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부터 기저귀까지 육아템 98%를 중고로 구매한 이유


📌 필진 소개: 저는 자연에 약한 악당이 되고 싶은 잘쓸레옹, ‘두리틀’이라고 합니다. 쓰레기 줄이는 모임을 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생활을 하고요. 길거리를 거닐며 쓰레기를 줍고 다니며 해변정화활동이나 줍깅과 같은 캠페인에도 참여합니다. 물건을 구매할 때도 새것 대신 중고로 우선의 원칙을 세워 구매하고 있고요.

중고에는 좋은 점이 많습니다. 단순히 저렴하다는 이유만이 아니라, 서로 ‘구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어요. 내가 필요하거나 갖고 싶었던 물건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구매하거나 나눔을 받으니 서로에게 ‘구제’가 되는 셈이죠. 


제가 구매한 중고 물건 중에는 이제는 새 제품으로는 나오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는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빈티지’가 되기도 하죠. 최근 중고로 구입한 천기저귀도 무늬가 다양하고 잘 만들어진 제품이어서 만족도가 큰 물건이에요. 어떤 무늬는 너무 예뻐서 ‘빈티지’로 소장하고 싶을 정도랍니다. 


아내와 저는 다행히 가치관이 비슷해요.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고 하고, 시장에서는 되도록 무포장으로 장을 봅니다. 생수도 사 먹지 않고, 끓이거나 숯 정수기를 이용해 마시고요. 새것을 사기 전 중고부터 살펴보는 게 어느새 습관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숯 정수기와 직접 참여한 해변 정화활동 ©두리틀


아기가 태어날 날이 가까워질수록 준비해야 하는 물건들도 하나둘 늘어났어요. “이제 다 준비했겠지?” 싶다가도 막상 아이가 집에 오면 또 필요한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렇다고 걱정하지는 않았어요. 뭐가 더 필요할까 불안하기보다는, 언제든 동네에서 바로 구할 수 있다는 든든함이 있었거든요. 중고 마켓 플랫폼이 있으니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부부가 가지고 있는 육아용품의 98%는 중고, 나머지 2%는 선물로 받은 것들이에요. 어떤 것까지 중고로 사용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 쭉 나열해볼게요.


  • 📌 젖병, 천기저귀, 공갈젖꼭지, 치발기, 아기의자, 아기해먹, 장난감, 아기체육관, 인형, 수유쿠션, 수유패드, 산모방석, 아기책, 모빌, 기저귀갈이대, 아기침대, 가습기, 아기옷(계절별), 스와들업, 아기손싸개, 발싸개, 턱받이, 젖병소독기, 분유포트기, 디럭스유모차, 휴대용유모차, 카시트, 아기욕조, 스핀잇스피너, 아기띠, 등받이쿠션, 방수패드


이처럼 육아에 꼭 필요한 물건들이 정말 많은데요. 그중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은 역시 기저귀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 소개할 중고 사용기는 바로 천기저귀입니다.


우리 아이 기저귀값 총 48,000원
미세플라스틱, 발진 우려 없는 천기저귀!

아이를 갖게 된 건 우리 부부에게 큰 축복이지만, 동시에 기저귀 때문에 생기는 쓰레기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다른 용품은 친구나 가족에게 물려받거나 동네 중고로 구했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기저귀만큼은 예외였죠.


산후조리원에서 퇴소 후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해보니, 냄새와 쓰레기의 양이 상상 이상이더라고요. 하루 8장은 적은 편이고, 기저귀를 채운 직후에 다시 용변을 보면 바로 새것으로 갈아야 하니 하루 10장 이상 쓸 때도 있었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아기를 재운 뒤 콤부차를 마시며(둘 다 술을 못 마셔요) 회의에 돌입했습니다.


사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천기저귀를 사용해보자고 이야기했었지만, 용변을 빨아내며 쓰는 걸 생각하니 현실적으로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하루에 8개씩 나올 텐데 그걸 어떻게 빨아야 할까 막막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아이 배와 등에 올라오는 발진을 보며 천기저귀로 전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중고로 구매한 천기저귀 ©두리틀


일회용 기저귀는 여성 생리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이고, 흡수력을 높이기 위해 폴리머를 사용합니다. 유해성에 대해 말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일단 아이 피부에 24시간 닿는 것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고민할 이유가 되죠.


천기저귀를 중고로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어요. 새 것 같은 제품은 중고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정가에 거래되기도 하죠.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이 적다 보니 제품 하나를 사려면 여러 번 거래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요.


처음 구매한 땅콩기저귀 커버는 인서트(속지)는 여러 장이지만 커버가 쉽게 젖어버려 함께 세탁해야 했고, 아이의 빠르게 커가는 몸을 따라가지 못해 사이즈도 부족했습니다. 또 벨크로(찍찍이) 부분은 세탁기 돌릴 때 다른 옷에 붙어 불편했어요.

다양한 천기저귀 브랜드 ©두리틀


그래서 다음 선택은 ‘ALVABABY’. 이번엔 운 좋게 한 판매자에게서 30장 가까이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었어요. 상태도 아주 좋아서 사용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요. 함께 구매한 브랜드는 ‘Mama Koala’, ‘HappyFlute’도 있었지만, 가장 많은 수량은 알바베이비였어요. 천기저귀 28장을 총 45,000원에 구매, 한 장당 1,600원꼴이었어요. 정가는 약 11,700원 정도이니, 86% 할인된 가격으로 구한 셈이죠.

알바베이비 로고, 출처: ALVABABY


알바베이비는 미국 브랜드로, 2010년부터 천기저귀를 본격적으로 제작해 왔어요. 일회용 기저귀의 단점을 대체하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ALVA’는 성경에서 유래한 단어로, 모든 아기는 소중한 선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해요.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똑딱이 단추와 아기 착용샷 ©두리틀


가장 큰 장점은 아이 크기에 따라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똑딱이 단추들. 허리와 허벅지까지 사이즈 조절이 가능해서, 기저귀가 몸에 잘 맞으면 소변이나 용변이 새는 것도 줄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패턴이 예쁘고 귀여워서 소장욕구도 생기고요. 기저귀 떼는 훈련을 할 땐 인서트 없이 팬티처럼도 사용할 수 있어 15kg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천기저귀에 넣는 인서트와 세탁 후 말리는 모습 ©두리틀


물론 천기저귀도 현실적인 단점은 있어요. 젖으면 피부에 닿는 면이 축축해지기 때문에 더 자주 갈아줘야 해요. 인서트를 두 장 넣으면 흡수력이 늘어나긴 하지만, 피부 자극과 흡수력은 별개의 문제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낮에는 천기저귀, 밤이나 외출 시에는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하기로 타협했습니다. 이렇게만 해도 쓰레기 양은 훨씬 줄었어요. 아기가 6~8개월쯤 되면 밤에 소변량이 줄어든다고 하니, 그때는 밤잠에도 천기저귀를 사용해보려 합니다.


천기저귀 세탁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아기 용변을 씻기는 것과 다르지 않거든요.

수압을 이용해 애벌 세탁한 후, 손빨래로 닦아낸 다음 세탁기에 돌리면 충분히 깨끗하게 세척돼요. 소변만 묻은 기저귀는 대야에 세제 탄 물에 담갔다가 샤워할 때 발로 밟아가며 빨면 훨씬 편하더라고요.


다회용은 익숙해지면 오히려 더 편리해집니다. 천기저귀도 마찬가지예요. 미세플라스틱 걱정도 줄고, 아기 피부 건강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어요. 환경을 위해, 그리고 아기를 위해 우리가 중고를 선택한 건 생각보다 훨씬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쓰다 남은 물건이, 다른 누군가에겐 처음이 되는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게 중고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요?


👀 중고 거래, 이 점만은 꼭 확인하세요!

  • 중고 거래는 대부분 만족스러웠지만, 조금 더 신중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물건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카시트인데요.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나눔받아 사용하고 있지만, 오래된 사용감 때문에 버튼이 잘 눌리지 않는다거나, 아이소픽스 탈착이 어려워 꽤 고생을 했답니다. 물론 지금은 익숙해져서 큰 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지만요.

    카시트를 비롯한 중고 육아용품은 겉이 멀쩡하더라도 작동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나눔이라고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직접 확인한 후 거래하는 걸 추천드려요. ‘나눔이니까 오래돼도 감수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사용감과 기능 상태를 따지지 않는다면 받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점을 기억하면 더 현명한 선택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도 있어요!

  • 반대로,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중고템도 있었어요. 특히 ‘오르빗 G3 디럭스 유모차’는 정말 대만족이었죠. 사용감은 있었지만,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이름 그대로 ‘궤도’(orbit)처럼 부드럽게 방향전환이 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시트의 각도나 방향 조절, 본체와의 분리도 손쉽고, 손잡이 높이도 직관적으로 조절돼서 실용성 면에서 훌륭한 제품이었습니다. 이런 고가의 제품을 단돈 만 원에 중고로 구매했을 때의 만족감은, 앞서 겪은 불편함을 단번에 잊게할 정도였어요.

아기가 사용 중인 스토케 트립트랩 하이체어 ©두리틀


덤으로 하나 더 소개하자면, ‘스토케 트립트랩 하이체어’도 아주 만족스러운 중고 거래였습니다. 북유럽 감성이 느껴지는 이 원목 의자는 간단한 구조지만 세심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제품이에요. 저희 아기는 비스듬하게 누워있는 걸 싫어해서 ‘뉴본세트’ 대신 ‘베이비세트’를 중고로 구했고, 스트랩이 있어서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었어요. 튼튼한 구조 덕분에 청소년이 되어도 쓸 수 있을 정도인데, 실제로 최대 136kg까지 하중을 버틸 수 있다고 하네요. 육각렌치만 있으면 언제든 아이 키에 맞춰 발판도 조절할 수 있어서,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제품이라 정말 만족했어요. 요즘에는 이 의자에 앉아서 아기가 중고로 받은 스피너를 돌리며 혼자 잘 놀기도 한답니다.


꼭 아이가 있는 가정이 아니더라도 생활에 큰 변화가 있을 때 필요한 물건의 목록을 작성하고 중고 거래를 적극 활용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소모품을 다회용으로 대신할 수 있는 구매라면 더욱 좋겠죠. 중고 거래와 다회용품 사용 모두 처음엔 번거롭로울 수 있어요. 하지만 한번 익숙해지면 쓰레기를 버리는 것보다 세척해서 쓰는 게 훨씬 간편하게 느껴지고,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것에서 오는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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