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끝에 선택한 본머스 대학교에서 보낸 1년은 정말 값진 시간이었어요. 계획했던 대로 여러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어 포트폴리오도 쌓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죠. 운이 좋게도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보고 지금 다니는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어요.
다만 석사 학위가 취업을 보장해 주진 않아요. 제 영국인 친구들도 첫 직장을 구하는 데 보통 1년 정도 걸렸고, 외국인 학생들 중에는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어도 취업하지 못해 본국으로 돌아간 경우도 많았답니다.
하지만 저는 유학의 가치가 취업 성공 여부로만 결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 완전히 다른 환경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 세계도 그만큼 넓어지거든요. 혹시 잘쓸레터 독자분들 중에 유학을 준비하거나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값진 경험을 더 알차게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조언을 나누고 싶어요.
첫째,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제 경우엔 ‘현지 취업’이 목표였지만, 박사 진학이나 한국에서의 커리어 전환을 꿈꾸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이런 목표가 있으면 힘든 순간이 와도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답니다.
둘째, 학교를 고를 때는 랭킹이나 학비보다 내 목표에 맞는 커리큘럼인지를 먼저 봐야 해요. 취업이 목표라면 실무 중심 과정이, 연구자를 꿈꾼다면 연구 실적이 좋은 학교가 더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
셋째,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그래도 내가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세요. 저는 취업을 못하더라도 학위, 포트폴리오, 기술, 영어실력은 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유학을 한 1년 후의 내가 하지 않은 1년 후의 나와는 분명 다를 거라 믿었거든요.
마지막으로 학비 걱정이 크신 분들을 위해 제가 알아본 장학금 정보들을 공유해드리고 싶어요. 영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쉐브닝 장학금이나 관정이종환장학재단, 한국고등교육재단의 해외유학 장학금이 있어요.
유학길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과연 졸업 후에 취업은 할 수 있을지, 그전에 학교 수업은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일한 지 벌써 2년이 넘어가네요. 제 이야기가 해외 유학을 꿈꾸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