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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신용과 대출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
신용
당신의 신용점수는
몇 점인가요?

조금 민감한 질문이죠? ‘그동안 금융거래를 어떻게 해왔는지’가 숫자 하나로 평가되는 게 신용점수니까요. ‘신용’은 금융 세계를 이해하는 데 아주아주 중요한 놈입니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기준이 되거든요.

신용은 한 마디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이에요. 신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신뢰는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믿을 수 있다’는 뜻이지만 신용은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는 데 있어요. 

이렇게 감정적으로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이 사람이 돈 문제에 있어 지금까지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왔는지, 혹시 돈을 못 갚거나 늦게 갚은 적은 없는지 등을 따지게 되는 거죠.

신용조회사가 나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간 내가 은행을 이용하거나 카드사, 보험사를 이용해온 이력 등 다양한 금융거래 이력을 갖고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나’ 평가하는 거예요.

신용점수,
누가 어떻게 매길까?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곳으로는 크게 두 종류의 회사가 있습니다. 하나는 NICE 평가정보, KCB, SCI평가정보와 같은 신용평가사. 다른 하나는 내가 거래하고 있는 은행, 카드사, 보험사와 같은 금융회사예요.

여기서 금융회사가 신용평가를 한다는 게 약간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텐데요. 금융회사에서는 내가 신규로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이용할 때 신용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 평가정보를 바탕으로 ‘내가 상품에 가입할 만한 자격이 되는지’, ‘지금 조건대로 이 상품을 계속 이용할 수 있을지’를 판단해요.

Tip. 요새는 금융 앱에서 신용점수 조회를 쉽게 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제공하는 신용점수는 신용평가사에서 가져오는 자료입니다. 금융 앱에서 정보제공을 동의하면, 금융 앱 회사와 제휴를 맺은 신용평가사에서 신용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죠! 

금융회사와 신용평가사는 신용정보에 대한 모든 걸 관리/수집하고 전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신용정보를 가져옵니다. 이 데이터를 가지고 회사의 자체 신용평가모델로 신용을 평가하게 돼요. 

종종 ‘어디에서 신용점수를 조회하는지’, ‘어떤 은행에서 대출심사를 받는지’에 따라 신용점수와 대출금리, 대출한도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 같은 신용정보라고 해도 ‘어디에서 평가하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신용평가모델이 다르니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거죠.

마치 대학입시의 ‘정시 배치표’와 비슷합니다. 같은 점수라도 어디에서 만든 정시 배치표인지에 따라 지원 가능 여부가 달라지잖아요. 같은 성적표를 두고도 어떤 곳은 합격 기준을 짜게 적용하고, 어떤 곳은 후하게 적용하기도 하니까요.

마치 정시 배치표 같은 신용점수 조회!
신용점수
높이는 방법 💯

자, 그럼 어떻게 해야 이 신용점수를 높일 수 있을까요? 여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돈을 잘 갚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자료를 꾸준히 쌓으면 돼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겁니다. 단, 연체 없이요. 신용카드를 카드 한도의 20~30%까지만 적절하게 사용해서 연체 없이 갚으면 점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근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신용카드를 관리하는 게 쉽지가 않거든요. 신용카드는 돈이 나가는 게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혜택을 받기 위해 괜히 또 돈을 더 쓰고 싶게 만드는 구석이 있어서 소비조절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연체라도 생기면? 그간 애써 쌓아놓은 신용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신용이라는 게 떨어지는 건 쉬운데 다시 올리는 데까지는 오래 걸려서, 최대한 연체는 피해야 합니다.

그래서 추천해 드리는 방법은 통신비, 공과금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신용카드에 자동이체로 묶어두는 겁니다. 고정지출인 통신비 할인이 되는 카드라면 더욱 좋겠죠? 신용 관리를 위해 신용카드를 만들더라도 나에게 맞는 상품을 딱 정해서, ‘통신비, 공과금을 포함해서 한 달에 30만 원까지만 신용카드로 써서 할인받고, 그 이상으로는 안 써야지’ 이렇게 최소한의 목표를 잡으시면 됩니다.

신용 관리를 위한 방법이라고 소개해 드렸지만 사실 이 방법들은 앞으로 대출을 갚거나 또 목돈을 모으며 돈 관리를 해야 할 때도 굉장히 중요한 습관입니다.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해 반짝 집중한다기보다는 미리 좋은 습관 만들어놓는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실천해가는 게 어떨까요?

무언가를 담보로
잡는다는 것
‘그거’ 믿고 빌려줄게 👀

대출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담보대출, 다른 하나는 신용대출이에요. 담보대출은 뭔가를 ‘담보’로 걸고 돈을 빌리는 걸 말하고, 신용대출은 나의 신용을 걸고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합니다. 신용이라는 건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담보는 뭔가 걸어둬야 할 게 필요하니 좀 더 구체적이어야겠죠?

담보대출의 종류를 살펴보면 좀 더 개념이 명확해집니다. 대표적인 담보대출로는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주택담보대출, 내가 은행에 맡겨둔 예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예금담보대출, 내가 가입한 보험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약관대출 등이 있어요.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 이상이 갖고 있는 주택청약저축통장도 담보 대출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주택청약저축통장에 있는 예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거죠. 

담보대출은 신용대출과 비교해, ‘좋은 대출’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담보를 걸어놓은 게 있으니, 내가 돈을 갚지 못하더라도 돈을 빌려준 입장(은행 등 금융회사)에서는 담보를 처분하면 되거든요. 만약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을 못 갚게 되면, 담보로 걸어둔 그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돈을 빌려준 곳에서 현금으로 돌려받기 위해 집을 처분하는 거예요. 

아무것도 걸어둘 것 없이 내 신용만 믿고 돈을 빌리는 것보다는, 내 입장에서도 돈을 빌려준 사람 입장에서도 안전한 대출이겠죠?

담보대출의 꽃,
주택담보대출 🏠

이렇게 여러 종류의 담보대출이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담보대출의 꽃은 주택담보대출이죠. 위에서 소개한 여러 가지 담보대출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어본 대출일 텐데요. 주택담보대출은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받는 대출입니다. 

2020년 6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평균이 9억 2,500만 원이라는데 이걸 한 번에 현금으로 완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겠죠. 그래서 사람들은 주택을 구입해 입주하기 전, 주택 구입비용(매매가)의 일부분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입주하곤 합니다. 입주권이나 분양권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거든요. 

주택담보대출 얘기가 나올 때 꼭 짝을 지어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종종 뉴스에서 LTV, DTI라는 용어가 나오는데요. 모두 주택담보대출과 관련된 용어예요. 

LTV(Loan to Value : 담보인정비율)는 담보 대비 대출금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로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가능 금액을 산출할 때 사용됩니다. LTV 기준비율은 지역에 따라 다른데요. 40~70% 수준입니다. DTI(Dept to Income : 총부채상환비율)는 연 소득 대비 금융비용 부담률을 의미합니다. 내 소득으로 얼마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대출금은 판단하기 위한 지표예요. 
 
LTV로는 내가 대출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을 계산하면 되고, DTI로는 대출받고자 하는 금액 대비 내 소득 수준이 적합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집의 매매가’에서 ‘내가 대출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을 빼면 얼마가 필요한지 나오겠죠? 보통 내 집 마련을 위해 저축한다고 하면, 이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돼요.

주택담보대출,
갚는 방법은 뭔가요?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큰 금액의 대출을 받을 때는 갚는 데도 오랜 기간이 걸립니다. 빌리는 시점과 갚는 시점까지 시간 차이가 큰 만큼 ‘어떻게’ 돈을 갚는지도 중요한 변수죠. 그래서 대출받을 때, 몇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선택지는 원금균등상환, 원리금균등상환, 만기일시상환 이렇게 세 가지예요. 

  1. 원금균등분할상환 = 나는 원금을 36개월로 나눠서 갚을게. 이자는 남은 원금에서 계산해줘~
  2. 원리금균등분할상환 = 나는 원금+이자를 36개월로 나눠서 매달 같은 금액을 갚을게.
  3. 만기일시상환 = 난 마지막에 원금을 다 갚을게. 그전까진 이자만 낼 거야~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셋 중에서 가장 이자를 적게 내는 방법은 원금균등분할상환 방식입니다. 원금균등분할상환. 말 그대로 원금을 매달 똑같이 나눠서 갚는다는 뜻인데요, 이 방식으로 돈을 갚으면 시간이 갈수록 내가 내야 할 이자가 점점 줄어들게 되죠. 

예를 들어 “1억 원을 연 금리 4%로 3년 동안 빌릴게요”라고 했을 때를 가정해볼게요. 원금을 매달 똑같이 나누어야 하므로, 대출 기간인 36개월(3년)에 걸쳐 대출 원금 1억 원을 갚아야 합니다. 이자를 제외하고도, 한 달에 대출 원금만 약 278만 원 정도를 갚아야 하네요.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300만 원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이 방식을 선택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대출원금 자체가 줄어듭니다. 첫 달에는 원금 1억 원, 두 번째 달에는 원금 9,700만 원, 그다음 달은 9,400만 원으로 점점 작아져요. 연 4%로 금리는 똑같지만, 원금이 줄면서 매달 내야 하는 이자도 줄어듭니다. 첫 달에는 원금 1억 원에 대한 4% 이자가 계산되지만 두 번째 달은 9,700만 원, 세 번째 달은 9,400만 원에 대한 이자가 계산되죠. 결과적으로 이자를 가장 적게 내는 방식이 된답니다.

원금균등분할상환은 다른 방식에 비해 초기에 갚아야 할 돈이 많으므로, 여유 자금이 있는 경우에 추천 드립니다. 당장 원금까지 함께 갚을 만한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원리금균등분할상환도 차선책으로 좋습니다. 

이건 빌린 1억 원과 그에 대한 이자를 합해 36개월로 나눈 금액을 매달 똑같이 갚아나가는 방식이에요. 원금균등상환보다는 이자를 조금 더 내지만 매달 갚는 금액이 같기 때문에 돈을 더 계획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오랜 기간 대출을 갚아나갈 때는 이 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해요. 다 갚고 난 시점에는 100% 내 돈이 들어간 내 집이 되는 거죠.

만기일시상환은 3년 동안 이자만 매달 내다가 마지막에 원금 1억 원을 갚는 방식입니다. 3년 동안 원금 1억 원에 대해서는 갚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이자가 1억 원에 대해서 붙겠죠. 그래서 이자를 가장 많이 내게 되는 방식입니다. 

내가 낸 총 이자만 따져봤을 때는 가장 부담이 크지만,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돈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 이 방식을 많이 사용한답니다. 

은행의 신용대출은
크게 두 종류 ✌️

‘마이너스통장’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사실 은행에 ‘마이너스통장’이라는 독립적인 금융상품은 없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은 신용대출의 방법 중 하나거든요. 일단 부동산 같은 담보를 걸어놓지 않고 오직 내 신용만을 믿고! 약속한 한도만큼의 돈을 빌려주는 게 신용대출입니다. 

신용대출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대출을 받을 때 빌리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거든요. 건별로 한 번에 얼마씩 빌리는 방법이 있고 한도 내에서 통장에서 필요할 때 찾아 쓰는 방식이 있는데, 건별로 빌리는 건 그대로 ‘신용대출’이라 불러요. 이 중 한도 내에서 통장에서 필요할 때 찾아 쓰는 방식을 활용한 상품을 ‘마이너스통장’이라 부르죠.

Tip. 마이너스통장을 다르게 부르는 곳도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종합통장자동대출’이라 부르고요, 하나은행에서는 ‘통장대출’이라 부릅니다. 기능은 똑같고 이름만 달라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딱 봤을 때 ‘언젠가 돈을 갚을 만한 사람이구먼…’이라 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하죠. 일반적으로는 법인이나 개인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최소 6개월 이상 근무, 연봉 1,800만 원 이상,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이 되어야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줍니다. 대출금리는 다른 대출과 마찬가지로 신용등급에 따라 달라져요.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식이죠.

일반적인 방식으로 건별로 신용대출을 받으면, 매번 대출을 받을 때마다 심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마이너스통장을 만드는 분들이 많은데요. 마이너스통장이 돈으로만 따지면 부담이 더 큽니다. 같은 금액을 빌리는 데도 신용대출보다 대출금리가 더 높거든요. 또 복리로 붙는 데다, 이자가 붙어도 잔액에서 티가 나지 않아 쌓이는 걸 알아채기 어려워요.

마이너스통장 대출이자는 매일 ‘그날의 마이너스 금액’을 기준으로 자동으로 계산되고, 한 달에 한 번 정산돼 잔액에 붙습니다. -100만 원으로 남아있던 마이너스통장에 한 달 대출이자가 계산돼 -104만 원이 되는 식이죠. 이게 마이너스통장의 단점입니다. 따로 이자를 내야 하는 게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에 이자가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언제 이렇게 (갚아야 하는) 이자가 붙었나…’ 싶을 정도로 불어날 수 있거든요.

혹시 주위에서 ‘직장 취직했으니까 빨리 마이너스통장 뚫어놔야 해’라는 얘기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실 이렇게 얘기하는 데는 별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더 늦게 개설한다고 해서 손해를 보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돈 관리 시스템이 전혀 안 만들어져있는 단계에서 개설했다가 빠르게 빚더미에 오를 수도 있어요. 

최적의 대출,
어떻게 찾을까? 🤔

살다 보면 대출이 필요할 일이 생기기도 하죠.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처럼 내 집과 관련된 대출일 수도 있고, 현금이 필요할 때 신용대출을 찾게 될 수도 있어요. 근데 막상 대출을 받으려고 찾아보면, 세상에 대출상품이 이렇게 많을 수가 없죠. 모두 ‘최저 금리’, ‘빠른 대출’을 내세워 홍보하다 보니, 대체 어떤 대출이 나에게 맞는 상품인지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요.

요즘에는 여러 핀테크 기업에서, 신용조회 서비스와 함께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비교해주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합니다.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상품 정보를 가져와, 한 페이지에서 비교해볼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와 있거든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필터를 설정해 나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보고 비슷한 제품끼리 비교해보는 것처럼, 대출이 필요할 때도 꼼꼼히 비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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