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소개: <커리어로그>는 구독자 분들의 연봉 이야기를 전하는 기고형 코너예요. 2주에 한 번씩, 커리어레터를 통해 만나볼 수 있어요.
“서른한 살,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4년 차에 접어들며 조금씩 적응하고 살아가는 혼라이프 서울러입니다.”
머니 프로필
- 닉네임: 커피카피
- 나이: 31세
- 하는 일: 광고사업본부 4년 차 대리
- 초봉(세전): 1,800만 원
- 현재 연봉(세전): 3,700만 원
나의 연봉 이야기
① 광고대행사 전환형 인턴 · 월급 150만 원
2017년에 취업계를 내고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인턴을 시작했어요. 광고대행사는 야근이 많다고 들었는데, 듣던 것보다 더 잦았습니다.
택시비와 식대는 지원되었지만, 서울에서 인천을 오가는 강행군 때문에 쓸데없는 지출이 정말 많았어요. 너무 힘든 나머지 인천에서 서울로 자취방을 옮기는 바람에 월세 부담도 더 커졌고요.
당시 회사 사정과 부정적 평가로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여 5개월 만에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② 화장품 쇼핑몰 카피라이터 · 연봉 2,500만 원
인천에서 서울로 떠나온 보람도 없이 인천에 있는 회사에 재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화장품 회사 마케팅 팀의 카피라이터로 근무했고, 회사 내부 기준에 맞춘 연봉을 받았습니다.
야근은 훨씬 덜했지만, 광고 카피라이터를 지망하던 저의 진로와 맞지 않았어요. 결국 5개월 만에 다시 광고대행사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③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 연봉 2,500만 원
하고 싶던 광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어릴 적 제가 좋아했던 광고를 만든 팀장님 밑에서 일한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철야와 야근이 너무 잦았고, 예민하고 날카로운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기 조금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퇴직금은 받고 이직하자는 생각에 1년 1개월간 근무하였고,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마케터 포지션에 경력직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④ 치킨 프랜차이즈 마케터 · 연봉 3,400만 원
워라밸과 연봉을 좇아 조금은 급하게 이직하게 된 경우였습니다. 야근이 적긴 했지만 없지 않았고, 지나치게 경직된 분위기 때문에 직원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게 심했습니다.
결정적으로, 트렌디해야 하는 마케팅을 60대의 입맛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스트레스였습니다. 이대로는 커리어 패스에 최악의 오점이 될 것 같아 3개월 만에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⑤ 소셜 마케팅 대행사 내 광고 제작팀 · 연봉 3,200만 원
광고쟁이라면 감내해야 한다던, 지독한 야근은 싫었지만 크리에이티브한 일은 계속하고 싶었어요. 이 점을 채워주겠다는 팀장님의 제안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연봉을 낮춰서 간 이직이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포트폴리오를 쌓으면서 워라밸은 좀 더 챙길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⑥ 광고사업본부 제작팀 · 연봉 3,700만 원
현 회사에 다니던 도중, 회사 내에서 광고사업 본부 제작팀을 만들었어요. 제가 광고 경력이 있기도 해서 운이 좋게도 제작팀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본부 이동인데, 감사하게도 연봉협상을 다시 해주셔서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연봉이 올랐습니다. 지금은 광고사업본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 연봉협상에 대한 몇 가지 조언
첫 번째, 급하게 이직하지 마세요
여러 번 이직에서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연봉이 조금 올라간다고 해서 급하게 이직한 것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로 이직은 너무 지쳐 있을 때 유일한 선택지이기도 했고, 현 직장 연봉협상의 기준선이 되어 주기도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후회되는 선택이었어요. 3개월간 이력서에도 적을 수 없는 일로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서요.
두 번째, 오를 연봉은 오릅니다
‘오를 연봉은 오른다. 내 필요성을 올려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2017년부터 여러 번 이직했음에도 동일한 연봉을 받게 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 자꾸 성급하게 선택했어요.
내가 필요한 곳을 신중하게 찾았더라면 연봉과 커리어 모두에 도움이 될 만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당장의 숫자보다는 내가 필요한 곳이 더 많아지도록경력을 쌓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세요
현 직장으로 이직할 때, 제가 연봉의 기준선을 직전 근무지로 잡자 팀장님이 거기서 얼마나 양보할 수 있냐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사실 거기서 조금 더 신중하게 답했어야 했는데 당장 급한 마음에 200만 원 정도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정해진 연봉 기준으로 본부 이동 때도 협상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혹시 이런 질문이 들어온다면, 일단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에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