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디도치 님의 돈 관련 고민
저희는 전체 지출의 50% 이상이 고정비고, 그중에서도 주거비가 대부분이에요.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다고 생각했고, 신혼부부를 위한 정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였기도 해서 집을 구매했는데요. 대출금리가 연 2.2%로 저렴한 편이지만, 매달 약 127만 원이 주거비로 나가고 있어요.
실거주 의무 3년만 버티고 더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고민해 봤어요. 직장 근처의 보증금 500만 원, 월세 80만 원 정도의 빌라로 이사하면 주거비를 아예 낮출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막상 여기서 살다 보니 아이를 키우기에 너무 좋더라고요. 초등학교까지 이곳에서 다니려면 근처 아파트로 옮겨야 하는데, 그러면 월세가 이자 나가는 것과 비슷해서 큰 의미가 없었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기 전에 고정비를 낮출 수 있을까요? 지금 쓰고 있는 생활비 수준은 적정한지, 생활비를 줄여야 한다면 어떤 항목에서 줄여야 할지도 궁금합니다.
대디도치 님을 위한 어피티의 솔루션
대디도치 님은 현실적이고, 책임감도 큰 분인 것 같아요. 현재 고정비의 절반 이상이 주거비지만, 이 결정이 당시에는 가장 합리적이고 필요한 것이었을 거예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가정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 다른 가능성도 끊임없이 구상해 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대디도치 님의 현명한, 새로운 결정을 돕기 위해 어피티가 하나씩 답변을 드려볼게요.
이사, 리스크가 더 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상황에서 이사를 가는 건 비용을 절감하는 것에 비해 리스크가 더 커요. 보내주신 기고 원문을 보면 현재 아파트 대출금리는 연 2.2%로, 현 상황에서 찾아볼 수 있는 조건 중 거의 최상의 수준이에요.
실거주 요건이 3년이라고 하셨는데, 이후로는 전세나 월세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단순히 버티는 시기라기보다는 ‘내가 선택한 집이 점차 우리 가족의 자산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에요.
대디도치 님이 고민중이신 월세 80만 원에 보증금 500만 원의 빌라는 안정성이나 생활 편의 면에서 지금보다는 다운그레이드될 수 있어요. 또 당장의 주거비 부담 외에 미래의 자녀 통학 면에서 오랫동안 스트레스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하셔야 해요. 이사 관련 비용도 적지 않게 나갈 테고요.
아내 분의 일하는 시간을 늘려보는 것도 고민하셨었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 방식 지금의 상황에서 현실적인 해답이 되기 어려워요. 단순히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등하원 도우미 비용이나 아이가 아플 때 생기는 공백, 또 건강 악화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지금처럼 아내분의 건강 문제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면, 지금 필요한 건 소득을 단기적으로 늘리는 게 아니라 지출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더 중요해요.
정리하면, 대디도치 님은 현재 거주지를 유지하되, 일을 통한 소득 증대를 고민하기 보다는 고정비와 생활비를 점검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아요.
생활비, 열심히 줄이고 있지만…
대디도치 님의 가정에서 월 지출은 약 400만 원 정도예요. 고정비 중에서는 주택담보 대출 원리금(87만 원), 부모님 차용증 상환금(40만 원), 자녀 교육비(41만 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모두 대디도치 님이 ‘꼭 필요한 지출’이라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줄이려고 하기보다는 ‘적정하게 지출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좋겠어요.
이번에는 변동비를 살펴볼게요. 변동비 중에서는 식비와 마트 구매비용으로 약 98만 원, 간식과 카페 24만 원, 자녀 체험·놀이 16만 원 등이 눈에 띄었어요.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지출이라 자칫 과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포인트 충전, 지역화폐 등 다양한 절약 팁을 통해 최대한 알뜰하게 쓰려 노력하고 있어요.
문제는 그럼에도 대디도치 님이 돈을 많이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이에요. 사연 속에서 지출을 잘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 부채감이 느껴지거든요. 이럴 때는 지출을 좀 더 상세하게 라벨링 하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예를 들어 마트에서 사용한 내역을 목적에 따라 자세히 분류해 보면 ‘우리 가족이 먹고살기 위해 쓴 돈’과 ‘기분에 따라 소비한 돈’의 구분이 선명해질 수 있어요. 후자에 해당하는 지출은 ⟪우리 집 재테크를 부탁해⟫(이지영, 한국경제신문사, 2018) 에서 분류한 가계부 항목을 기준으로, ‘풍요로운 생활’에 들어갑니다. 미래의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현재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조금만 양보해 준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지출 한도를 줄여보세요.
장 보는 비용과 식비를 묶어서 좀 더 쉽게 관리하고 싶다면, 2주 한도로 예산을 세워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한 달 전체 식비를 절감하려 하기보다는 2주 단위로 식비 한도를 설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소비를 조절해 보는 식이에요. ‘5월 4~5주 차 마트 및 식비 예산이 40만 원인데, 오늘 마트에서 27만 원을 썼다면 나머지 기간엔 어떤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할 수 있겠죠?
대디도치 님의 재무목표는 명확해요
기고 원문에 나와있듯, 현재 대디도치 님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재무 목표는 두 가지죠.
- 2026년 우리사주 상환 3400만 원
- 2028년 부모님 차용증 상환 약 2000만 원
두 목표 모두 돈을 써야 하는 시점이 2~3년 뒤로 명확하게 정해진 만큼, 투자보다는 자산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해요. 이미 하고 계신 것처럼 청년도약계좌를 적극 활용하고, 고금리 예금으로 일부 분산하는 방식이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죠. 만약 여유 자금이 추가로 생긴다면, MMF, 발행어음, 단기 채권 ETF 등 예·적금 외에도 변동성이 낮고 현금화가 쉬운 상품을 소액씩 분산해서 활용해 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어요.
머니로그와 같은 지출 일기를 매일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미 대디도치 님은 그때그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잘 해오셨고, 그 선택들이 가족을 지키고 이끌어온 기반이 되어주고 있어요. 그렇기에 지금 이 시점에 ‘무언가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한 가지 팁을 드린다면, ‘일기형 가계부’, 즉 머니로그 형식의 지출 기록을 계속 남겨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요. 대디도치 님께서도 “하루하루는 많이 쓴 것 같지 않았는데, 일주일 단위로 모아 보니 생각보다 많이 썼더라”라고 말씀하셨으니 말이에요.
머니로그처럼 일기 형식의 가계부를 꾸준히 써보는 것, 그 자체가 불안한 마음을 잡아주는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되어줘요. 그 일기를 바탕으로 부부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주마다 갖는 것도 좋고요. 이렇게 작은 습관과 루틴을 하나씩 붙여가면, 재무적으로도 삶의 균형 면에서도 훨씬 더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