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은행 대출 업무가 마비됐어요
지난 14일부터 SGI서울보증보험 전산망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마비된 상태예요(16일 기준). 은행이 대출금을 내줄 때는 SGI서울 같은 보증보험의 보증이 필요한데요, SGI 전산망이 멈추면서 각종 대출 보증 업무 처리가 어려워졌어요. 이삿날 전월세대출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세입자가 새 집에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은행은 급한 대로 기존에 대출 심사가 최종 승인된 차주를 대상으로 ‘선대출 후 후보증가입’을 시행하고 있어요. 이전에 없었던 일인데, 보증 없이 대출을 내주는 경우 은행 같은 대출 시행 금융기관이 부도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게 되기 때문이에요.
은행도 보험이 필요해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거래에는 ‘보험’이 존재해요. 금융거래에도 마찬가지예요. 보증보험은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을 리스크로부터 채권자를 보호하는 보험이에요. 은행처럼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운영하는 금융기관은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부실에 빠지게 돼요. 이때 보험사가 대신 손해를 보상해 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출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요. 보증보험이 없다면 은행이 훨씬 까다로운 대출 심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도, 대출 금액도 줄어들 거예요.
사태 길어지면 대출받기 어려워져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은 서울SGI가 1차로 검증한 이후에만 대출을 실행해 줘요. 15일 하루에만 보증보험 없는 전세대출금액이 600억 원 이상 나갔어요. 신규 대출 신청도 일단 상담까지만 받고 심사는 정지돼 있어 금융 수요자의 불편이 이어지는 중인데요, 사태가 더 길어지면 은행들은 신규 대출을 재개하더라도 대출 금액 한도를 줄이고 심사를 까다롭게 할 수밖에 없어요. 이미 불이익을 보는 전세대출 수요자도 생겼어요. 지난 6월 27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에는 오는 21일부터 전세보증보험 비율을 현행 90%에서 80%까지 낮추기로 하는 내용이 있었어요. 90% 한도를 채워 대출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서울SGI보증 해킹 이전에 대출 심사를 완료하지 못한 수요자는 대출 한도가 10% 줄어드는 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