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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어피티 멤버 포티
2024년, 삼십대에 대학에 합격했어요
그땐 대학 못 가면 인생 망하는 줄 알았어요
시키는 대로 대충 여건 맞춰 원서 내고, 등 떠밀리듯 시작한 대학 생활은 4년 내내 고역이었죠. 공부하고 싶은 학과? 더 나은 대학 타이틀? 저마다 우선 순위는 다르겠지만 저는 제 앞에 있는 선택지 중에서 그나마 더 잘 알려진 대학에 가기 위해 별 관심 없는 학과를 전공하게 됐어요.
공부에 흥미가 없으니 성적이 점점 바닥치는 건 당연지사. 결국 저는 4년 내내 전액 등록금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네, 제대로 보신 거 맞아요. 전액 장학금 아니고요, 전액 등록금이요. 매 학기 마다 10원도 빠짐없이 학교에 등록금을 통으로 갖다 바쳤답니다. 궁금하긴 해요. 제가 만약 정말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를 전공했다면 장학금 한 번쯤 받아볼 만큼 열심히 했을까요?
지난 해 수해복구 현장에 봉사활동 갔다가 마주친 비닐하우스 모습
사실 저는 ‘농업’을 배우고 싶어요
먹는 걸 워낙 좋아하다 보니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자연스레 우리나라 식량 문제와 국내 농촌의 고민이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농업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저도 뭔가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은 자꾸 드는데, 평생 도시에서 나고 자라 흙 한번 제대로 만져본 적 없는 제가 뭘 알아야 말이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대학에 다시 가기로요!
대학 신입생이 되기에는 다소 나이 많은 30대지만 큰 고민은 없었어요. 제 첫 번째 대학 생활에서는 제 필요와 고민에 의해 대학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거든요. 이번에는 제 선택으로,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 되었으니 생각만으로도 설렜어요.
저의 두 번째 대학을 소개합니다
생업을 지속해야 하는 어른의 사정 등을 고려했을 때, 제 상황에 딱 맞는 대학은 단 하나! 국립대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방통대)였습니다.
한 학기 등록금이 무려 36만 5,800원(계열2 기준)이에요. 수업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기에 출결 부담도 없고 등록금도 무척 저렴해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엔 딱이더라고요.
저는 지난해 11월, 방통대 농학과에 3학년 편입생으로 원서를 넣었고 지난달 합격 통지를 받았답니다!
등록금은 십분의 일, 열정은 열 배
군기 잡기 현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사진이지만, 존경의 ‘그랜절’ 현장
사실, 방통대는 경쟁률이 높지 않아 입학하기는 쉽지만 졸업하긴 어려운 것으로 유명해요. 저희 어피티에도 무려 6년째 방통대 재학 중인 대선배님이 계셨더라고요! 존경의 마음을 담아 선배님께 공손하게 ‘그랜절’을 올렸어요.
늦깍이 24학번이 되고나니 갑자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약 37만 원이면 일반 대학 등록금의 1/10 수준이지만 이번엔 꼭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아보고 싶어요. 장학금은 제 노력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잖아요? 이번엔 정말 잘했다고 인정 받고 싶거든요.
제가 대학 수업비를 직접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더욱 남달라요. 부끄럽지만, 10여 년 전의 저는 대학 등록금을 내기 위해 부모님께 줄곧 손을 벌렸어요.
뭐든 #내돈내산은 몰입하는 감각부터 다르잖아요? 제가 번 돈으로 직접 등록금 고지서를 처리하니 모든 것이 더욱 실감 났어요.
얼마 전, 수강 신청도 해봤는데 한 과목이라도 허투로 듣는 게 없도록 수강 후기도 꼼꼼히 찾아보고요, 과제와 시험 비율을 맞춰서 일에도 지장이 없도록 준비했는데 이 과정 하나하나 재밌고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제 두 번째 대학생활, 2024년에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 저 잘할 수 있겠죠? 꼭 성적 우수 장학금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모두 지켜봐 주세요!
(부록) 24학번 새내기의 방통대 활용 꿀팁 🍯
방통대를 준비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무려 ‘대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 방통대 재학생이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대학생 할인 및 혜택만 쏙! 쏙! 골라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