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투자의 기본 개념

내 돈으로 알아서
투자해주는 계좌?
처음 재테크를 공부하실 때, ‘CMA’라는 단어를 자주 마주치곤 하실 거예요. 사회초년생을 위한 재테크에는 ‘비상금은 CMA에 넣어라’, ‘급여통장으로 CMA 계좌를 활용해라’ 등 CMA와 관련된 팁들이 항상 등장하거든요. 

CMA가 뭐야~?
대단한 돈주머니지 👍

CMA는 증권사에서 만든 일종의 예금 계좌입니다. CMA에 돈을 넣어두면 종금사 또는 증권사가 안전한 투자상품(국공채, 회사채 등)에 투자를 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나눠주게 됩니다. 그래서 내 자산(Cash)을 관리해주는(Management) 계좌(Account), 종합자산관리계좌(CMA)라 부르는 거죠.

CMA가 투자상품이긴 한데요, 사실 그 과정은 우리 눈에 띌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가만히 놔두면 증권사가 알아서 투자를 굴리고 수익도 계좌에 자동으로 들어오거든요.

‘투자’하면 걱정부터 되는 분들도 계시죠. CMA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모든 종류의 CMA는 신용등급이 높은 비교적 안전한 투자상품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습니다. 그래도 증권사가 망하고 투자한 채권이 부도가 날 경우엔 원금 손실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요. 예금자 보호가 되는 CMA에 가입하면 최대 5천만 원 이하까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단, 예금자 보호가 되는 상품은 안 되는 상품보다 수익률이 낮습니다. High risk high return, Low risk low return. 안전한 만큼 수익률이 내려간 거죠.

직장인에게
CMA 권하는 이유

직장인에게 CMA를 추천해줄 때는 보통 은행 입출금계좌 대신 사용해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CMA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기능은 은행의 자유 입출금계좌와 같거든요. CMA를 통해서도 공과금 자동이체, 급여 이체, 인터넷/모바일 뱅킹, 신용카드, 체크카드 활용 등 일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답니다.

기능이 같은데도 굳이 CMA를 추천하는 이유. CMA가 은행 입출금계좌보다 금리가 높아서입니다. 시중은행의 일반적인 입출금 계좌의 경우 금리가 연 0.1%대지만, CMA는 연 1.1%대의 금리를 주거든요! 이왕 쓸 거 좀 더 높은 금리를 쳐주는 상품이 좋으니 CMA가 주목받게 된 겁니다. (사실 CMA는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금리가 아니라 수익률이 높은 거랍니다)

제1금융권의 은행 적금상품보다 제2금융권의 저축은행 적금상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증권사도 제2금융권에 속하기 때문에 제1금융권보다 위험성이 높은 대신 좀 더 높은 이익을 보장해주는 거죠. 

그 외에도 장점이 있습니다.

  1. 하루 단위로 이자가 붙기 때문에 하루 만에 돈을 넣었다가 빼도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2. 급여통장으로 사용하거나 같은 증권사의 다른 상품(신용카드, 체크카드 등)과 함께 사용할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적용받을 수 있어요.

CMA에도
종류가 있다 🔍

여기서 잠깐. CMA라고 해서 다 같은 CMA는 아닙니다. 내 돈을 누가 운용하는지,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따라 크게 종금형, RP형, MMF형, MMW형 네 종류로 나뉘거든요. 

① 종금형 CMA
종합금융회사에서 만든 CMA입니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가진 종합금융사만 판매할 수 있는 단기 투자상품이에요.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잘 찾아볼 수 없답니다. 종합금융회사 자체가 사라져 가는 추세거든요. 

종합금융회사는 1990년대 초반, 외화를 끌어오기 위해 만들어졌다가 1997년 IMF 이후 대부분 금융업계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메리츠종금증권도 2020년 4월부터 ‘종금’을 떼고 메리츠증권으로 바뀌었어요. 

② RP형 CMA
RP는 Repurchase Agreement의 약자예요. 번역하면 ‘환매조건부 채권’입니다. ‘환불’할 때 ‘환’. 사고판다고 할 때의 ‘매’. 즉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가 일정 기간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사들이겠다는 조건으로 파는 채권을 뜻해요. 단기적으로 돈이 필요할 때 발행하는 채권이죠. 

RP형 CMA에 가입하면 내가 넣어둔 돈을 증권사가 굴려주는데요. 주로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게 됩니다. 환매조건부채권은 어떤 사업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발행하곤 해요. 그래서 무엇보다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게 특징이에요. 

③ MMF형 CMA
MMF는 Money Market Fund의 약자입니다. 펀드라는 단어가 들어가있죠. RP형과는 다르게, 여러 종류의 단기금융상품을 묶어놓은 ‘묶음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에요. 펀드이기 때문에 증권사가 아니라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게 되고, 상품의 수익률 실적에 따라 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 

MMF 역시 안정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지만, 손실이 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는 RP형과 좀 달라요. 또 채권에 바로 투자하는 게 아니라 펀드라는 묶음 상품 투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오늘 넣은 돈을 바로 뺄 수가 없답니다. 다음날 찾아야 해요. 금융회사 영업일 기준, 오전 9시~오후 5시 사이에 거래가 가능해요.

④ MMW형 CMA
마지막, MMW는 Money Market Wrap의 약자입니다. 상당히 복잡한 개념인데요. 이 상품에 가입하려면 고객이 증권사와 Wrap 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MMW형 CMA에 가입하면 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갖고 ‘한국증권금융 예치금’에 투자하게 됩니다. 한국증권금융에 단기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돼요. 

보통 ‘CMA 가입해서 돈 관리 한다’라고 얘기할 때는 RP형 CMA를 뜻하는 거랍니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는 게 대부분이고, 언제든지 돈을 넣고 뺄 수 있어서 부담이 적거든요. 하루 단위로 이자가 붙어, 계좌를 볼 때마다 돈이 돈을 불러오는 재미를 느끼는 건 덤이죠. 

내 손으로 직접
투자하고 싶다면

여기까지 CMA의 개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드렸는데요. CMA는 직접 투자의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식이나 펀드, ETF 등의 상품에 투자할 수 있어요. CMA에 넣어둔 돈이 알아서 여러 상품에 매수, 매도되면서 수익을 내는 것과 다르게, 내가 선택한 상품에 투자해 원하는 시점에 매수, 매도할 수 있다는 뜻이죠.

직접 투자하는 걸 원한다면, CMA에 가입하는 것 이상의 뭔가를 해야 합니다. 증권 거래가 가능한 상품에 가입해야 해요. 내 돈 관리를 위한 돈주머니(CMA) 말고도, 투자를 위한 돈주머니(위탁계좌)를 새로 파야 하거든요. 애초에 CMA에 가입할 때, 증권 거래가 가능한 ‘종합계좌’ 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요즘에는 종합계좌 상품도 많아졌어요.

정리하면 이렇게 돼요.

  • CMA: 안전하게 내 돈을 관리하기 위해! 수시입출금 계좌
  • 위탁계좌: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주식, 펀드 등 증권 거래용 계좌
  • 종합계좌: CMA + 위탁계좌

분산 투자,
개념부터 익히기

포트폴리오가
무슨 뜻일까?

자산관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포트폴리오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포트폴리오는 17세기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단어로, 가방을 의미하는 ‘포트’와 종이들을 뜻하는 ‘폴리오’로 만들어졌습니다. 쉽게 말해 종이들을 담은 가방이라는 뜻이죠. 투자에서는 ‘내가 가진 자산들을 모아놓은 바구니’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포트폴리오라는 개념이 등장한 건 의외로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닙니다. 1956년 Harry Markowitz(마코위츠) 라는 한 대학원생이 박사 논문 주제를 찾다가 만든 개념인데요. 마코위츠는 당시 자산운용사들이 위험관리를 정량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Portfolio-Select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투자를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다루게 되죠. 논문은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투자자는 두 가지를 추구해야 한다. 높은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 

이 명제를 바탕으로, 마코위츠는 지금도 통용되는 주식의 진리 두 가지를 수학적으로 증명해냅니다.

  1. 위험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2. 계란을 한 바구니 안에 담지 마라.

10쪽 내외의 짧은 논문은 훗날 노벨상을 받으며 현대 투자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후 사람들은 리스크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고, 리스크를 두 가지로 나누었어요. 특정 주식에 담긴 고유한 리스크와 자본시장 전체 리스크. 이렇게 말이죠. 

바구니에 담긴 계란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고유한 리스크’가 바구니에 담긴 계란 하나가 깨질 위험이라면, ‘자본시장 전체 리스크’는 바구니 전체가 와장창 하고 뒤집힐 위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어떤 기업의 이슈로 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게 고유한 리스크, 금융위기 등으로 증시가 자체가 하락하는 게 자본시장 전체의 리스크겠죠?

마코위츠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첫 번째 리스크를 0에 가깝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투자에 들어가는 자산을 분산해 위험을 낮추는 거죠. 이 이론이 발표된 이후, 투자자들은 바구니 안에 여러 자산들을 골고루 담기 시작합니다. 

어떤 자산을 얼마나 담느냐는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여러 자산에 나눠서 담는다는 기본 원리를 적용하기 시작한 거예요. 

분산 투자를 위한
묶음 상품, 펀드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라는 책. 기억하시나요? 12살 때부터 돈 관리에 눈을 뜬 키라는 열심히 모은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찾던 중에 펀드를 알게 됩니다. 책에선 펀드를 거대한 냄비에 비유했어요. 여러 사람들의 돈을 펀드라는 냄비에 모아서 관리한다는 의미로요.

펀드의 어원을 찾아보면 많은 옛 단어들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대체로 기초, 기반이라는 뜻을 갖고 있어요. Fundamental이라는 영단어와 뿌리를 같이하죠. 펀드를 한국어로 직역하면 ‘기금’입니다. 

펀드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냄비에 담긴 요리라고 생각해볼게요. 냄비(포트폴리오)에 골라 담은 여러 재료(금융상품)를 적절하게 요리(여러 금융상품을 매수, 매도)함으로써 요리에 맛을 내는 게 바로 분산투자입니다. 펀드는 분산투자를 위한 묶음 상품입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서 다양한 재료를 한 냄비에 섞어서 조리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분산투자가 이루어지죠.

그런데 요리를 할 때 각각의 재료가 혼자 사기엔 너무 비싼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아니면 혼자 먹기엔 너무 과한 양이라면요? 여러 명이 재료들을 나눠서 쓰면 됩니다. 돈을 모아서 요리 재료를 살 수 있는 기금을 마련하고, 그 기금을 써서 값진 자산들을 같이 산 다음, 그 자산에서 나온 이익을 동일하게 분배하는 거예요. 그래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계’에 비교하기도 하고, ‘간접투자’라고도 부른답니다. 

펀드에도
단점은 있다 

금융 이론상으로 펀드라는 상품은 이상적입니다. 개인이 하기 어려운 분산투자를 여러 명이 돈을 모아서 가능하게 해주고, 그 결과를 고르게 나눠 갖게 하니까요. 하지만 역시 현실은 조금 다르죠. 펀드 매니저 개인의 능력이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또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이라는 건 둘째치고, ‘돈’과 ‘시간’의 측면에서 단점이 있습니다. 일반 펀드는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라는 사람이 내 돈을 운용해주기 때문에 보수를 따로 지급해야 합니다.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 증권사 같은 곳에 판매 수수료도 내야 하죠. 펀드를 사고파는 데 드는 환매 수수료도 들어갑니다. 

펀드는 내가 돈을 다시 찾을 때(환매)도 시간이 꽤 걸립니다. 펀드를 해약하고 나서 바로 돈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최소한 3일은 있어야 해요. 펀드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해약을 하고 15일 이상이 지나야 돈을 찾을 수 있는 펀드도 있습니다. 

펀드를 주식처럼?
ETF 투자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ETF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상장지수펀드, ETF (Exchange Traded Funds)예요. ETF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합쳐놓은 데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이익을 얻기 좋은 시스템이라, 21세기 최고의 금융상품이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ETF 역시 여러 기업의 묶음에 투자하는 펀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성격은 주식과 더 비슷한데요, 펀드매니저가 내 돈을 대신 굴려주는 펀드와 달리 ETF는 주식처럼 내가 직접 상품을 골라 투자를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어요. 그래서 ETF는 주식이 거래되는 모든 곳에서 찾아볼 수 있죠. 

하나의 상품에 여러 종목이 구성돼있다는 점에서 펀드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내가 내야 하는 비용은 펀드보다 적습니다. ETF는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운용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하죠. 

마지막으로 펀드는 내가 돈을 다시 찾을 때(환매) 시간이 며칠씩 걸리는 반면, ETF는 주식처럼 돈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CMA, 펀드, ETF까지. 오늘은 증권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들을 소개해봤습니다. 실제 상품 속에는 여전히 어려운 개념이 많지만, 투자 경험이 쌓이다 보면 낯선 용어들도 금세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거예요. 오늘은 개념만 확실히 잡는다고 생각하고, 여기까지 소화한 나를 아낌 없이 칭찬해주세요 👏

내일은 보험에 대한 글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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