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독자: 채권 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고 알고 있는데, 숨은 위험이 있기도 한가봐요? 🙄
어피티: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약속받아 안전한 투자 수단으로 꼽히지만, 신용등급에 따라 안정성이 다르답니다.
The 독자: 그럼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 채권엔 안심하고 투자하면 되겠군요.
어피티: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아요. 신용등급은 높은데, 사실은 안전하지 않은 채권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답니다. 🚨
채권 개념 정리부터 해볼까요?
채권은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기로 한 내용을 담은 증권이에요. 내가 ‘채권을 발행한 정부나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만기에 원금과 약정된 이자를 받기로 하는 약속이죠. 하지만 세상의 모든 약속이 그렇듯, 이 약속이 항상 100% 지켜진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래서 등장하는 게 ‘신용등급’이에요. 돈을 빌려 간 정부나 기업이 약속을 지킬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신용평가사가 재무상태와 사업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점수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고 등급인 AAA에 가까울수록 안전하고, D등급에 가까울수록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위험이 크다는 뜻이에요.
“A+ 정도면 문제없는 거 아닌가요?”
바로 오늘 25일, 채권 시장에 ‘삼척블루파워’ 채권이 발행됐어요. 개인투자자라면 누구나 이 채권에 투자해 삼척블루파워라는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만기에 미리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는 약속을 맺을 수 있죠.
삼척블루파워는 국내 마지막 신규 석탄발전소로 불리는 곳이고, 회사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으로 분류돼 있어요. 문제는 이 등급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고평가’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에요. 신용등급을 신용할 수 없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신용평가사들은 ‘정부 정책 리스크’를 발전사들의 중요한 평가 요소로 명시하고 있어요. 정부 정책에 따라 발전소의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으니, 그 위험이 등급에 반영돼야 한다는 뜻이죠.
우리나라 정부는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쇄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이렇게 정부 기조가 탈석탄으로 가면서 산업 자체가 점차 축소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는데도, 삼척블루파워에 A+ 등급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이슈의 출발점이에요.
기후솔루션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방법론을 토대로 2022~2024년 3개년 평균을 분석한 결과, 삼척블루파워의 재무 항목은 A+ 수준과 거리가 있고, BBB 또는 BB 수준에 가까웠어요.
신용등급은 재무 상태와 사업 위험을 함께 고려해 매겨져요. 하지만 삼척블루파워는 재무 상황도 좋지 않고,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사업 위험도 큰데 여전히 A+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거예요.
투자자라면 꼭 확인해야 하는 이것
이쯤 되면 감이 오실 거예요. 기후솔루션이 이 이야기를 꺼낸 건 단순히 ‘석탄발전이 나쁘다’, 혹은 ‘신용평가사들이 특정 기업을 고평가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기업과 해당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등급이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 간극의 부담은 결국 채권을 사는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거예요.
실제로, 삼척블루파워 채권은 정책·수익성 리스크 탓에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어요. 이 경우,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A+’라는 신용등급을 믿고 채권을 매수해 위험을 떠안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 원에 달해요. 판매가 이어질수록 ‘A+라니까 괜찮겠지’라는 인식이 커질 수 있는데, 이런 순간일수록 한 번 더 확인하고, 한 번 더 묻는 과정이 필요해요.
기후솔루션은 이런 문제의식 아래, 강릉시민행동·청년기후긴급행동·삼척석탄화력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 등과 함께 금융감독원에 기업의 신용등급 검토를 요청하는 민원을 접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