 ‘CAPEX’라고 해요.


요즘 AI 기업들이 실적 발표 때마다 언급하는 단어가 있어요. 바로, CAPEX인데요. AI 투자에서는 중요한 개념인 건 맞는 것 같은데, 대체 무엇이기에 그로 인해 기업의 주가가 하루아침에 오르락내리락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이번 시간에는 CAPEX의 정의부터, 투자 시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까지 함께 알아볼게요.

CAPEX란 무엇인가요
CAPEX(Capital Expenditures)는 자본적 지출, 즉 기업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비용을 말해요. 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계·설비를 구입하거나, 데이터센터나 AI 서버처럼 고정 자산을 구축하는 데 쓰이는 돈이 여기에 해당해요. 이러한 지출은 기업의 생산 능력을 높이는 데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회계상 ‘자산’으로 분류돼요.


자산으로 인식된 CAPEX는 해당 자산의 예상 사용 기간 동안에 걸쳐 점진적으로 비용 처리되는데, 이 과정을 ‘감가상각’이라고 해요. 감가상각은 현금이 실제로 지출되는 시점과 비용을 회계에 반영하는 시점을 나누는 역할을 해요.


예를 들어, 메타가 엔비디아로부터 1000억 달러어치의 반도체를 구매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를 10년간 사용할 계획이라면, 회계상 매년 100억 달러씩 비용으로 인식해요. 이렇게 하면 자산의 실질적인 사용 기간에 맞춰 회계상 비용도 분산되므로, 한 해의 순이익에 미치는 부담이 줄어들게 돼요. 이 덕분에 CAPEX가 커도 당장 실적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아 보이는 거고요. 반대로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이 지출이 한 번에 매출로 잡혀 실적에 바로 반영되죠. 지난해 미국 시장과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격히 오른 이유이기도 해요. 


CAPEX는 OPEX(Operating Expenditures)와 구분돼요. OPEX는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공과금처럼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을 위해 반복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으로,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즉시 처리돼요. 두 개념은 회계 처리 방식뿐만 아니라 기업이 ‘미래에 대비하는가 vs. 현재를 유지하는가’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차이가 있어요.


지금 CAPEX가 중요한 이유
AI 열풍이 거세지면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인프라가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어요. AI를 학습시키고 구동하려면 엔비디아의 GPU와 같은 고성능 칩과 이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예요. 여기에 더해 AI 기술을 이끌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하죠. 이 모든 영역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발표하는 CAPEX, 즉 자본적 지출 규모는 단순한 지표 이상이에요. 단기적으로는 큰돈이 나가는 부담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투자이기도 하죠. 실제로 아마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미국 빅테크 5개사의 2025년 CAPEX 지출은 4170억 달러로, 2023년보다 무려 168% 늘어났어요. 2026년에는 이보다 더 커질 전망이에요.


특히, 지금과 같은 기술 패권 경쟁 상황에는 초기에 AI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하면 추격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어요.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기업의) AI 과잉 투자보다 과소 투자 위험이 더 크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돈을 써야 할 때라는 거예요.

출처: 기업 실적 발표 시 가이던스와 주요 애널리스트 리포트(블룸버그, CNBC, CB Insights 등) 

성장 vs. 과잉 투자
CAPEX는 기업이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론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해요. 막대한 설비 투자는 자칫하면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현금 흐름(FCF)을 초과하는 투자는 부채비율을 높이고, 이익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투자자들의 불신으로 이어지죠.

실제로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광고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기반으로 ‘현금 부자’로 불렸지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채권 발행이 늘고 있어요. 지금은 미국 우량 기업에 대한 채권 수요가 높아 자금 조달 비용은 낮은 편이에요. 하지만 채권 발행액이 급증하자, 시장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우려하기 시작했어요.

대표적인 사례가 오라클이에요. 2025년 9월,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180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이후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38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했어요. 그 결과,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급등했어요. 이는 오라클이 상환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는 뜻이에요.

결국에는 투자 가치가 있어야 해요 
CAPEX의 절대 규모보다 중요한 건, 그 투자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느냐예요. 투자자의 눈높이는 ROIC(투하자본이익률)에 맞춰져 있어요. 기업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죠. ROIC가 높으면 ‘투자 효율이 좋다’는 의미고, 자본비용(WACC)보다 ROIC가 낮으면 투자한 자본을 충분히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예요.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할 때, 당장의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이 줄어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보상 없이도 ‘미래 성장’이라는 명분에 설득돼야 하죠.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높은 ROIC와 강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CAPEX를 공격적으로 늘려도 시장의 신뢰를 받았어요. 그러나 최근엔 지금의 이익으로 미래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느냐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어요. 오라클처럼 수익에 비해 지출이 과도하다고 여겨지는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고, CDS 프리미엄(기업의 부도위험을 제3자에게 넘기는 대가로 지불하는 수수료)은 오르고 있죠.

결국 CAPEX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이에요.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인지, 아니면 재무 부담을 초래할 무리한 확장인지 구분하는 눈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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