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 연구직의 고민에 답장이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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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과 함께 만드는 <어피티의 커리어 상담소>. 오늘은 ‘개미’ 님의 고민에 ‘다른 독자님들’이 보내온 애정어린 답변을 담았어요. 커리어 전문가 조이 님의 코멘트도 꼭 확인해 보세요!

“연구원과 행정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어요”

📮 오늘의 사연자: 공공기관 연구직 5년 차 개미 님

개미 님의 커리어 고민

  • 석사 졸업 후, 계약직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런데 연구직으로는 도저히 정착할 자신이 없고 제가 연구직과 잘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 연구직이 아닌 행정직으로 업무 전환을 하려고 이력서를 쓰고 있습니다.이렇게 하면 이도 저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계속 망설이고만 있어요.
  • 전문직 공부는 접고, 합격하는 곳으로 이직해서 행정직으로 커리어를 쌓는 게 맞는 걸까요?
photo by Brett Jordan on unsplash

독자님의 답변이 도착했어요!


“연구직에서 행정직으로 전환한 후 만족도가 높아졌어요”

✍️ 공공기관 연구직 4년 차 스트로베리베리 님

정확히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저는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까지 진학했지만, 박사 과정 내내 연구직과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레 연구 성과도 나오지 않고 회의감만 들었죠.

그러다 박사 과정 2년 차에 공공기관에서 행정연구원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 내 이력서를 제출했고, 일하게 됐어요. 현재 저의 직함은 연구원이지만, 주된 업무는 행정업무예요. 부수적으로 연구도 수행하고요. 

다행히 행정직이 적성에 맞아 업무 만족도가 아주 높아요. 처음에는 ‘과연 잘한 선택일까’ 고민이 많았지만, 이 선택을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먼 훗날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고민될 때는 부딪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생각보다 세상에는 다양한 길이 존재해요. 개미 님의 고민은 저 역시 치열하게 고민했던 주제였죠.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걸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그걸 정답으로 만들어가실 수 있길 바라면서요.


“연구를 아는 행정 전문가로 일하고 있어요”

✍️ 제약업계 임상 10년 차 K 님

과학계에서 석사를 마치고 연구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학교에서의 석사 과정과 회사에서의 연구직 사이에는 ‘실험’과 ‘연구’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회사는 이익추구 집단이라는 성격이 분명했어요. 

다른 회사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다녔던 회사는 이익추구를 위해 요구받는 선이 더욱 분명했습니다. 그 선의 존재가 저에게는 부담스럽고, 힘들기도 했었죠.

그래서 저는 분야를 조금 바꾸었어요. 지금은 직접 실험을 하는 대신 연구를 문서화하는 직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이 도움 될 수 있어요

연구를 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연구하는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며 문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행정업무만 해온 동료와 달리 연구 업무 협조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큰 것 같아요. 

개미 님, 행정직으로 전환해보고 도저히 못 하겠다면 다시 연구직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요. 저도 많은 이직을 해봤고 여러 업무를 경험해 보며, 어떤 환경과 어떤 업무가 좀 더 나에게 맞고, 맞지 않는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상관없는 업무를 하고 있는 듯 보여도,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일에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인생은 또 새로운 길을 보여줄지도 몰라요

행정직은 연구직에 비해 전문적이지 못하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전문성이라는 건 ‘내가 그 일을 누구보다 잘한다’라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고, ‘나에게 물어보면 다 해결할 수 있다’라는 신뢰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행정직에서 제가 전문성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어요. 저 스스로도 그렇게 주문을 걸고 있죠. 개미 님도 행정직 전환으로 ‘내 전문성을 잃을까’ 불안하신 것 같은데요, 조금이라도 젊을 때 다른 경험을 해보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러다 인생은 또 새로운 길을 보여줄지도 몰라요.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시길 추천드려요”

✍️ 유통업계 품질보증 11년 차 minhye seo 님

제가 10년 전에 했던 고민과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저도 석사 졸업 후 대기업 연구직으로 입사했어요. 업무 특성상 화학물질을 많이 다뤄야 하다보니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죠.

무엇보다 제 성향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구 업무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게 직무전환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아예 다른 업계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런데 시간을 돌린다면, 연구원 일을 좀 더 유지하면서 고민하는 게 좋았겠다고 생각해요. 당시에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는 것이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회사 내 업무 이동 등 다른 방법을 충분히 찾아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개미 님, 조금 더 숙고해서 결정하시면 어떨까요? 내 분야의 전문가로 성공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롤모델로 삼을만한 업계 전문가가 쓴 책을 몇 권 읽어보시는걸 추천 드려요.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한번 살펴볼 수 있고, 그게 개미 님이 원하는 미래상과 일치하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까요.


💡 닝포 님을 위한 조이의 코멘트

개미님은 일에 대한 열정이 큰 사람이에요

개미님이 갈등하는 이유는 ‘더 좋은 선택’을 갈망하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고민은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줍니다. 지금의 고민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게 될 테니, 밀어내지 말고 적극적으로 품어보세요.

연구직과 행정직의 특징을 내 기준에서 평가해 보세요

① 정보 수집하기

리서치, 트렌드 검색, 업계 전문가의 저서, 선배, 동료들과의 미팅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 보세요. 

② 객관적인 특징 나열하기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직과 행정직의 ‘객관적인’ 특징을 나열해 보세요. 여기서 객관적이라고 강조한 것은 객관적인 특징 중에서 나에게 중요한 것을 골라내야 하기 때문이에요. 

③ +, – 로 평가하기

객관적인 특징을 늘어놓았다면 각 특징별로 나에게 긍정적이면 + 표시를, 부정적이면 -로 표시해 주세요. 

예를 들어 이렇게 할 수 있겠죠?

✔️ 연구직의 객관적인 특징

  •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구 역량 (-)
  • 개인적인 전문성 강화 (+)
  • 연구 분야에 대한 자율성 인정 (+)
  • 연구 인맥에 따른 종속성과 압박감 (-)
  • 탑 연구자가 아닌 경우 신분의 불안정성 지속 (-)

✔️ 행정직의 객관적인 특징

  • 꼼꼼한 업무 처리 역량 (-)
  • 이해관계자에 대한 조율 역량 (+)
  • 팀의 성장에 따른 전문성 강화 (+)
  • 조직의 성장과 함께 성장 (+)
  • 조직의 기대치에 맞는 안정적인 직장생활 가능 (+)

어느 쪽이든 선택했다면, 3년은 그 선택에 집중해 보세요

어떤 쪽으로든 선택을 했다면, 일정 기간 동안은 몰입해 보세요. 그래야 또다른 선택을 해도 후회가 없어요.

몰입해 보기로 했다면, ‘3년 동안은 내 선택에 최선을 다한다’, ‘3년 동안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등의 가시적인 한계치를 정해둘 필요가 있어요. 

3년 정도면 조직에서의 성과를 판단할 수 있고, 커리어 역량을 검증할 수도 있는 시간이에요. 그래서 다시 이직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평가 요소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정한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았다면, 그 노력이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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