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6. 미국도 거부 못하는 중력, eia>
나라마다 이 속도가 다를 수는 있어요. 땅이 부족한 나라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죠. 우리나라가 신재생에서 좀 느릴 수밖에 없는 것도 국토 면적과 무관하지 않아요.
다만 강조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장기적으로 더 저렴한 발전원이 더 빠르게 확산하는 흐름은 되돌릴 수 없어요. 과학적 결론이고, 세계 에너지 산업을 주도하는 변화예요. 그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는 순간, 그 기업과 나라는 경쟁의 무대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어요.
재생에너지의 한계, 그리고 에너지 저장장치
재생에너지가 미래입니다. 그러나 이 재생에너지는 공장에서 화석연료에 불을 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던 시대의 전원과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그래서 걱정을 자아내죠.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이 질문입니다. ‘흐리고 바람도 없는 날엔 어떻게 하죠?’
태양빛과 바람이 비교적 반비례하는 관계에 있으니 어느 정도 보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어요. 화석연료는 필요한 만큼 주입해서 태우면 되는데 재생에너지는 전혀 달라요. 공급이 자연조건에 따라 제약되는 ‘간헐성(Inttermitence)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머스크가 ESS를 말한 거예요. 지난 시간에 머스크가 언급한 미래 에너지원 구성요소 세 가지를 말씀드렸죠 태양광 풍력,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차. 이 세 가지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간헐성’ 때문이에요.
에너지는 ‘상하기 쉬운 생선’입니다. 생산하면 바로 써야 해요. 안 쓰면 사라집니다. 그러니 태양광과 바람에 의지하려면 백업플랜(컨틴전시 플랜)이 있어야 해요. 바람 많을 때, 햇빛이 많을 때 생산한 에너지를 좀 저장해 쓰자는 거예요. 그것이 바로 ‘에너지 저장장치(ESS : Energy Storage System)’예요.
전통적 ESS는 양수발전이에요. 전기가 남으면 산 아래 저수지에 있던 물을 산 정상으로 끌어올려요. 전기 부족할 때 이 물을 아래로 내려서 전기를 생산하죠. 우리나라도 이 양수 발전소를 곳곳에 짓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적당한 산과 물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결국은 배터리가 필요해요. 이차전지 배터리죠. 전기가 남을 때 스마트폰 충전하듯 이 배터리를 충전하고, 필요할 때 빼 쓰는 용도예요.
그래서 머스크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가 팩토리’를 짓는 겁니다. 지금은 단가가 조금 비쌉니다만, 이 역시 점점 싸지고 있어요.
문제는 또 있어요. 화재 위험이죠. 전문가들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를 발전시켜서 잘 관리할 수 있다지만, 여전히 위험성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워요. 과제가 많네요.
그래서 포기하자고요? 안되죠. 미래라니까요! 중요한 건 다시 ‘과학’이에요. 더 안전한, 더 싼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중국에서 소금으로 만든 배터리를 만든다는 얘기가 들리죠. 소듐배터리라고 부르는데요, 만약 소금(바닷물)이 주 재료가 된다면, 장기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매우 싼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 수 있어요.
꼭 배터리일 필요도 없어요. 폐광이나 동굴을 이용하려고도 합니다. 그 빈 공간에 공기를 압축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풍력ESS로 쓰는 거죠. 중국은 장쑤성 같은 곳에서 밀폐성이 좋은 소금동굴을 이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태양열을 반사판으로 모아 소금을 녹이는 방식도 있습니다. 녹은 소금(용융염)이 열을 머금고 있다가 필요할 때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해줘요.
핵심은 과학의 힘으로 도전하는 자세입니다. 그러면 반드시 길이 생길 거예요. 그게 인류 진보의 역사입니다.
수많은 질문이 쏟아질 수 있죠. 지금 해상 풍력은 너무 비싸지 않나요? 트럼프 이후로는 다시 화석연료 아닌가요? 땅이 좁은데 태양광엔 한계가 있지 않나요? 주민 반대는 어떻게 할 거죠? 중국산이 다 점령하는 것 아닌가요? 다른 나라들이 다 한 뒤에 따라가면 안 되나요?
이 질문들 가운데 일부를 앞으로의 연재에서 다뤄보려고 해요. 그런데,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전에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전력망’입니다. 다음 시간에 알아볼게요.
💌<재생에너지 보고서>는 수요일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