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얀
돈을 알고 나니 월급의 힘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나이에 비해 또래 친구들보다 확실히 적은 200만 원의 월급도 사실 부동산을 기준으로 본다면, 4억 원짜리 상가 건물을 가지고 있어야 매달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니까요.
그뿐인가요. 직장이 있으면 일단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확실히 은행 대출을 받기도 쉬워집니다. 게다가 출퇴근 시간이 고정적이라서 하루의 루틴 잡기도 쉬워지죠.
2019년 8월, 38살이었던 저에게는 고정 수입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구인광고사이트를 열심히 클릭하며 치과 아르바이트를 찾았죠.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집 근처 치과 2곳에서 거절당하고는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곳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집에서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치과에서 월급 180만 원을 시작으로 주 4일 동안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년간 고정 수입의 힘을 체감하며 일하는 동안 월급은 40만 원이 올라 220만 원이 되었죠.
그리고 내일을 마지막으로 2년간 일했던 치과를 퇴사합니다. 앞으로는 좀 더 마음 편하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그것으로 돈을 벌 계획이에요.
첫 출근과 함께
직장 엑싯 플랜 시작!
액수를 떠나 월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제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출근하지 않더라도 월급만큼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2년 전 여름, 돈 때문에 다시 늦깎이 아르바이트생이 됐을 때 결심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3년 안에 직장생활을 끝낸다’였죠. 첫 출근과 동시에 마음속으로 저만의 ‘직장 탈출 작전’을 세우고 실행했습니다. 직장 탈출 작전은 총 6단계로 착착 진행됐어요.
- ① 월급은 무조건 다 저축하거나 투자한다.
- ② 생활비는 부수입(셰어하우스)으로 해결하고, 무조건 절약한다.
- ③ 남들보다 30분 일찍 출근해서 직장에 있는 경제신문을 읽으며 주식 공부와 함께 경제 감각을 쌓는다.
- ④ 휴일에는 작가로서 글쓰기에 몰두한다.
👉 당시 브런치에 남긴 글로 여섯 군데의 출판사에서 러브콜을 받아 <오늘부터 돈독하게>라는 책이 탄생했고, 중국에 출판 계약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 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퇴근 후에는 주식, 부동산, 경제 관련 유튜브를 챙겨 보고, 잠자기 전에는 실용서 읽기
- ⑥ 퇴사 후에 할 수 있는 것을 미리 준비한다.
200만 원 내외의 크지 않은 월급이었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소득을 기반으로 2년 동안 저는 나름 많은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년은 제 평생 가장 열심히 살았고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목표한 3년보다 빠르게 퇴사를 결정하게 됐고요.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것도 방법!
현재 직장생활이 너무나 괴로운 분들, 혹은 저처럼 ‘정말로 하고 싶은 일’과는 너무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슬픈 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하기 싫은 일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그 스트레스 때문에 돈과 시간을 쓰지 마세요.
정말로 그 직장이 나와 맞지 않고 스트레스만 쌓인다면, 최대한 빨리 그곳에서 벗어나는 작전을 세워야 해요. 잘 생각해 보면 직장을 다니면서 쓰는 돈이 사실 굉장히 많거든요.
- 첫째, 직장을 나가기 위해 새로운 옷을 사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 때문에 명품 같은 것에 대해 고민하기도 합니다.
- 둘째, 늦잠을 자거나 지각을 해서 쓰는 택시비를 쓰기도 하죠.
- 셋째, 동료들과의 관계 때문에 점심시간에 원하지도 않는 커피와 음료를 먹는 것 등도 있겠죠.
- 넷째,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친구들과 모여 술을 먹고 늦게까지 험담을 하며 돈과 시간을 쓰기도 합니다.
이렇게 발생하는 소비 때문에 끝내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의 나를 위해 사용한 카드값 때문에 다음 달 월급이 필요할 테니까요.
다니는 동안에는
최대한 ‘이용’하자
정말로 직장생활이 나에게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를 준다면, 직장 외 다른 하고 싶은 일이 확실히 있다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내가 챙길 수 있는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세요.
저의 경우 직장에서는 식사와 믹스 커피, 간식 등이 제공되었는데 짠테크를 하고 있던 저에게 이것 역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직장인이 대출받기에 유리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셰어하우스를 하고 있는 빌라 외에 집 근처 급매 오피스텔을 대출로 구입했어요. 주식이나 코인을 할 때도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있으니 손실이 나도 조급해하지 않고, 공부하며 기다릴 수 있었죠.
사람의 마음은 참 이상합니다. 이렇게 직장을 장점을 쓰고 있으니 퇴사를 하면 내가 잃을 것들이 크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거겠지요. 결국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괴로움과 스트레스에서 자신을 보호하면서 더 즐겁고 유익한 쪽으로 가까워지는 거예요.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위에 언급한 문장이 바로 직장생활의 늪에 빠지지 않고 2년 만에 퇴사하게 만들어 준, 저에게는 마법 같은 말이었습니다.