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신규 발행 발표하자 주가가 급락했어요
지난 3월 20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방산기업 중 한 곳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총 3조6000억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바 있어요. 3조6000억원 어치 새 주식을 더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려는 시도였는데, 발표 직후 주가는 13%나 떨어졌죠. 유상증자는 보통 기업이 급박하게 돈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자금 조달 방법이에요.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기존 주식의 가치는 떨어져요. 그래서 기업에 빚이 너무 많거나 당장 현금흐름이 막혔을 때 기존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면서까지 꺼내는 최후의 방편이라, 최근 우리나라 산업 중 가장 잘나간다는 방산 기업이 사상 최대 흑자를 내고도 유상증자를 발표했을 때 반응이 좋지 않았던 거예요. 한화그룹 전체의 주식 가격이 동반 급락했으니까요.
오너3세 편법승계를 의심받았어요
방산업이 잘나갈 때 목돈을 만들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해 볼 만한 경영자의 결단이에요. 그러나 유상증자 타이밍이 3대째 승계와 맞물려 있었다는 것은 문제예요. 증자분 3조6000억 원 가운데 1조3000억 원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도록 되어 있었거든요. 그러면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고, 결국 지배권을 갖게 돼요. 더불어, 법인을 통해서 지분을 취득하면 증여세조차 내지 않아요. 게다가 1조3000억 원이라는 금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예전에 한화에너지에 지급했던 금액과 똑같아요. 결국 그 돈이 그 돈이었던 거죠.
사과한 후, 더 잘 되고 있어요
상법개정안이 정치권 이슈가 되며 소액주주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경영방식을 금융감독원까지 반대하고 나서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과와 함께, 문제가 된 1조3000억 원은 새로 들어오는 주주가 아니라 한화그룹 계열사가 감당하겠다고 밝혔어요. 특히, 신규 주식을 발행할 때 그룹사에는 시가를 적용하고 소액주주에는 15% 할인 혜택을 제공해 형평성을 확보했어요. 시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다시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어요. 14일 어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장중 52주신고가(80만4000원)를 달성했어요. 증권사들도 목표치를 100만원까지 올려 잡는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