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도 세대 차이가 있다고요?

글, 서지은


📌 필진 소개: 어피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글 쓰는 보험설계사 서지은입니다. 2022년 ‘보험 족보’ 시리즈로 만난 후 3년 만인데요, 그동안 보험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이 보험의 입문 편이었다면 이번에는 일상에서 정말 궁금했던 보험 관련 이야기들을 실제 사례들과 함께 콕콕 집어 전해드리려 해요. 열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블랙박스가 아닌,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보험 화이트박스’ 로 매주 찾아뵙겠습니다. 

Q.

36세 실손 보험 가입자 김약과(가명): 독감으로 병원에서 수액 처방을 받고 보험사 앱으로 실손보험 청구를 했어요. 이후 보험사로부터 수액이 치료 목적이라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해 재접수하라는 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왜 보험사는 이런 걸 물어보는 건가요?  

보험 화이트박스: 보험설계사로 일하며 실손보험금 청구가 점차 까다로워지는 것 같다는 가입자분들의 경험담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요.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볼 수 있어요. 보험에도 ‘세대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오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국민의 70%인 36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이 가입한 보험이에요. 그래서 실손보험을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실손보험에는 다른 보험과 다른 두 가지 특징이 있어요. 하나는 ‘비례보상’ 보험이라 중복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실손보험을 두 개 가지고 있다고 해도, 보험금을 중복해서 지급하는 게 아니라 두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나누어서 지급해요. 즉, 실손보험을 여러 개 가입해도 보상 받는 총 보험금은 다르지 않은 거죠. 


또 하나는 시기별로 개정이 이루어져 세대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질문 하나 해볼게요. 여러분은 언제 실손보험에 가입했나요? 보험사에서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의무적으로 보내는 ‘보험료 갱신 안내장’을 확인해 본 적 있으신가요?


자기 부담금 0%, 그러나 면책 사항 많은 1세대


실손보험의 시작은 2003년 10월입니다. 이걸 우린 1세대라 부르고 있어요. 이때는 약관 내용이 보험사마다 달라 한마디로 실손보험의 혼돈기였어요 자기부담금이 없어서 한도 내에서 실제 발생한 의료비용 거의 전부를 보상해 주니 마치 공짜 치료를 받은 것 같겠지만 대신 면책 사항 즉, 보상하지 않는 항목이 많아요. 예를 들어 정신과 질환이나 비만, 여드름과 같은 질환은 1세대에선 청구 제외 대상이에요. 


또, 면책기간이라고 해서 보험 가입 후 일정 기간 동안 보장을 하지 않는데, 1세대는 면책기간이 180일로 아주 길어요. 면책 기간 때문에 크게 다치거나 아파 병원에 가도 내가 쓴 치료비를 청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어요. 


게다가 보험사마다 조건이 달라 가입자의 혼란을 야기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09년 8월 표준화 약관을 적용한 2세대 실손이 출범했어요. 

보장 범위가 확대되고 자기 부담 비율이 높아진 2세대


2017년 3월까지 이어진 2세대 실손은 과도기라 할 수 있어요. 1세대보다는 보장 범위가 다소 확대되고 자기 부담 비율은 높아졌죠. 가장 오랜 기간 이어진 실손인 만큼 가입자도 대폭 늘었고, 자기부담금이 있다고는 해도 미미한 수준이라 청구 건수도 엄청나 도수치료 같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 사례도 빈번했어요. 


*급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입원, 외래, 처방 등) 

*비급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료(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MRI·초음파 등)

*자기부담금: 보험사가 부담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가입자가 내야하는 금액


동시에 보험사가 부담해야할 실손보험 적자도 점점 불어났어요. 실손보험 구조상 내가 실손보험을 청구하지 않아도 다른 가입자의 청구액이 높으면 나이 외 보험료 상승분이 반영되어 소위 ‘갱신보험료 폭탄’을 맞아요. 실제로 실손보험료가 월 20만 원이 넘는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1,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도 많아요.


가입이 어려워진 ‘착한 실손’ 3세대 


2017년 4월부터 시작된 3세대 실손보험에는 별명이 하나 있어요, 바로 ‘착한 실손’입니다. 과거에 비해 보장하는 항목이 대폭 늘었고, 자기부담금은 1,2세대에 비해 높긴 해도 보험료가 월등하게 낮아 갱신 곡선도 안정을 이루게 되지요. 


그러나 여전히 보험사의 높은 실손보험 적자율까지 해결할 수는 없었어요. 그 결과, 보험사가 실손보험 언더라이팅(인수심사)에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해 비가입자들의 실손보험 가입이 어려워졌어요. 실제로 실손보험 가입 거절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를 자주 듣던 시기기도 해요. 


게다가 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등의 항목에서 보험 사기로 분류될 만한 과잉 진료 사례가 드러나면서 국민의 의료비 해결을 위해 시작한 제도인 실손보험은 어느덧 가입자, 의료기관, 보험사 모두에게 ‘뜨거운 감자’가 되었어요. 


앞서 소개한 사연에서 사연자분이 실손 보험을 청구 했다가 의사 소견서 첨부 요청을 받은 것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어요. 지금과 같이 심사 절차가 엄격해지기 전에는 모 병원에서 숙취 해소 수액 광고를 내걸기도 했었는데요. 예전이었다면 이 또한 실손으로 쉽게 청구했을지 모를 일이지요. 2021년 7월, 4세대 실손보험이 태어난 배경이기도 해요.


4세대 보험은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요? 다음 시간엔 ‘4세대 실손보험 잠금 해제’라는 주제로 구세대 실손 전환과 신규 가입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유익한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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