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이기려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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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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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try to beat the market

(시장을 이기려고 들지 마라)


인덱스펀드의 아버지, 존 보글(John C. Bogle)이

널리 퍼트린 투자 철학

이런 유형의 투자자에게 이 격언을 추천해요

시장 경험이 많지 않고, 직장을 다니는 투자자: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고 하다가 매번 불필요한 매매를 반복하게 되는 초보 투자자. 혹은 낮에 매수·매도를 하기 어려운 직장인 투자자.


인덱스펀드와 액티브펀드

일이 잘 되고 있는지 아니면 뭔가 잘못됐는지, 잘 되면 얼마나 잘 되며 잘못되면 또 얼마나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알려는 것은 사람들의 본능이에요. 그래야 잘 될 때는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좋지 않을 때는 얼른 회피할 수 있으니까요. 자산을 투자하는 입장에서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것은 너무나도 당연해요.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지수(Index)예요. IQ지수, 행복지수, 빅맥지수, BMI지수처럼 기준을 정해서 현재 상태를 평가하는 바로 그 지수가 금융시장에도 있어요. 또, 단순히 측정 도구로 끝나는 게 아니라 투자상품 설계에도 쓰여요. 지수는 시장에서 선별된 종목들의 가중 평균이나 합산 값을 통해 시장 전체의 흐름을 대표하고 있거든요. (단순 평균이 아닌 점을 알아두세요.) 


예를 들어 어떤 투자 상품이 미국에서 제일 큰 대형주 500개의 성과를 반영하는 S&P500 지수를 추종한다고 하면, 미국에서 제일 큰 500개 기업의 주가가 오른 만큼 수익을 내게 돼요. 반대로 미국이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이 기업 저 기업 가릴 것 없이 실적이 좋지 않았고,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버려 주가가 떨어졌다면 나의 투자수익률은 그만큼 떨어질 거예요. 그러니까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투자상품인 지수추종상품은 ‘시장 전체가 평균적으로 오르는 만큼은 수익을 내보자’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한 결과죠. 


인덱스펀드가 바로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펀드예요. 반면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잘 나갈 것 같은 종목’만 골라서 담아주는 펀드예요. 시장 전체의 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전략이랍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액티브펀드가 훨씬 좋은 상품 같은데, 왜 초보자에게 ‘시장과 싸우지 말라’며 인덱스펀드를 추천하는 걸까요?


초보자와 시간 없는 사람이 더 많이 버는 펀드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요소는 ‘투자 기간’과 ‘매매 횟수’예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리의 힘이 작용해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연 7% 수익률을 유지하면 10년 뒤에는 원금이 약 2배가 되지만, 20년 뒤에는 4배 이상으로 불어나죠. 


반대로 매매를 자주 하면 할수록 세금과 수수료 비용이 누적되고, 시장의 타이밍을 계속 맞춰야 하는 부담 때문에 감정적 실수나 과잉 확신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요. 실제로 장기 보유자보다 자주 매매한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이 낮다는 사실은 반복해서 증명된 사실이에요. 결국 개인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란 ‘누가 시장을 뛰어넘느냐’보다 ‘시장에서 얼마나 오래 견디느냐’가 중요한 게임이라는 뜻이에요.


이렇게 오래 놔둘 때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액티브펀드의 수익률보다 높을 가능성이 굉장히 커요.


시장은 효율적일까요, 비효율적일까요?

그런데도 액티브펀드를 선택해, ‘시장과 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 상황에서 인덱스펀드가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시장에는 여전히 의미 있고 성과 좋은 액티브펀드가 존재하고, 그만한 이유도 분명해요. 시장이 ‘비효율적’일 때, 액티브펀드는 강해요. 기업의 실적이나 대외 요소 등 모든 정보가 투명하고, 빠르게 시장에 반영된다면 액티브펀드는 인덱스펀드를 이기기 힘들어요. 


하지만 시장에는 당연히 정보 비대칭이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중요한 요소들이 시장에 가격으로 반영되는 속도가 느리기도 해요. 그럴 때 능력 있는 펀드매니저는 곧 오를 특정 종목을 재빨리 잡을 수 있고, 산업 트렌드를 앞서 파악해 수익을 낼 수 있어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드는 마음으로

인덱스펀드를 기본으로 가져가는 것이 ‘시장과 싸우지 않고’ 시장에 업혀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에요. 그러나 시장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직장인 투자자라면 인덱스펀드를 갑옷처럼 전신에 두르고 한두 개의 액티브펀드를 무기로 드는 방법이 있어요. 시장 전체가 하락할 때 인덱스펀드는 그대로 지수를 따라 떨어지지만 실력 있는 펀드매니저가 운영하는 액티브펀드는 미리 방어적인 종목으로 이동할 수 있어 하락폭을 상당히 낮출 수 있거든요.


하지만 한두 개의 대형 종목을 믿고, 혹은 급등한다는 소문을 믿고 나자신의 안목을 과신해 ‘액티브한’ 투자만 이어가는 것은 초보자나 시간 없는 직장인에게는 결코 추천하지 않아요. 맨몸으로 무기만 들고 전쟁터에 뛰어들어 시장과 상대하는 건 그야말로 위험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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