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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차 헤드헌터의 인상 깊었던 두 가지 일화

글, 이지영

Photo by Markus Winkler on Unsplash

올해로 헤드헌터로 일한 지 21년 차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간 쌓여온 인연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를 나눠볼게요. 

에피소드 ① – 완전히 다른 업계로 이직을 희망한 지원자

5년 차 마케터의 연락을 받은 적이 있어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담당했고, 내부에서도 인정받는 인재였습니다. 회사도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글로벌 기업 중 하나였고요. 스펙만 봐서는 ‘왜 이직을 고민할까’ 궁금한 분이었죠.

지원자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요, 하나는 직무적 고민이었습니다. 업무가 B2B 마케팅이다 보니 마케팅팀보다 영업팀이 더 주목받았고, 고객 만족도나 매출 상승에 본인이 직접 기여하는 바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였어요. 

다른 하나는 뷰티 산업을 바꾸고 싶다는 소망이었습니다. 지원자는 대학생 시절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뷰티 체험단 활동 등을 경험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화장품을 사랑하는 분이었어요. 

쉽지 않았지만,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B2B 마케팅과 B2C 소비재인 화장품의 마케팅 업무는 상당히 다릅니다. 또한, 경력직으로 이직하는 만큼, 회사에서 기대하는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무시할 수 없었고요. 그런데도 지원자는 더 늦기 전에 도전하겠다는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마침 한 뷰티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를 찾고 있었습니다. 뷰티 스타트업이 찾는 인재상과 지원자의 차이가 분명했지만, 최대한 그 폭을 줄이기 위해 함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직무’에 포커스를 맞춰야 해요

완전히 다른 업계로 이직할 때는 ‘직무’에 최대한 집중하는 게 중요합니다. 분명 다른 산업이지만, 마케터로서 기본적으로 수행하는 업무가 있으니까요. 기본 업무에 대한 본인의 강점을 최대한 어필하는 방식으로 이력서와 경력소개서를 준비하는 거예요. 

더 중요한 것은 ‘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지원자분께 회사 상품이나 홈페이지, 판매 채널을 분석해서 마케터로서 더욱 발전할 부분에 대한 전략을 세워 가시는 것을 권해드렸어요.

“당장 채용하고 싶습니다”

이력서를 전달했을 때 회사 대표님도 의아해했습니다. 뷰티 업계에 대한 관심과 마케터로서의 역량은 잘 알겠지만, 1인 다역을 수행해야 하는 신생 스타트업 경험이 없는 분이 일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 거죠.

인터뷰 후, 대표님으로부터 ‘지원자를 당장 채용하고 싶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지원자는 밤을 새워서 경쟁사, 뷰티 시장의 전망, 향후 1년부터 5년까지 브랜드 성장 계획까지 분석해서 면접 때 발표를 해냈더라고요.

대표님 입장에서는 이만큼 우리 제품과 기업에 열정을 쏟는 사람이면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직에 성공한 지원자는 현재 마케터로서 해당 브랜드를 업계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키워냈을 뿐 아니라, 서브 브랜드의 총괄로 조직을 이끌고 있습니다. 

에피소드 ② – 회사 이름보다 성장을 선택한 지원자

오래된 식품유통 기업에서 새로운 디지털 전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기업은 안정적이었던 매출이 점점 새벽배송 업체나 푸드테크 기업에 빼앗겨서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이었어요. 

영입하고 싶은 인재는 ‘디지털화를 이끌 수 있는 푸드테크 기업의 기획자’였어요. 유통 시장을 주도하며 승승장구해온 타 기업에서 일했던 인재를 원했기에, 과연 어떤 사람이 올 수 있을지 저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거절의 연속 중에 한 줄기 희망

어느 날, 친분이 있던 새벽배송 기업 출신 기획자와 연락이 닿게 되었어요. 지원자는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재직 중인 회사에서 인정받는 기획자였지만,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역할을 갈망했고, 조직관리에 대한 욕심도 있었어요.

기업과 지원자를 매칭하고 인터뷰까지 잘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고민이 남았습니다. 워낙 전통적인 기업이다 보니 기업문화에 대한 걱정이 있었고,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승승장구하고 있어서 나중에 더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들었어요.

지원자는 며칠간의 고민 끝에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처음 6개월간은 고생을 많이 했지만, 점차 프로젝트를 주도해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내부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2년간 훌륭히 업무를 수행하고 작은 팀도 직접 이끈 경력까지 더해져서, 지금은 커머스 기업의 최연소 팀장으로 재직 중이에요. 

때로는 용감한 결단이 필요해요

이직을 고민할 때, 회사의 유명세는 포기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새롭게 옮겨가는 조직이 어떤 환경일지 막상 직접 일하기 전에는 모르고요.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바가 분명하고 그 부분을 실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난다면, 용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 일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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