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 님의 돈 관련 고민
저는 서울에 있는 본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회사와의 거리가 가까워서 출퇴근이 편하고, 생활비 대부분을 부모님께 지원받고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독립에 대한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게다가 최근에는 집안 문제로 인해 더는 독립을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그런데 지금 가진 자산으로 어떻게 독립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함이 앞서요. 자주 들려오는 전세사기 문제가 걱정되어서 전세보다는 월세로 집을 구하려고 생각 중인데요. 나중에 내 집 마련을 할 생각을 하니, 매달 지출할 월세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내 집 마련이 목표라면 월세를 구하기보다는 돈을 더 모아서 매매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까요? 나이에 비해 모아둔 돈이 많지 않은 편이라, 집을 살 수 있을 만큼의 종잣돈을 효율적으로 마련할 방법도 알고 싶어요.
진하 님을 위한 어피티의 솔루션
진하 님은 경제적 독립이라는, 삶의 중요한 전환점 앞에 서 있는 상황이에요. 본가 생활이 경제적으로 유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 환경을 벗어나 ‘이제는 나만의 삶의 기반을 마련해야겠다’는 마음을 품고 계신 것 같아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진하 님은 이미 꽤 높은 수준의 저축률과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현재 실수령액의 60% 이상(월 220만 원)을 저축하고 있고, 자산도 총 1억 2천만 원 이상으로 탄탄하게 만들어두었어요. 독립이라는 큰 변화에도 대비할 수 있을 만큼 기본기가 잘 잡혀 있는 상황이에요.
내 집 마련, 현실적인 방법을 살펴볼게요
진하 님은 결혼 계획이 없고, 서울 및 수도권에서 실거주할 수 있는 집을 구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전용 59㎡(약 18평) 아파트가 1인 가구 실거주용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주택 유형이니, 이 조건으로 청약과 매매를 위한 전략을 살펴볼게요.
먼저 청약으로는 공공분양 생애최초 특별공급 또는 민간분양 추첨제에서 당첨되는 것을 목표로 잡는 게 현실적이에요.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물량이 많지 않으니, 여기서는 민간분양 위주로 설명해 볼게요.
민간분양 청약 1순위가 되기 위해서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2년 이상(투기과열지구 기준, 이외는 더 짧음), 청약저축통장에 예치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들어둬야 해요. 예치금의 경우 서울/부산에서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이라면 300만 원 이상 만들어두면 돼요.
1순위가 우리나라에 100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당첨 확률은 매우 낮지만, 그래도 준비가 돼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겠죠. 진하 님은 이미 1순위가 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청약 당첨 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단계예요. 청약에 당첨되면 1~2개월 내에 계약금(분양가의 10~20%)을 내고, 이후 중도금과 잔금은 대출을 받아 지불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이 과정에서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분양대금의 40% 정도를 내 자본으로 준비하는 게 좋아요.
이번에는 매매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서울의 전용면적 59㎡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약 8억 원으로 추정돼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라면 LTV 80%까지 대출이 가능해 최대 6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요. 대출을 받더라도 최소 2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고, 추가로 취득세,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 약 5%를 고려하면 총 2.4억 원 정도가 준비돼 있어야 해요.
중요한 건 이 금액이 ‘최소 금액’이라는 점이에요. 이렇게 LTV만 따져서 최대로 대출을 받는 건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받는다 하더라도 월 상환 부담이 매우 크거든요. 월급의 거의 전부를 대출 갚는 데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정리하면, 청약이든 매매든 내 자본이 최소 30~40%는 필요합니다. 본가에서 처음 독립하면서, 이 자금을 한 번에 모아 내가 원하는 최적의 집을 사는 건 굉장히 난도가 높은 일이에요. 그러니 전월세 독립 후 내 집 마련 목표(원하는 입지와 조건 등)를 구체화하면서 차차 돈을 모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비정기 지출, 대폭 줄여야 해요
내 집 마련 시점을 앞당기려면 지금부터 더 많이 저축하고,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데 집중해야겠죠. 이걸 위해 딱 한 가지 진하 님이 반드시 고쳐야 하는 점이 있다면, 바로 연간 1150만 원이나 발생하는 비정기 지출, 그중에서도 미용비(527만 원)에요. 적어도 연 수입의 10% 이상을 미용에 쓰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지금은 본가에 거주하며 주거비 부담이 없기 때문에 매달 220만 원을 저축할 수 있는 구조지만, 이 비정기 지출 습관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독립 이후에는 지출이 늘고 저축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일단 연간 미용비 지출의 상한선부터 정해야 합니다. 연간 300만 원으로 줄이는 걸 목표로 두고, 헤어샵, 스킨케어, 시술 등 값비싼 지출은 ‘1년에 몇 번까지만’으로 횟수를 명확히 제한하세요.
또 진하 님의 머니로그를 보면, 돈을 잘 아끼다가도 나를 위해 소비할 때 큰돈을 턱턱 쓰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게 진짜 함정이에요. 이걸 잘 막아내야 합니다. 어떤 결제든 30만 원 이상 돈을 써야 할 때는 ‘딱 하루만 참아본다’라는 원칙을 세워두세요. 이렇게 하루의 유예 기간을 만드는 게 소비 욕구를 다스리는 데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거든요.
‘진짜 좋은 소비’는 내 미래 계획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진하 님의 마음도 무척 공감이 가요. 열심히 살아온 만큼 스스로에게 보상을 잘해주고픈 마음이 든다는 것도 이해되고요. 하지만 진짜 좋은 소비는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이뤄가는 데 방해되지 않는 소비’예요.
지금은 독립과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가 선명한 때이니만큼,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좀 더 여력을 쏟아보기로 해요. 그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갈수록, ‘조금 덜 쓰고 조금 더 모은 오늘’이 분명히 의미 있게 다가올 거예요. 어피티도 그 길을 함께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