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온도계 같은 증시와 슬그머니 물러선 트럼프, 설명해 드려요

글, 정인


폭락했다가 회복했다가 급락했다가 반등했어요

지난주 금요일, 미국의 주요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어요. 고장 난 온도계처럼 한 주간 종잡을 수 없이 오르고 내린 끝의 상승 마감이에요. 바로 전 주, 전 세계 자산시장 랠리를 이끌어오던 미국 증시는 18일(현지 시각)까지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어요. 그 영향을 받은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어요. 4,000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18~19일 연속으로 3,900선까지 후퇴해 장을 마쳤죠. 그런데 미국에서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19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는 반등했어요. 20일 코스피는 미국에서 불어온 희망에 다시 4,000을 넘었어요. 하지만 하루 뒤 미국 증시는 다시 폭락했고, 다음날 코스피는 3,800선까지 밀리며 한 주를 끝냈어요. 그러나 뒤이어 열린 미국 시장에서 지수가 다시 오르며 지난주를 마친 거죠.


결과 확인보단 원인 이해가 중요해요

지수가 정확히 언제 오르고 내렸는지보다는 변덕스럽게 오르내린 원인 파악이 중요해요. 증시가 이렇게 널뛴 건 AI 버블론과 미국 기준금리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 때문이에요. 그간 증시를 끌어올린 주인공은 AI 관련주예요. 이제껏 GPU·데이터센터 등에 수조 달러가 투자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믿음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 관련 주식들의 평가와 가격을 밀어 올렸어요. 하지만 AI는 아직 일반적인 서비스와 제품으로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현재 시장 규모에 비해 주가가 너무 비싼 게 아니냐는 의심이 커질 때마다 엔비디아 같은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발표하며 서비스·제품이 보편적으로 시장에 깔릴 때까지 투자할 것이란 안도를 가져다줬죠. 


‘버블’보다 중요한 건 투자 지속성이에요

하지만 수익이 충분히 나지 않는 상태의 투자는 결국 돈을 쓰는 행위 그 자체예요. ‘돈을 빌리는 비용’인 금리가 충분히 낮아야 기업들이 계속 돈을 쓸 수 있어요. 그런데 미국이 인플레이션 염려로 12월에 금리를 추가로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어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이번에도 좋았지만, 금리가 더 내려가지 않으면 엔비디아 실적으로도 투자자들은 안심하기 어려워요. ‘버블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일단 차익 실현하고 나중에 다시 사지 뭐’ 모드로 들어가게 되는 거죠. 현지 시각 21일,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한 이유도 투자의 지속성과 관련있어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발언한 데 이어, 외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새로운 GPU H200을 중국에 판매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거든요. 돈을 더 풀 테니 차익 실현을 미루라는 시그널이에요. 

정인 한마디

🥴 시차 때문에 우리나라 증시는 전날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때문에 투자할 땐 ‘증시는 항상 미국이 먼저’라고 외워도 무방해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잠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요. 반도체에 관세를 좀 늦게 부과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중국에 강경하게 나가다가도 이번처럼 반도체 규제를 풀어줄 수도 있다는 신호를 주죠. 물론 말만 그렇게 하고 실제로는 안 할 수도 있어요. 어쨌든 지난주 미국에서 이런 뉴스가 나왔으니, 오늘 우리나라 증시도 실제로 영향받는지 눈여겨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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