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보유액 마지노선은 4000억 달러?

글, 정인

돈을 풀어 환율 급등을 막고 있어요

코스피가 지난주 금요일 마감 기준 2400선을 겨우 지켰어요. 코스닥도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어요. 금융당국은 증시 급락과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인한 환율 폭등을 방어하느라 그간 쌓아두었던 외화 보유고를 풀고 있어요. 아직은 외화 보유고가 충분하다고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환율을 계속 방어하느라 우리 금융기관들이 갖고 있는 달러가 4000억 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완전히 새로운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해요. 다른 나라가 보기에 우리나라는 돌발상황에 대처할 여력이 없어 보이게 되고, 위험을 감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돼 환율이 더욱 치솟을 수 있어요. 그러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또다시 달러를 더 풀어야 해서 곳간 비는 속도가 빨라지는 악순환이 나타나요.

환율은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요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가 해제된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도 환율 상승은 골칫거리였어요. 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실물 경제 상태를 반영하는 온도계와 같아요. 환율(외국 통화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최근 환율이 오르고 있었던 이유는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라고 해요.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황은 우리나라 시장의 매력을 떨어트리고 투자 유치를 어렵게 해요.


환율 관리에 국민연금을 사용하게 됐어요

환율이 치솟자 한국은행은 환율 방어에 사용할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 이야기를 꺼내고 있어요. 국민연금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때, 외환시장에서 사지 않고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던 달러로 환전하는 액수를 늘리겠다는 건데요. 장점은 간접적으로 환율이 관리돼 시장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이고, 단점은 국민연금이 정부의 입장에 맞춰 움직이느라 ‘수익성 우선’이라는 본래의 방침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거예요. 스와프가 아니더라도 국민연금은 해외 자산 매입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어요. 외신은 국민연금이 11월 들어서 외환시장에서 가지고 있던 달러를 대량 매도하며 환율을 방어하고 있다고 보도했어요. 지금도 국민들이 노후에 돌려받아야 할 국민연금기금이 환율 급등을 막는 데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커, 빠른 환율 안정이 필요합니다.

정인 한마디

🎭 2022년 100억 달러로 시작한 스와프 규모 최대한도는 올해 6월 500억 달러로 늘었고, 정치적 불안정성이 촉발한 환율 급등을 막으려면 이제는 650억 달러까지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이처럼 외환정책에 국민연금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인 2022년부터인데, 정부 요청으로 원-달러가 1,350원대까지 갈 때마다 개입했어요.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2년간 5억 달러(약 7000억 원)의 운용수익을 추가로 낼 수 있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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