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이야기, 어려워도 솔직한 게 나을 수 있어요

“더치페이, 어디까지 해봤나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 이야기는 더욱 조심스럽죠. 같은 상황에서도 경제적 여건이나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예상치 못한 갈등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함께 식사하고 결제를 할 때 누군가는 철저하게 10원 단위까지 계산해서 돈을 나눠 내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대충 번갈아 가며 내는 방식을 편하게 여기기도 하고요. 아예 서로 공금을 모아서 데이트통장이나 모임통장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서로 먹는 양이 다르거나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의 나이나 경제력에 차이가 있을 때 동일한 기준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공평한 방법인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거든요. 과연 모든 상황에서 공평하게 나누는 더치페이가 정답일까요? 아니면 관계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하는 걸까요? MZ세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생생 MZ톡 참여자 소개

  • 울보 (33세, 회사원)
  • 채리 (28세, 회사원)
  • 말차는녹차 (32세, 프리랜서)
  • 소금빵에티코 (27세, 회사원)
  • 텅장 대변인 (32세, 회사원)
  • 수달 (33세, 회사원)
  • 개울 (26세, 회사원)
  • 뽀삐 (30세, 회사원)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연인과의 데이트에서 비용을 나누는 방식을 어떻게 정하나요?

  • 울보 (33세, 회사원): “친구들과 모임을 할 때는 인원수대로 나누어서 내는 편이에요.”
    한 명이 먼저 카드로 결제하고 나중에 정산받는 방식이고, 이때 적립되는 카드 포인트는 결제하는 사람이 챙기죠. 저는 남자인데요. 연인과 데이트할 때는 7대3 정도 비율로 제가 더 쓰는 편입니다. 보통 3만 원을 기준으로 해서 그 밑의 금액은 여자친구가 계산하고 그 이상은 제가 계산하는 식으로 저만의 기준을 정해뒀죠.


  • 말차는녹차 (32세, 프리랜서): “친구들과 모임할 때는 친구별로 스타일이 달라요.”
    칼같이 카드로 나눠서 계산하길 원하면 계산대에서 인원수대로 나누어서 계산하고, 한 명이 먼저 계산하고 나중에 한 번에 정산하는 경우도 있어요. 여행 갈 때는 아예 모임통장을 만들어서 쓰니까 편하네요. 연인과는 번갈아가며 냈던 것 같아요. 상대에 따라 다른데 소득별로 제가 좀 잘 벌 땐 제가 사고 상대가 잘 벌면 상대가 더 부담하고 그런 식으로요.


  • 수달 (33세, 회사원): “저는 친구들이랑은 기본적으로 나눠 내는 편이에요.”
    기분 좋은 날이나 연봉이 올라서 한턱내고 싶을 때는 제가 다 내는 편이고요. 데이트할 때는 여행비처럼 큰 건 남자친구가 내는 경우가 많아요. 


  • 뽀삐 (30세, 회사원): “남자친구랑 데이트통장을 써요. 월급날마다 일정 금액을 같이 넣고, 거기서 데이트 비용을 쓰니까 편하더라고요.“
    가끔은 개인 돈으로 제가 사주기도 하고, 남자친구도 개인 돈으로 밥이나 술을 사줘요.

더치페이를 하거나 한쪽이 돈을 더 내는 상황이 반복되어 서운했던 경험이 있나요?

  • 말차는녹차 (32세, 프리랜서): “저는 예전에 연애할 때 상대방이 데이트통장을 만들자고 먼저 말해서 서운했어요.”
    이미 서로 번갈아 가면서 비슷한 수준으로 결제하고 있었거든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백 원도 손해 보기 싫나? 번갈아 가면서 챙기는 것조차도 귀찮아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관계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었죠. 결국 그 이야기를 듣고 오래 못 가고 헤어졌어요.


  • 울보 (33세, 회사원): “저는 누가 돈을 더 냈는지를 따지기보다는 상대방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많이 냈을 때 상대방이 그걸 당연하게 여기면 엄청 서운한데, 말 한마디라도 고맙다고만 해주면 괜찮거든요.


  • 채리 (28세, 회사원): “친구들이랑은 기본적으로 돈을 다 똑같이 나눠 내는 편이에요.”
    그런데 여자친구들이랑 먹을 땐 밥값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데 남자인 친구들과 밥을 먹거나 특히 술 마실 때는 비용이 거의 두 배 이상이 나오더라고요. 먹는 양이 아무래도 차이가 나니까요. 그럴 땐 부담이 커져서 좀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친구·연인·직장 동료 등 상황별로 더치페이를 둘러싼 갈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울보 (33세, 회사원): “연인끼리는 돈 문제를 그냥 흘려넘기면 나중에 꼭 서운한 일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제가 낼게’ 했다가 나중에 부담된다고 해서 ‘너도 돈 좀 내’ 하면서 눈치 주면 서로 기분이 상하잖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경제적인 부분을 어떻게 할지 얘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 개울 (26세, 회사원): “저는 친구나 연인 사이에 정산하듯이 딱딱하게 계산하는 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보통은 ‘밥은 내가 살게, 대신 커피는 네가 사’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게 제일 편했어요.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서로 공금을 모으거나 돈이 오가는 과정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져요. 그런 얘기를 안 하고 자연스럽게 맞추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 채리 (28세, 회사원): “블로그를 운영 중인데, 데이트할 때 협찬받아서 가는 편이라 데이트 비용이 많이 나오지 않아요.”
    제가 협찬받고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 대신, 협찬 없이 밥을 먹으러 갈 때나추가금이 나올 때는 남자친구가 다 내는 편이에요.


  • 텅장 대변인 (32세, 회사원): “연인과는 연애 초반, 또는 연애 시작 전에 전에 데이트 비용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내서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편이에요.”
    물론 20대 때는 이런 대화를 꺼내는 게 조금 어려웠는데, 30대가 되니 편하게 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돈 이야기도 처음이 어렵지 한번 하기 시작하면 서로의 의견을 편하게 말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어피티의 코멘트

돈이야기만큼 말하기 껄끄럽지만, 중요한 것도 없을 거예요. 지불한 돈의 크기에 따라 내 진심이 왜곡되기도 하고, 상대에 대해 실망하거나 오해가 쌓이기도 하죠. 그렇기 때문에 연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각자의 취향과 상황이 있겠지만, 비용을 미리 나누거나 합의하는 방식이 오히려 스트레스와 감정의 피로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얼마 전 어피티 구독자 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어피티에게 말해주세요: 데이트비용 어떻게 나누고 조율할까요>에 따르면, ‘연인과 돈 이야기를 꺼내기 어색하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다수의 독자님들이 서로 간의 신뢰를 위해서라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내주셨어요.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라면, 투명하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눠보는 것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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