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전국 8도를 다 만나려면? 정답: 72개 로컬 브랜드가 모인 인천으로 가기


여행을 좋아하더라도 전국을 다 돌아보기란 마음처럼 쉽지 않죠. 지난 주말, 인천 상상플랫폼에 전국 팔도의 72개 로컬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였어요. 제주부터 서울까지, 전국 각지에서 온 브랜드가 저마다의 이야기와 물건들을 들고 부스를 열었는데요. 천천히 둘러보기만 해도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한 것처럼 느껴졌답니다.

인천역 3번 출구 근처에서 열린 ‘로컬페스타’ ⓒ 어피티


인천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 지하철 타고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에서 전국 각지의 매력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고영 PD도 놓치지 않고 빠르게 행사에 다녀왔어요. 이번 행사는 그동안 잘쓸레터와 함께 인천의 이야기를 해왔던 인천 스펙타클팀이 주최한 것으로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천 대표 로컬 마켓 ‘제물포 웨이브 마켓’의 전국 확장판이라고 해요.


👉 인천스펙타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인천스펙타클 부스와 로컬러 부스 ⓒ 어피티


고영PD는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방문했는데, 도착하자마자 바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어요. 바로 수원 로컬러의 정현빈 대표님이었어요. 각 지자체의 귀여운 마스코트로 만든 키캡, 키링, 그립톡, 엽서 등이 잔뜩 마련되어 있었는데 진주 하모, 대전 꿈돌이, 수원이까지 한자리에 모이니 뭔가 전국체전 느낌도 나고 반갑더라고요. 

👉 로컬러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수원이’랑 폴짝 떠나는 수원 영통 & 남문 로컬 히든 스팟!

구이농 댕댕이 제품 & 고추빵 판매 현장 ⓒ 어피티


밀양에서 온 ‘구이농’ 대표님은 연고 하나 없는 밀양의 풍경에 반해 귀농을 결정한 뒤, ‘귀농’을 천천히 발음한 형태인 ‘구이농’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해요. 평소 지나가던 길목에 버려져 있던 천막을 재활용해서 가방을 만들고 계셨는데요. 업사이클 가방뿐만 아니라 재활용 병뚜껑으로 만든 강아지 모양 키링도 인상적이었어요. 이 키링에는 밀양에 있는 애견 동반 장소와 연결되는 QR 코드가 인쇄돼 있었거든요.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청양의 ‘찰리의 고추빵’ 부스였어요. 고추 모양의 볼펜과 키링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고추빵도 진짜 고추 모양을 연상시켰는데, 고추빵의 색깔에 따라 ‘매운맛’, ‘덜 매운맛’ 같은 맵기 조절이 가능했어요. 고추빵이라는 이름답게 고추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살렸더라고요.

목포 비파밍 & 강화 진달래섬 ⓒ 어피티


혹시 목포에서 비파 열매가 유명한 것, 알고 계셨나요? 아마 비파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저도 그랬거든요. 살구랑 약간 비슷하게 생겼는데, 옛날에 방송인 박나래가 ‘나 혼자 산다’에서 비파로 담금주를 담그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어서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 같았어요. 목포의 로컬 브랜드 ‘비파밍’은 비파의 모양을 캐릭터로 다양한 팬시 문구 상품들을 만들고, 실제 비파를 활용한 간식거리도 만들고 있었어요. 인천에서 목포의 특산물을 이렇게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니! 무척 반가웠어요.


그럼, 강화도에 진달래가 유명한 건 알고 계셨나요? 강화 고려산에는 진달래가 눈부시게 많이 펴서 해마다 축제가 열릴 정도예요. 강화도의 소창 수건이나 특산물인 순무와 속노랑고구마 썬캐처, 로컬 간식거리 등을 판매하는 편집샵의 이름이 바로 ‘진달래섬’이죠. 이렇듯 지역의 특산물이나 유명한 볼거리를 잘 활용한 팀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어요.


잘쓸레터와 함께했던 익산 비마이크도 로컬 페스타에서 만나볼 수 있었어요. 익산 전통시장의 24시간을 생동감 있게 밀착 취재하여 담아낸 비마이크는 익산의 미륵사지삼층석탑 같은 문화재부터 동네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로컬 매거진과 굿즈에 담아내고 있었죠. 

👉 비마이크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순옥 씨와 상구 씨가 있는 익산 전통시장 12시간 체류기

시고르청춘 가족사진 & 할배 사투리 장갑 ⓒ 어피티


부안의 ‘시고르청춘’팀의 부스에는 ‘시고르자브종’에서 착안한 똥강아지 캐릭터가 있었어요. ‘바지락도 락이다’라며 부안 갯벌의 바지락을 재치 있게 표현한 티셔츠를 만든 업적이 있는 팀답게, 이번에도 할배 사투리 목장갑을 기똥차게 만들었더라고요.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왔어요.

👉 시고르청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난 너를 사랑해! 알럽~부안! 🔥 이 세상엔 노을뿐이야


 마사나이 ‘로컬페스타’ 참여 현장 ⓒ 어피티


부안 못지 않게 지역의 언어와 정서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티셔츠, 모자 등 제품에 위트 있게 풀어낸 ‘마사나이’도 있었어요. 지난해 마산의 특산물인 멸치를 패러디한 ’메르치’ 티셔츠가 창원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몰에서 화제가 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브랜드죠. 최근 NC 다이노스와도 협업하며 재미있는 제품을 많이 만들었는데 이번 로컬 페스타에서도 다양한 자체 제작한 굿즈들을 전시했어요.

푸드코트 음식 판매ⓒ 어피티


먹거리도 정말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어요. 각종 빵과 제과들은 물론이고, 인천의 전통 있는 방앗간에서 짠 참기름으로 만든 새우 샐러드, 전국 최초의 쫄면을 개발한 광신제면의 쫄면 등 인천 로컬 식재료로 만든 푸드코트가 있었죠. 저는 그중에서도 참기름 드레싱 샐러드를 먹어봤어요. 너무 고소하고 향긋해서 그동안 샐러드에 왜 올리브유만 뿌려 먹었을까, 참기름 뿌릴 생각은 왜 못 했을까 하는 후회마저 들었어요. 그동안 참기름 못 뿌려 먹은 세월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맛있었습니다.

솥밥용 도자기와 더덕 간식 구매 ⓒ 어피티


쌀과 도자기로 유명한 여주의 브랜드, ‘Sotbot’은 밥을 짓는 솥을 도자기로 구워서 팔았어요. 지금까지 본 밥솥 중에 가장 세련되고 너무 탐났는데 인덕션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직화용 제품이라서 너무 아쉬웠어요. 지역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면서도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흔치 않은 만듦새라 자꾸만 시선이 갔죠. 아직도 미련이 남네요…


예산은 더덕을 육포처럼 만든 더덕포와 더덕 가루를 넣은 더덕 쿠키, 더덕 라떼, 더덕 고추장 등 다양한 더덕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우리의 특산물을 이런 방식으로 다양하게 즐길 방법이 있다니 신기했어요. 반찬으로만 먹는 줄 알았던 더덕이 달콤한 디저트도 될 수 있다니!


각 브랜드가 들고 나온 것 모두 로컬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어요. 젊은 사장님들의 재기발랄함, 유머와 위트가 가득해서 그 지역에 대한 궁금증과 호감도가 확 올라가는 제품들이 정말 많았어요. 지갑이 막 저절로 열리더라고요.

쿠폰 이벤트 참여 후 받은 할인권 ⓒ 어피티


원래는 행사 이벤트로 만 원당 스탬프 하나씩 찍어주고, 세 개를 채우면 경품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요. 고영 PD는 순식간에 여섯 개를 찍어버렸어요. (100% 내돈내산이었습니다.) 지금 안 사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 가는 대로 구매했더니 경품으로 3천 원 할인 쿠폰을 두 장이나 받았답니다.

참고로, 고영 PD는 이번 행사에서 제주 코코하의 ‘피스타치오 넛버터’, 충남 예산의 ‘더덕몽 더덕포’, 과천의 그림책 출판사 어흥대작전의 책 ‘위대한 완두콩’과 ‘해치 인형 키링’, 그리고 수원 로컬러의 ‘키캡 키링’, 목포 비파밍의 ‘비파잎 아몬드 초콜렛’을 득템했어요!

토크 프로그램 현장과 고영 PD의 득템들 ⓒ 어피티


행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브랜드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토크 프로그램이었어요.

‘90년대생, 고향을 덕질하다’라는 제목의 토크 세션에서는 익산, 목포, 마산, 인천의 90년대생 창업자들이 자신이 왜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고,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진솔하게 나눴어요. 많은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니, 자신의 고향, 또는 제2의 고향에 살면서 자신이 사는 지역을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삶의 기반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아낌없이 사랑하고 있고요. 


부스를 차린 다른 많은 로컬 브랜드 대표님들에게서도 지역 특산물이나 제품을 파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란 고향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외지인에게 고향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멋지게 전달하고 싶어 한다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하루 만에 전국을 한자리에서 여행을 마치고 온 듯한 기분이었던 2025년 로컬페스타! 현장에서 만난 많은 로컬 브랜드 대표님들의 진심 덕분에 어디든 특별하지 않은 지역은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결국 한 지역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덕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동안 무채색으로만 보이던 우리 동네 풍경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내년에도 이런 자리가 있다면, 꼭 다시 가고 싶어요.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더 많은 지역의 이야기를 만나기 위해서요!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금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