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니며 석사 따기, 가능할까요? 일 년에 1,300만 원씩 2.5년을 투자한 학위 취득 리얼 후기

📌 필진 소개: 잘쓸레터 객원 에디터 프로젝트, 잘쓸레옹 ‘꽁잎’ 입니다. 낮에는 데이터를 만지고 밤에는 학문을 닦는 주경야독 전문가로, 주변에 제 부업은 ‘특수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하고 있답니다. 3년 차 직장인이 되었을 때, 인생 최대의 ‘내돈내산’인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그 치열하고도 뜨거웠던 기록을 공유할게요.

어딘가에 큰돈을 쓰거나 오랜 시간을 할애할 때 “이건 미래를 위한 투자야!”라고 말하곤 하잖아요. 저에겐 그게 특수대학원 진학이었답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3년 차가 되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5년 후, 10년 후에도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을까?


제가 일하는 분야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었어요. 대학에서 통계학을 배울 때만 해도 상상 못 했던 신기술들이 매년 쏟아져 나왔거든요. AI 모델을 만들면서도 내가 이 방법을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쓰는 건가 하는 불안감이 커졌어요. 그래서 저는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고 인생을 바꿀 결심을 했어요. 직장을 다니면서 야간 대학원에 가기로 한 거죠.


저는 직장인 최고의 사치는 대학원에 다니며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가 진학하기로 학과는 한 학기 등록금이 650만 원이 넘고, 5학기를 다녀야 해서 순수 학비로만 3,250만 원이 드는 선택이었어요. 여기에 평일 저녁과 주말, 수면 시간까지 줄여서 투자해야 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비용은 더 늘어났고요. 결과적으로 4학기째 다니고 있는 지금, 저는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왜 진작 안 했을까 싶을 때도 있죠. 새해를 맞아 새로운 결심을 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고자, 오늘은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보려 해요.


✅ 비싼 돈 내고 대학원 와서 얻은 것은?

  • 생각의 근육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독학하면서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면, 이제는 체계적인 커리큘럼 덕분에 문제에 접근하는 프레임워크가 생겼어요. 기초부터 탄탄히 다지니 실무에서도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 든든한 아군이 생겼어요
    현재 제 주위에는 함께 직무와 관련된 고민을 나누고 스터디를 하는 원우가 300명 넘게 생겼습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자산을 얻은 셈이죠. 절반가량이 비전공자이고, 20대 후반~30대 초반 직장인들이 모여있답니다.


  • 커리어 전환의 기회가 생겼어요
    개발자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직무를 전환한 원우도 있고, 이미 관련 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저의 경우 대학원에서 배운 최신 AI 기술들을 컨설팅 프로젝트에 바로 적용하고 있답니다. 특히 다른 학과 관련 지식(보안, 소프트웨어 등)은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큰 강점이 되더라고요.

특수대학원 행사 현장 ©꽁잎

특수 대학원, 정말 다닐만한 가치가 있을까?

❓ 특수 대학원이 뭔가요?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특수 대학원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몰랐거든요. 특수 대학원은 직장인을 위한 야간 대학원이에요.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이나 주말에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시스템이죠. 주경야독(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한다)이 가능한 구조예요.


경영학, 경제학, 공학, 교육학 등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의 특수 대학원이 있어요. MBA(경영학 석사)도 사실 특수 대학원의 일종이고요. 저는 IT 분야를 더 깊이 배우고 싶어서 AI·SW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입학식 현장 ©꽁잎

❓ 학교를 고르는 기준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울시립대, 서강대 등 서울권 여러 주요 대학교에서 특수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그중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세 곳에 지원했어요. 세 학교 모두 자기소개서를 요구했고, 서류 합격 후 면접에서 최종 합불이 결정됐어요. 면접 시간은 10분 이내로 짧았습니다. 

합격한 곳 중에서 서강대학교 AI·SW대학원을 선택했어요. 가장 큰 이유는 과목 선택의 폭이 넓었기 때문이에요. AI·SW대학원 과목뿐만 아니라 경제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육대학원의 강의까지 들을 수 있었거든요. 제 직무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만큼, 여러 도메인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어요. 면접 진행 방식도 체계적이어서 신뢰가 갔고요.

❓ 현실적인 돈 이야기, 등록금과 장학금은?
한 학기 등록금이 약 650~700만 원이에요. 일 년에 두 학기니까 연간 1,300만 원, 졸업까지 5학기(2.5년)면 총 3,250,000만 원 정도 드는 거죠. 부담스러운 금액인 건 사실이에요.

대신 성적 장학금이 2~4학기생 대상으로 있는데요, 전공별 재학생 30% 범위 내에서 성적순으로 선정돼요. 6학점 이상 취득하면서 성적이 3.7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고, A장학금은 150만 원, B장학금은 100만 원이에요. 원우회(학생회 같은 조직) 임원진이나 군인/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봉사 장학금도 있고요. 다만, 성적 장학금이 있는 만큼  상대평가로 진행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편이에요.

❓ 직장 다니면서 졸업이 가능할까요?
평일 대학원 수업이 있는 날에 정시 퇴근은 필수예요. 주로 평일 저녁 6시 30분부터 수업이 시작되거든요.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엔 잠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고요. 팀 과제가 있는 수업 들으면 주말도 반납해야 해요. 특히 회사 프로젝트 마감과 기말고사가 겹칠 때는 정말 눈물 날 뻔했죠. 그래서 솔직히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입학 전에 상사와 충분히 상의했어요. 저녁 6시 반까지는 퇴근해야 한다는 걸 미리 말씀드렸고, 다행히 이해해주셔서 가능했어요. 수강 전략도 중요해요. 팀 과제 없는 과목 위주로 듣거나, 8시 시작하는 2교시 수업만 듣거나, 주말 수업을 활용하는 등 자신의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거든요. 또, 같은 직장인 학우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니까 버틸 수 있었어요. 혼자였으면 포기했을 거예요.

❓ 비전공자도 원하는 학과에 입학이 가능한가요?
네, 충분히 가능해요. 제가 다니는 대학원만 해도 비전공자 비율이 약 40% 이상이거든요. 저희 과를 예시로 들어보자면, 커리어 전환을 목적으로 오신 분들이 많고 IT 기초가 전혀 없었던 분들도 복습 꾸준히 하면 따라갈 수 있어요. 커리큘럼이 잘 짜여있어서 독학보다 유리하답니다. 비전공자들을 위한 기초 프로그래밍 과목도 별도로 있고요. 물론 쉽진 않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복습 꾸준히 하면 충분히 졸업 가능해요.

❓ 그 외 주변에서 자주 묻는 질문들
  • Q: 대학 졸업한 지 오래됐는데 괜찮나요?
    A: 전혀 문제없어요. 13년 만에 학교에 돌아온 분도 있어요.
  • Q: 입학 시기는 언제인가요?
    A: 입학 모집은 1년에 두 번, 전기(봄학기)와 후기(가을학기) 모집 모두 진행해요. 
  • Q: 연령대는요?
    A: 20대 후반~30대 초반이 많아요.
  • Q: 졸업요건을 맞추려면 주에 몇 번 수업이 있나요?
    A: 한 학기당 6학점을 채워야 하므로 주 기준 3과목을 수강해요. 대부분 재학생이 주에 이틀 정도 등교하고 저녁 8시 수업만 수강할 경우에는 3일 등교해요.
  • Q: 모든 수업이 오프라인인가요?
    A: 중간고사 이후 대부분 줌(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데 교수 재량이에요.
  • Q: 서울 외 지역에서 통학해도 괜찮을까요?
    A: 판교, 세종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저녁 8시 시작 수업이나 주말 수업을 활용하시더라고요.
  • Q: 졸업하면 취업이 잘 되나요?
    A: 특수 대학원은 이미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에요. 취업보다는 현재 직무 역량 강화나 커리어 전환이 목적이랍니다.

🙆‍ 이런 분에게 추천해요!
  • 지금 내 실력의 한계를 느끼고 기본기부터 다지고 싶은 분
  • 진지하게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는 분
  • 함께 성장할 든든한 동료와 네트워크가 필요한 분

🙅 이런 분에게는 비추천해요!
  • 회사 업무가 너무 많아 저녁 시간 확보가 전혀 안 되는 분
  • 단순히 학위가 필요해서 가볍게 다니고 싶은 분 (돈과 에너지가 아까워요!)

여기서 잠깐! 특수 대학원 캠퍼스 라이프는?
먼저, 입학식은 호텔에서 진행됐어요. 덕분에 기대도 못 했던 호텔 코스요리를 먹어봤습니다. 학교생활 전반에 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을 들으며 대학원생 혜택(생성형 AI 구독 무료)도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호텔에서 진행된 입학식과 ‘AISW인의 밤’ 행사 ©꽁잎


또,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가 이뤄지더라고요. 송년의 밤처럼 원우회 주관 행사 중 제일 큰 행사라고 하는 ‘AISW인의 밤’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행사장에서 원우 간 네트워킹을 독려하고, 이때 원우 가족도 초대하여 동행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행사도 호텔에서 진행했었고, 각종 경품 이벤트들도 진행해 가족들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제 형제도 이 행사에 참여하고, 원우회 주관 행사 설명을 들었는데요. 다녀와서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다른 회사 소식을 빠르게 듣기에 좋을 것 같다며 대학원 입학을 고려 중입니다.

 입학하자마자 생기는 300명 이상의 동문 ©꽁잎

중간 및 기말고사를 본 후에는 서강대 교수님을 초대해서 여는 맥주 파티 행사도 있었어요. 또한 서강대 AI·SW대학원은 동문회도 운영되고 있는데, 동문회 고령 선배들이 재학생들을 멘토링을 하는 행사도 있었어요. 네트워킹 자리는 언제나 마련이 되니, 본인의 참여도에 따라 얻어가는 인맥은 무궁무진하답니다.


대학원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학위를 딸 때까지 마음가짐과 각오도 정말 중요하고요. 먼저, 완벽을 기대하지 마세요. 첫 학기에 A+ 받으려다 번아웃 와요. 1학기는 적응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게 좋아요. 또, 목표를 명확히 하세요. 나는 왜 대학원에 가려는가, 커리어 전환인가 역량 강화인가 네트워킹인가 학위인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첫 번째예요. 마지막으로, 유연함을 가지세요. 회사 프로젝트와 시험이 겹칠 수도 있거든요. 이럴 때 자책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되 꾸준히 하세요. 5학기는 길거든요. 마라톤이라고 생각하세요.


돈과 시간을 잘 써서 미래에 도움 되는 결정을 하고 싶다면, 특수 대학원은 분명 좋은 선택지 중 하나예요. 특히 지금 내 커리어에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대학원 진학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고려해 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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