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피하려면 일본처럼 ‘전액 현금’ 지급해야 하는 걸까요

글, 정인


관세협상은 25%에서 멈춰서 있어요

지난 7월 31일 타결된 한미관세협상은 사실상 협상 전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예요. 25% 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던 내용은 무역 현장에 적용되지 않고 있는데, 이유는 세부적인 규칙이 정해지지 않았고, 또 미국에 투자할 금액을 어떻게 구성할지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 견해 차이가 심각하게 벌어져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3500억 달러를 현금 일부와 융자, 신용보증 등으로 구성할 생각이지만 미국은 ‘전액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지난 4일, 일본은 대미투자펀드 5500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기로 한 MOU에 서명했어요.


사실상 투자가 아니고, 금액도 과도해요

우리나라도 일본도 7, 8월까지만 해도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고, 세부적인 내용도 나오지 않은 모호한 상태를 전략적으로 유지하고 있었어요. 이번 관세 협상은 미국에 과도하게 유리하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투자 수익금 회수 내용은 불공평해요. 5500억 달러는 일본 외환보유고의 40%에 육박해요. 일본이 먼저 굽히고 들어가면서 우리나라도 상당히 불리해졌어요. 우리나라가 약속한 투자금 3500억 달러는 9월 기준 우리 외환보유고의 85%를 넘어요. 실제 이 돈이 미국으로 빠져나간다면 잔고 부족 자체도 문제이지만, 추가로 환율이 굉장히 불안정해질 거예요.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글로벌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죠.

정인 한마디

🚩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이죠. 지난주 미국 조지아주에서 LG에너지솔루션 당사와 협력사 직원이 비자 문제로 미국에 억류됐다가 풀려나는 사건이 있었어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구금됐던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귀국한 날, CNBC에 출연해 ‘한국은 협상 내용대로 돈을 내든가 관세를 내야 한다’고 발언했어요. 우리나라 대통령실은 ‘조율할 것이 많다’, ‘국익 우선으로 협상할 것’이라며 일단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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